한국 비공식 가사노동자 실태와 보호 방안
윤자영 l 박사, 한국노동연구원
2011년도에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100회 총회가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협약(ILO189호 협약)’을 채택한 이후, 국내에서도 가정 내 고용관계에 처해 있는 가사노동자의 근로 현실과 보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ILO 협약은 가사노동자에게 합리적인 근로시간, 현물급여에 대한 제한, 취업 규칙에 대한 명확한 정보, 협상과 집단행동권 등의 보장을 담고 있어,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직화되지 않은 채 일하고 있는 가사노동자의 현실을 짚어보고 이들에게 필요한 보호의 내용을 모색하도록 요구했다.
가사노동자는 그 모습과 맥락을 달리하여 우리 사회에 항상 존재해왔다. 가사노동자의 근로실태와 법제도적 보호가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후기산업사회에서 일반적인 근로관계에 놓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적, 노동권적 권리와 보호가 강화되면서 가사노동자의 열악한 근로 실태가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개인이나 가족의 소비를 위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제 활동을 하는 가사노동자는 기존의 정형화된 고용 관계에 기반한 법제도의 보호 대상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자로서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하여 보호의 사각지대에 존재했다. 그러나 고령화사회로의 진입과 여성 취업활동의 증가는 현대적 형태의 가사노동자의 등장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음을 의미하므로 이들을 우리 사회에서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지위와 권리를 갖는 근로자로 인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비공식 가사사용인의 규모와 근로실태를 살펴보고 보호 방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본 글에서 의미하는 비공식 가사노동자는 ‘기업이나 단체가 아닌 개인의 지휘·명령에 따라 그 개인의 개정 또는 따로 지정된 장소로 출·퇴근을 하면서 가사도우미, 간병, 보육, 운전 등의 가사업무를 일정기간 또는 기간의 정함이 없이 규칙적으로 수행하는 자’이다 (윤지영, 2013). 즉 가사노동자는 노동하는 장소가 가정 안으로 한정되지 않으며, 일상적 의미에서 사용되는 ‘가사노동’에 포함하는 가사일, 보육, 간병뿐만이 아니라 이외의 가정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운전, 정원 관리 등)를 위해 가정에 고용된 자이다. 2011년 현재 전체 비공식 가사노동자는 가사 및 육아도우미, 간졍인, 자동차운전원, 문리·기술 및 예능강사 직종에 집중되어 있고, 119,105명으로 전체 취업자 대비 0.53%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직종은 가사 및 육아도우미로서 약 10만 5천명이며 전체 취업자 대비 0.47%를 차지하고 있다. 간병인은 약 10,986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0.05%에 해당한다. 자동차운전원은 1,770명으로 0.01%이다. 한편 2011년 외국인 고용조사 결과 비공식 가사노동자는 19,785명, 그 중 여성은 19,122명이었다. 외국인 전체 취업자 774,589명의 2.55% 가량이 비공식 가사노동에 종사하고 있어 국내 취업자 가운데 가사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5배 정도 높다.
비공식 가사노동자의 대부분은 중고령 여성이다. 전체 비공식 가사노동자 가운데 97%가 여성으로 여성 집중도가 높으며, 평균연령은 가사 및 육아도우미가 56세, 가정 내 고용 간병인이 56세, 기타 개인서비스업 종사 간병인이 53.4세이다. 가사 및 육아도우미와 간병인은 50대 이상 여성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고령 여성이 생계 일자리 형태로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비공식 가사노동자 가운데 남편을 둔 기혼 여성의 비중이 높은데, 여성 가장이 가사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경우도 있지만 배우자의 벌이가 일정치 않거나 퇴직이나 질환·장애 등으로 일을 안 하거나 구직 중인 경우 가계 소득을 보조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공식 가사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임시, 일용직으로 불안정한 고용 관계에 놓여 있다. 또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기간의 보장없이 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가사 및 육아도우미의 경우 83%, 가정 내 고용 간병인의 경우 81%, 자동차운전원은 75%, 문리·기술 및 예능강사의 경우 100%가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고 해당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나마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1년 이상’의 계약기간도 극소수에 머물렀다. 비공식 가사노동자의 경우 근로계약 기간을 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한다 하더라도 1개월 미만인 경우가 가장 빈번한 형태였다. 가사노동자에게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반 근로자에게 정년이 보장된다는 의미의 근로기간 정하지 않음과는 거리가 있다. 가사노동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 볼 때,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았다함은 고용주와 가사노동자 어느 일방의 통보로 즉시 혹은 일정 기간을 두고 고용 관계가 종료됨을 의미한다. 고용주와 가사노동자 가운데 어느 쪽이 더욱 빈번하게 고용 관계를 해지하느냐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고용주 측면에서는 자신들의 다양한 요구(취향, 불만족, 계획 변경, 수요 충족, 다른 가사노동자로의 변경 등)가 발생했을 경우 가사노동자를 해고하거나 가사노동자 입장에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보다 나은 일자리가 생겼을 경우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형태가 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상용직보다는 임시·일용직의 비중이 높았지만 비공식 가사노동자가 평균적으로 일하는 기간은 16개월~37개월로서 짧지 않았다. 다른 직종보다 평균적으로 일한 기간이 짧은 간병인의 경우도 가정 내 고용 간병인의 경우 약 17개월 정도 일했다고 응답했는데, 간병이라는 가사노동 수요가 환자의 질병과 회복을 목적으로 해서 기간이 비교적 정해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경우이건 1년 이상을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고용관계가 종료되었을 때 퇴직금 지급 대상임을 의미하지만, 근로자로서 인정받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퇴직금 지급을 요구할 수 없는 현실이다.
비공식 가사노동자들의 근로시간과 임금수준은 직종 간의 편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환자를 돌보는 일과 같이 장시간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근로자는 장시간 근로와 그에 따른 낮은 임금을 받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표 1>에 제시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살펴보면 가사 및 육아도우미는 37.6시간, 가정 내 고용간병인은 45시간, 기타 개인서비스업 간병인은 44.2시간, 자동차운전원은 48.6시간, 문리·기술 및 예능강사는 18.3시간이다. 가사 및 육아도우미는 최대 98시간, 가정 내 고용간병인은 최대 84시간, 기타 개인서비스업 간병인은 최대 99시간 등 최장의 노동시간을 경험하고 있는 가사노동자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입주 형태로 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가사 및 육아도우미의 경우 일일 기준(7일) 14시간을 일하고 있는 셈이다. 법적으로 허용된 연장근로시간까지 포함한 52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는 가사노동자도 간병인의 경우 가정내 고용 간병인의 경우 37%에 이른다. 출퇴근 가사도우미가 포함된 가사 및 육아도우미의 경우 30시간 이하 단시간 근로자는 40% 정도이다. 가사노동자들 일부는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지만 또다른 일부는 근로시간이 짧아 가사근로만으로는 생계에 충분한 소득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데 가사 및 육아도우미의 대략 절반 정도가 월평균 임금이 50만원 이하였다.
비공식 가사노동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2011년 최저임금인 4,320원에 비해 낮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가사노동자들 가운데 입주의 형태로 장시간 노동하는 경우 시간당 임금이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노동자는 상당하다. 특히 가사 및 육아도우미 직종, 이 가운데서도 육아도우미일 가능성이 높은데, 4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48%의 가사 및 육아도우미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 수준을 받고 있었다. 장시간 노동을 하는 가사노동자에 대해서 근로시간과 휴가, 및 휴일에 대한 규제와 더불어 정당한 보수가 법적 보호에 있어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평균 수준에서 시간당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가사노동자라 하더라도, 임금 외에는 교통비, 식대, 각종 수당이나 퇴직금이 전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수입은 근로시간에 비해 형편없이 낮다고 할 수 있다.
가사노동자들은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4대 보험 가입 자격이 부여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사노동자들의 4대 보험 가입률은 굉장히 낮을 수밖에 없는데, 배우자를 통하거나 임의가입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에도 가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성가족패널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 의하면 가사·육아 도우미의 경우 4대 보험 가운데 1개 이상 가입한 근로자의 비중은 6.2%에 불과했다(황덕순, 2012). 일을 하다가 사고가 생겨도 아무런 지원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가사노동자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고충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또한 10명 중 3명의 간병인은 성희롱을 받은 적이 있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남녀고용평등법에 규정된 성희롱 관련 보호조항의 적용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자영, 2012). 고용관계가 불안정한 가사노동자들은 재해나 성희롱이 발생할 때 일자리를 그만두거나, 그에 따른 경제적·심리적 비용을 개인적으로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일자리 불안정성,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4대보험의배제 등 가사노동에 대한 규제와 보호를 전혀 받고 있지 못하는 가사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제도의 개선과 실질적인 권리 보호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우선 근로기준법에서 가사노동자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조항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 (윤지영, 2013; 구미영, 2013). 그러나 근로기준법에서 가사노동자 적용 배제 조항을 폐지한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의 모든 규정들이 가사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부당해고 제한 및 구제신청, 초과근로수당, 법정근로시간, 연차휴가 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규정이라 하더라도 가사노동자의 근로실태에 비추어 볼 때 적용 시 논쟁의 소지가 있는 규정들이 있는데, 휴게시간이 그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휴게시간 규정의 경우 전일제로, 혹은 입주하여 아이, 노인, 환자를 돌보는 경우, 대체 인력 없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기가 쉽지 않은 가사노동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이 규정은 실제 적용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근로기준법 상으로 가사노동자가 근로자로 인정되기만 한다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나 4대보험 관련법은 당연히 적용될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급증하는 비용의 문제가 가사노동자에 대한 시장 수요와 그로 인한 실질적 권리 보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근로기준법 상의 가사노동자 적용 배제 조항을 폐지하는 것과 더불어, 가사노동자의 사용인을 명확히 하는 문제는 실질적인 근로계약과 그에 따른 근로자 보호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를 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원칙적으로는 그 노동자의 서비스를 받는 가정(개인)이겠지만, 노동의 댓가에 대한 임금을 주고 서비스를 받는 직접적인 당사자 이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가사노동자를 소개하는 유무료직업 소개소를 통해 가사서비스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알선업체, 그리고 병원에 있는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개별 가정이 고용한 간병인의 경우 이 간병인에게 업무의 지휘와 감독을 하는 사용자로서의 병원이, 서비스에 대한 임금을 지불하는 가정과는 별개의 역할을 맡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역할하고 있는 가운데 가사노동자의 사용인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업무의 지휘·감독을 누가 하고 있는가가 기준이 된다. 누구로부터 업무의 지시, 감독, 통제를 받는가는 가사노동자의 보호 방안 모색에서 중요하다. 한국의 고용관계 현실에서 일반적인 고용관계로 포괄될 수 있는 고용형태들이 비전형 근로로 간주되어 보편적인 노동관계법의 보호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의 경우, 병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병원이 직접 간병인의 업무 내용을 정하고 작업을 지시하며 근태 관리까지 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간호 인력의 부족으로 간병인으로 하여금 체온·맥박·호흡 측정, 구강 간호, 음식물의 섭취량 및 배설량 측정, 투약 등 간호업무까지 맡기고 있다. 간병은 입원 환자의 치료 및 건강 회복에 반드시 필요한 업무로서 의료 기관이 입원 환자에게 제공해야 할 필수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간병인을 가정 내 고용이나 파견의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윤지영, 2013). 따라서 가사노동자 가운데 시설(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은 개별 가정이 고용하는 가사노동자로서의 권리 보호를 모색할 것이 아니라, 병원이 실질적인 지휘감독 주체이므로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여 일반 근로자로서 대우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시설(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을 제외한 다른 가사노동자의 경우, 실질적인 업무의 지휘·감독이 가정(개인)에게 있기 때문에 가정에 사용자 책임을 부과하여 근로시간, 임금, 휴가 및 휴일, 퇴직금, 4대 보험 등에 있어 근로기준법과 그밖의 노동관계법률의 가사노동자 적용배제 조항을 폐시함으로써 가사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법제도가 정비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이것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상한 대로의 법제도의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가정(개인)과 가사노동자가 자발적으로 근로계약에 합의하고 이를 준수하고자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가사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가 정비되면 가정(개인)과 가사노동자 각각은 혜택과 더불어 계약이 따른 거래 비용에 직면하기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사노동자 측면에서 혜택이란 4대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과 퇴직금 지급과 부당 해고로부터 보호 등 각종 보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낮은 저임금과 미래 기대 근로기간을 고려할 때 일부 가사노동자에게는 4대 보험이 혜택이 아닌 비용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가정(개인)의 입장에서 법제도적 보호는 혜택보다는 보험료 납부와 퇴직급 지급 등 경제적 비용의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지만, 입주 도우미나 간병인을 고용한 가정(개인)의 경우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압박을 통해 임금을 인상해달라거나 통보 없이 이직해 버리는 가사노동자의 횡포로부터 계약에 따른 보호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정확한 예측은 힘들다. 즉 법제도가 정비된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거래 비용을 증가시켜 가사노동자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사노동자가 실질적인 보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거래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법제도적 정비와 함께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책적 지원은 가사노동자에게 인센티브 제공, 사용주에게 인센티브 제공, 전달체계 구축을 통한 절차 간소화 등이 포함된다. 가사노동자가 소득세 납부와 4대 보험료를 비용으로 간주하여 오히려 근로계약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가사노동자는 현재의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감면의 혜택을 볼 수 있고, 이들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대부분 소득세 면세점 이하에 속할 가능성이 높아 소득세 납부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라 추측된다. 우선 사용주에게는 비용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주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유인을 제공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교육비 지출에 대해 소득공제를 주고 있기 때문에 자녀나 노인 등 돌봄과 교육을 필요로 하는 경우 가사노동자를 고용할 때 이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서는 아동과 노인에 대한 돌봄서비스를 제외하고 청소, 빨래 등의 가사서비스 사용에 대해 정부가 재정보조를 하는 서비스 바우처 발급을 통해 가사노동자가 공식적인 근로계약을 맺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Virginie, 2013). 그러나 바우처 발급을 통한 가사노동자 공식화 방안은 청소, 빨래 등 단순 가사업무에 대한 재정 지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과연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동권에 있어 많은 문제를 노정하고 있는 돌봄서비스 바우처 시장이 비공식 가사노동자의 법제도적 권리 보호를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을지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과제는 가정(개인)과 가사노동자가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의 준비와 실천에 따른 행정적, 절차적 거래비용이다. 가정(개인)에게 사용자 책임을 지우고 가사노동자가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지위를 지게 된다는 것은 이들이 고용주와 노동자로서의 노동관련 권리와 의무 사항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 3자의 개입을 상정하지 않고서는 법제도의 기대 효과를 충분히 거두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정(개인)과 가사노동자의 근로계약과 신고, 근로확인, 보험료 납부 등 관련한 행정적 거래비용을 집합화하기 위해 공공 혹은 비영리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도 가정(개인)과 가사노동자간의 일자리 매칭이 유무료 직업소개소를 중심으로 상당부분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정(개인)과 가사노동자간의 암묵적 근로계약을 중개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중간 착취 등 탈법적 행위에 대해 전혀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강성태, 2013).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개별 가정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고 일하는 가사노동자에 대한 법제도적 보호에 관한 논의는 지난 몇 년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지만 구체적 논의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법제도적 보호 장치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그리고 실효성 있는 법이 되도록 어떠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인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월간 <복지동향> 2013년 07월호(제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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