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3 2013-12-10   1997

[기획주제4]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를 통해 본 지역복지운동의 현재와 전망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를 통해 본 지역복지운동의 현재와 전망


신진영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국장

1. 전국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의 출범


1987년 6월 민중항쟁 이후 1990년대에는 국민들 삶의 다양한 영역을 주제로 사회운동이 분화발전하면서 전국규모의 시민운동세력이 등장하였다. 이 시기는 사회운동이 다양하게 분화하는 시기였다. 더불어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으로써 지역단위 정책이 중요하게 되었다. 지방자치의 시작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생활의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지역단위 정책의 개선과 주민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주민 스스로의 목소리가 요청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1994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의 사회복지 운동이 시작되었고 1995년 대구의 ‘우리복지시민연합’, 서울의 ‘관악사회복지’, 그리고 1998년 천안의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등 지역복지운동단체가 조직되기 시작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복지문제를 이슈화하게 하였다. IMF로 인한 대량 실업, 노숙, 결식, 가정 해체 등 사회복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사회이슈로 떠올랐다. 시민운동 세력 및 주민조직들은 실업극복운동 및 사회복지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이는 시대적 이슈에 대한 요구였다. 실업극복국민운동 전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운동 등 빈민운동 세력과 사회복지계의 활동을 통한 사회복지 운동이 확대되었다.


여기에 2003년 참여정부의 지방분권화 정책과 행정환경의 변화가 덧붙여졌다. 지방분권화 정책 중 재정분권화 정책에 의해 2005년부터 국고보조사업을 정비하여 533개 사업 중 142개 사업이 지방이양 되었다. 그 중 사회복지 분야가 67개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단순히 재정과 사무만을 이양하는 것이 아닌 지역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한 지역복지 정책을 기획하고 입안, 실천하는 전체 과정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성이 이관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역복지체계와 지방재정 운영에 대한 정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아직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정책 순위에서 사회복지사업이 밀려나고 복지예산이 삭감되거나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다. 사회복지 관련 정책개편 및 제도 도입으로 인한 실질적 운영에 감시, 견제 기능의 필요성이 증가되었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 전담인력 확충, 자활사업 확대,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설치 등이 그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회복지 시설, 기관 등 현장의 민민 협력과 네트워크 필요성이 증가되었다.


이에 대표적 지역복지운동을 펼치던 단체들은 2000년부터 설립의 주체와 주요활동 전략의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지역복지운동의 궁극적 지향인 ‘주민참여를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복지가 시혜가 아닌 권리임을 실천 한다’라는 공동의 목적 하에 모였다. 각 단체의 활동에 대한 성찰과 함께 한국 사회 지역복지운동에 있어 공동의 이슈개발과 개입활동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간헐적으로 교류와 연대가 있던 단체들은 2003년 제1차 지역복지운동단체 활동가대회를 개최하여 경험과 비전을 공유하고 공동실천 의제를 논의할 일상적인 네트워크 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2005년 7월 지역복지운동 10년의 성과로 전국 18개 단체가 모여 ‘전국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이하 복지운동네트워크)’가 발족되었고 지역복지계획수립, 사회복지예산분석, 지역복지운동 활동가 교육훈련 등 매년 공동의제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 따로 또 함께 내딘 발걸음


복지운동네트워크는 지역도 활동도 다양하다. 복지운동네트워크 소속단체를 활동유형별로 나누어본다면 첫째, 사회복지인큐베이팅 유형으로 대표적인 단체는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천안)’이다. 두 번째 유형은 주민운동 조직형으로서 ‘관악사회복지’, ‘광진주민연대’, ‘구로건강복지센터’가 여기에 속한다. 세 번째로 복지이슈형은 ‘경기복지시민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대구)’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책참여형인 ‘울산시민연대’,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행동하는복지연합(청주)’이다. 이처럼 복지운동네트워크 소속 단체들은 설립의 주체와 주요활동 전략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지만 매년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의제를 선정하여 지역복지운동의 공동 대응활동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지역복지체계구축


정부차원의 지방분권과 함께 제도적으로 지역중심의 지역복지체계 구축을 위한 체계가 정비되었다. 사회복지사업법이 2003년 개정되어 2004년도부터 본격 시행됨에 따라 지역복지체계에 커다란 변화가 시작되었다. 체계로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구성을 통해 지역복지의 주요정책을 발굴하고 지역복지계획의 심의, 건의 등을 통해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고 있다. 지역복지계획의 경우 지역의 4년 단위 실질적인 복지 청사진으로 지역의 다양한 자원이 결합해 복지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고 평가함으로써 지역복지의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복지운동네트워크는 올바른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건설과 지역복지계획수립을 위한 사업을 공동의제로 선정하고 각 지역별로 동시에 진행하였다. 이 활동은 어떤 지역에서는 사회복지를 의제로 한 최초의 지역 내 네트워크 조직이 되기도 하였고 사회복지 의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조직하였다. 사회복지 전문 운동단체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방재정의 자율성 강화에 따른 사회복지 영역의 예산참여


지방재정과 관련해서도 많은 제도적 변화가 있었다. 지방정부의 재정운영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규정하는 지방재정법이 개정되었다. 2004년 9월 입법예고 과정을 통해 2005년 8월 개정되었다. 지방재정법은 기존의 단일 법률체계를 지방재정법, 지방계약법, 지방기금법,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등 4개로 분법한 것이다. 이는 지방재정운용의 자율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이에 상응하는 책임성을 확보하고자 함이다. 이와 함께 예산편성 및 집행과정에 있어 지역주민의 참여권리를 대폭 확대하였으며 지방예산 편성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형 예산편성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복지운동네트워크는 지방정부 복지재정에 대한 공동대응을 공동의제로 꾸준히 선정하여 활동하였다. 예산의 경우 지방정부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실질적인 물적 토대로 이는 단순히 회계 상의 수치가 아닌 지방정부 정책기조와 수많은 정책과제 중 우선순위에 따른 가치척도가 함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회복지 영역의 예산참여를 통해 지역의 사회복지기관과 단체 실무자들이 예산과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기관·단체와 개별 영역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전체 지역복지에 대한 이해와 조정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국적으로도 수많은 워크숍, 온라인회의,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예산참여운동에 대한 매뉴얼을 정리하고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등 정책생산 능력을 향상시켰다.


지역복지 상근활동가 재교육


지역복지운동은 정형화 되어 있지 않고 그 역사가 생소한 분야이다. 그리고 각 단체가 각 지역에서 소수인원으로 활동하다보니 후배활동가를 양산하고 재교육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지속 가능한 지역복지운동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지역복지활동가에 대한 재교육시스템에 대해 복지운동네트워크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다. 그를 위해 활동가대회와 연차별 교육을 시행하였다. 그리고 예비사회복지활동가 양성을 위해 복지운동네트워크차원에서 연합실습을 진행하고 지역복지 청년사업으로 대학생 연합캠프 무적청춘을 진행하였다.


3. 현황 및 향후 전망


강점 


현재 복지운동네트워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지역한계를 넘어 전국사안으로 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네트워크라는 점이다. 설립주체와 전략사업목표 및 활동유형이 다양한 단체들이 상설적 네트워크로 교류하여 각 지역에 맞는 활동을 서로 공유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히나 의제 중심의 일시적 네트워크가 아닌 관계 중심의 네트워크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약점


반면 다양한 성격의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보니 공동아젠다 형성이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복지운동네트워크 초반에 공동의제로 선정해 진행했던 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참여예산의 성과가 분명하지만 이 역시 지역의 상황과 각 단체의 활동유형에 따라 발전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또한 지역적 의제와 관련하여 각 단체에게 요구되는 지역적 역할기대가 높아지다 보니 공동의제를 선정하여 활동을 벌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동의제가 각 단체에게 성장과 사업 확대로 다가가기보다 또 하나의 사업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복지운동네트워크의 집행을 책임질 사무국이 따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간사단체로 운영되다보니 복지운동네트워크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기회


하지만 보편적 복지의 확대는 시대의 화두가 되어 있다. 사회복지운동은 부문운동을 벗어나 전문운동으로서의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현 시기 복지운동네트워크는 복지국가 수립을 위한 진보적 담론을 생산하고 이를 확산하는 역할을 지역복지운동 차원에서 전개하여 복지제도 발전의 기반을 형성해야 할 주체로서 활동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위협


안타깝게도 복지운동네트워크의 활동가 연령이 고령화되고 활동가 재생산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활동가들 간의 경험의 차이도 점점 커지고 있다. 


향후 전망


지역복지환경의 변화는 복지운동네트워크 활동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부유층에 혜택이 집중되는 감세정책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고 이로 인한 복지예산 감소 우려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공약파기로 연일 증명되고 있다.


지방재정은 그간 양적 면에서는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은 20% 수준에 머물고 있고 현재도 지방세를 통한 자치단체의 자율적 자원조달 능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와 반대로 국고보조금, 지방교부세 등의 의존재원 비중은 계속 증가하여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일수록 정부 의존도가 높아졌다. 또한 사회복지사업의 대부분은 국가가 사업규모를 확정하여 국고보조금을 교부하면 자치단체가 일정비율의 지방비를 매칭하는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자치단체의 총예산 중 자체사업 예산의 비율은 2005년까지 증가하다가 2005년을 정점으로 급격한 감소 추세에 있다.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자체사업 예산 감소로 이어져 지역주민을 위한 고유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려움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재정은 서민생활과 직결된다. 지방재정 안정화가 시급한 이유이다. 지방재정이 따라주지 못하면 복지사업의 연속성과 보편성에 심각한 폐해를 가져온다. 이는 복지정책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고 사회복지종사자의 불안정한 고용과 노동조건으로 연결된다. 이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질 하락은 물론 지역별로 지방재정의 형편에 따라 복지정책과 종사자 처우개선의 차별로 나타날 것이다.


이에 대한 전국적 대응의 중심에서 복지운동네트워크가 활동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정책 확대와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의제를 전국사안으로 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복지환경의 변화를 지역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각 지역별 운동방식을 공유하고 모범사례를 끊임없이 나누며 대중과의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 시혜적 차원이 아닌 권리로서 지역복지 현안 및 그를 뛰어넘는 전국적 이슈에 대한 전국단위의 공동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3년 12월호(제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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