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3 2013-12-10   1818

[동향1]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한 법률적 검토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한 법률적 검토

강영구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1. 들어가며

2013년 9월 23일 고용노동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 대해서 30일 내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 규약을 개정하고, 해직자를 조합에서 배제하라는 명령을 했다. 근로자 아닌 자, 즉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함으로써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헌법은 모든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제33조). 그리고 이러한 노동3권은 현실적으로 취업상태에 있는 자뿐만 아니라, 현재 실업상태에 있더라도 노동의 의사와 능력을 가진 자에게 모두 보장된다. 단결의 필요성은 현실적 취업 여부를 불문하고 구직의 의사가 있는 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해고자에게 단결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노동자를 해고함으로써 너무나 쉽게 노동조합의 운영, 활동을 방해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와 대립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의 간부는 적극적으로 활동할수록 사용자에 의하여 해고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간부가 더 이상 조합원 자격을 가질 수 없다면 노동조합의 와해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민주노총 산하 산업별 노조는 물론, 한국노총 산하 대부분의 기업별 노조 역시 해고자를 보호하는 규약을 가지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의 최후통첩에 대한 각계 각 층의 성명서와 국제단체의 비난이 쏟아졌다. 8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전교조 탄압 저지 연대기구를 구성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의 노조자문위원회(OECD TUAC), 세계 3000만 교원을 대표하는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국제공공노련(PSI) 등의 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발송하였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한국 정부에 대하여 “해직자들에게 노조원이 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법률 조항은 결사의 자유 원칙과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것”이라며 관련 법령의 개정을 권고하였고, 한국 정부의 해명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모든 국내외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정확히 30일 후인 같은 해 10월 24일 전교조에 대하여 법외노조를 통보하였다.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 자격을 가진다는 이유로 1999년 합법화 이래 14년을 활동하고 6만 조합원을 가진 노조가 그 설립이 취소되었다. 과연 이 사건의 본질과 진실은 무엇일까. 

2. 이 사건의 본질과 진실 3가지 

가. 교원노조법 제정과 사회적 합의 ☞ 전도된 법치주의

먼저 고용노동부는,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 전교조의 규약은 현직교사에 대해서만 교원노조 가입을 인정한 1999년 교원노조법 제정 당시 사회적 합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1999년 교원노조법 제정 당시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고용노동부의 뻔뻔스러움에 놀라게 된다. 

즉, 1997년 말 외환위기 극복과 사회적 대타협 추진을 위해 출범한 노사정위원회는 노동기본권 보장과 관련 특히 ‘실업자의 초기업단위 노조가입’과 ‘교원노조 결성’을 주요 의제로 다루었다. 당시는 IMF 경제위기 하에서 기업들의 대량 도산으로 실업자들이 양산되면서 이들에 대한 조합원 자격 인정 문제가 노동계의 주요한 요구로 제기되었고, ‘해고자 및 실업자의 노조가입 허용’과 ‘교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은 1996년 우리나라의 OECD 가입 조건이기도 한 만큼 정부로서도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제1기 노사정위원회(98.1.15.-98.2.9)는 ‘실업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 인정’과 ‘교원의 노동조합 결성권 보장’에 합의하였고, 제2기 노사정위원회(1998.6.3– 1999. 8. 3)는 실업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 인정과 교원노조 결성을 위한 구체적 입법안을 확정하였다. 

특히, 제2기 노사정위원회에서는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가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였는데,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가입’ 문제는 당시 1기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이었던 ‘일반 기업의 해고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 문제와 연동하여 ‘일반 기업의 해고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이 인정되면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가입도 인정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이는 교원노조 역시 초기업단위 노조라는 점을 전제로, 향후 일반 사기업에서 해고된 근로자, 실업자의 초기업 단위노조 가입이 인정되면 그에 따라 당연히 같은 성격의 교원노조에서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가입도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정부는 그 후 일반 기업 해고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에 대한 노사정위원회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1999년 해고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을 위한 입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지만, 법무부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였다. 그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기업의 해고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에 관한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와 연동하여 인정하기로 한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가입도 인정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이 해고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 문제가 입법에 의하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04년 대법원은 판결에 의하여 이를 인정하였다. 즉, 법원은 초기업단위노조인 서울여성노조에서 구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함으로써, 현실적으로 취업 중이 아닌 자라 하더라도 초기업단위노조의 조합원 자격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정부의 반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던 1999년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이 법원에 의하여 이행된 셈이다. 그리고 법원은 이후 일관되게 같은 취지의 판결을 해 왔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기존의 노사정 합의에 따라 ‘일반 기업 해고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과 연동하여 인정하기로 한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가입’을 보장하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노사정의 한 당사자로서 정부가 해야 할 의무인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와 같이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가입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고용노동부가 이제 와 오히려 자신의 합의 불이행으로 인하여 개정되지 못한 교원노조법을 빌미로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문제 삼으며 준법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관계의 주무부처로서 노사정 사회적 합의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조차 방기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악법을 개정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정부가 거꾸로 그 법을 국민에 대한 탄압의 도구로 활용하는 전도된 법치주의의 모습.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첫 번째 본질과 진실이다.    

나. 법적 근거 없는 법외노조통보 ☞ 행정관청에 의한 노조해산명령권의 부활

또한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게 수차례 규약시정명령을 하였고, 그와 같은 고용노동부의 규약시정명령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의 규약시정명령에 대해서 규약시정명령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최종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판결은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 전교조의 규약은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에 반하고, 이와 같이 교원노조법에 반하는 전교조의 규약에 대한 시정명령은 적법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법원 판결은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된 판결이고, 현재 동종사건에서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이루어진 상태이다. 

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교조가 규약을 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통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법외노조통보의 근거규정으로서 노조법시행령 제9조제2항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법시행령 제9조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 행정관청은 시정을 요구하고 나아가 법외노조통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규약을 시정하지 않는 것’과 ‘행정관청이 이를 이유로 해당 노조에 대하여 설립취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법상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즉, 현행 노조법은 노조의 규약이 관계법령에 위반한 경우 행정관청은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노조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규약시정명령은 조합원 자격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의결정족수 등 여러 가지 사유로 행해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하여 노조법이 예정하고 있는 제재수단은 벌금형에 불과한 것이다. 규약시정명령 관련 대법원 판결 역시 고용노동부의 규약시정명령이 적법하다는 것일 뿐, 더 나아가 노조가 규약을 시정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가 해당 노조에 대하여 법외노조통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노조가 행정관청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외노조통보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법상 인과관계가 없으며, 해당노조에 대하여 법외노조통보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근거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에 근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노조법에 그러한 근거가 있는가. 

현행 노조법 어디에도 이미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노동조합, 즉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을 사후적으로 심사하여 법외노조통보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유사한 조항으로 ‘설립하려는 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신고서 반려 규정’은 있으나,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통보 규정’은 법률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법외노조통보의 근거규정으로 내세우는 노조법시행령 제9조제2항의 연혁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즉, 구 노조법에는 노조가 규약의 취소, 변경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관청이 노동조합의 해산을 명할 수 있는 노조해산명령제도가 있었다. 이는 당시에도 행정관청의 자의적인 노조해산명령으로 인하여 대표적인 노동악법으로 손꼽혔다. 1981년 전태일 열사의 뜻을 따라 만들어진 청계피복노조가 강제해산된 것도 바로 이 구 노조법상의 노조해산명령에 의해서였다. 

이에 국회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거쳐, 같은 해 11월 여야 합의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의한 노조해산명령권을 법률에서 삭제하였다. 그런데 바로 그 이듬해인 1988년 4월 국회의원 선거기간 중 노태우 정부는 국회의 휴지기를 틈 타 종래 노조해산명령권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규정을 시행령으로 신설하였다. 바로 현행 노조법시행령 제9조제2항이다. 여야 합의에 의하여 삭제된 구 노조법상의 노조해산명령권이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슬그머니 부활한 것이다. 

결국 모법의 위임 없이 제정된 노조법시행령 제9조제2항은 그 자체로 무효이며, 이와 같이 무효인 시행령에 터 잡아 행해진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통보 역시 무효이다. 태생적으로 국회의 민주적 통제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을 잠탈 할 의도로 만들어진 노조법시행령 제9조제2항. 바로 여기에 두 번째 이 사건의 본질과 진실이 담겨져 있다. 

다. 해직교사 9명을 이유로 6만 조합원의 노조 지위 박탈 ☞ 노조의 자주성 보장을 명목으로 노조의 자주성 침해

또한 고용노동부는,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 전교조는 행정관청에 의한 법외노조통보가 아니더라도 노조법 제2조제4호단서에 의하여 그 자체로 법상 노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노조법 제2조제4호단서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의 이익대표자,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법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법 제2조제4호단서에 규정된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은 어용노조를 막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노동조합의 요건은 형식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통설과 판례이다. 형식적으로 사용자의 이익대표자나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다고 해서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이익대표자나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될 때에만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판례 역시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노동조합활동금지 가처분사건에서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이익대표자의 참가를 허용함으로써 조합원 중에 일부가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경우, 바로 노조법상의 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현실적으로 침해되었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서울고등법원 1997. 10. 28.자 97라94 결정)고 판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리어 고용노동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근로자 아닌 자, 즉 해직교사 9명이 전교조 조합원 자격을 가짐으로써 도대체 전교조의 어떤 자주성이 침해되었다는 것인가. 더욱이 그 해직교사들은 모두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해직된 분들이다. 또한 전교조 조합원의 압도적 다수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해직교사들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는 규약을 개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자주적인 결정이다.  

결국 노조의 자주성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노동조합 핵심 활동가를 노조에서 배제시키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세 번째 이 사건의 본질과 진실이다.   

3. 나가며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통보처분이 행해지자 전교조는 이에 대하여 효력정지신청 및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법원은 법외노조통보처분에 대한 효력정지신청을 받아들여, 현재 법외노조통보처분은 그 효력이 잠정적으로 정지된 상태이다. 그러나 여전히 법외노조통보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본안 판단이 남아있다. 전도된 법치주의와 87년 법률에서 삭제된 노조해산명령권의 부활, 그리고 노조의 자주성이라는 이름하에 노조의 자주성을 박탈하는 것. 바로 이 사건의 세 가지 본질과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과제이다. 

또한 복지국가의 성공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노동조합조직률, 강력한 좌파정당의 존재, 노동조합과 좌파정단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원 재분배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사회경제적 필요가 조직화된 노동조합 세력에 의하여 지지되고, 강력한 좌파정당에 의하여 제도와 정책으로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곧 전교조의 설립 취소가 단지 노동기본권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와 직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월간 <복지동향> 2013년 12월호(제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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