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2 2012-06-15   3308

[동향2] 장애인의 보험 가입은 정상성에 대한 도전이다

장애인의 보험 가입은 정상성에 대한 도전이다

 

 박김영희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국장

 

들어가며

전화가 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어머니는 장애 있는 아들을 위해 보장성 보험 가입하려니 아들의 지적장애 때문에 보험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들은 감기 한번 앓지 않을 만큼 건강한데 장애 때문에 보험이 안 된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신 아들은 장애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보장성 보험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냐고 나에게 거듭 질문하신다. 어머니는 아들이 단 하나,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부당한다는 사실이 다시 어머니 가슴에 깊은 상처가 되었다.

 

이러한 사례를 장애인들에게 말해보는 순간 반응은 ‘장애인은 보험 안 되는 것 몰랐어?’라는 이다. 이것은 거부당하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그러나 그 내면에는 포기와 좌절이 있었다. 어느덧 장애인에게 보험은 ‘익숙해진 거부’가 당연한 것이 되어져가고 있다. 이런 ‘익숙한 거부’는 어떻게 시작 된 것인지 다양한 장애유형과 여러 보험 상품의 차별을 살펴보려고 한다.

 

 

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평지 보험 차별사례

 

사례1.(지적 장애) – 자녀를 위해 생명보험에 들려고 하였으나,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명보험에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사례2.(정신장애) – 정신장애3급(조울증)으로 거의 치료가 끝난 상태이며 예방차원에서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00생명에 전화를 걸어서 보험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서 가입하고 싶다고 문의하였으나, 현재 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거절당하였다.

사례3.(지체) – 뇌병변1급 장애를 가지고 있음. 실손 의료보험에 가입하려고 하였다. 00생명에서 서류검토 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요구, 보건소의 간호사가 내방하여 진행함.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아 제출하였다. 그러나 00생명측은 뇌성마비장애인이므로 보험가입이 안 된다고 하였다. 전산상의 보험가입 거절 사유를 요청하였으나, 내부지침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만 해왔고, 이후 본사에 문의하자, 지점장이 방문하여 ‘보험설계사가 착오를 한 것이다’며 사과를 했다. 지점장이 보험가입을 권유하였으나, 본인은 거절하였다.

사례4.(시각) – 남편은 시각장애, 부인은 청각장애 사이에 아이를 임신하여 부인이 자녀를 위해 태아보험에 가입하려 하였다. 그러나 부모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절당하였다. 보험사측은 태아와 산모를 한 몸으로 보아 판단을 하며, 선천성 청각장애의 경우, 태아의 선천성 난청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아이가 태어나서도 18세까지는 어떠한 보험도 들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부모의 장애가 되물림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 청각장애어머니로서는 더욱 충격이었다.

사례5.(중도 지체) – 교통사고로 중도 지체장애3급 판정을 받은 후, 00화재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하게 되었다. 가입 당시, 장애3급이라는 점과 사고경위, 사고부위 등을 고지하였다. 그로 인해 보험가입 당시 장애로 인해서 상해, 재해 부분은 보장을 못 받지만 질병부분으로만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질병부분의 경우에도, 허리 쪽 질병은 보장을 못 받는다고 하였다.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입을 하였으나, 비장애인이 가입한 경우와 비교했을 때 보장내용과 납입금액 등과 너무 많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체장애인의 경우, 질병•사망•암보험에 대한 50%할증을 통한 보험 가입 승인

사례- 최근의 사례다. 보험설계사의 제보하였다. 지체장애 5급의 장애인 한 분이 보험 가입을 하려고 하였다. 보험 심사에서 승인을 받았으나, 질병·사망·암에 대해서 50% 할증을 통한 보험 가입으로 승인이 났다. 본사에 문의를 하니 4/1일자로 장애인 심사에 대한 기준이 그렇게 정해졌다고 통보를 받았다. 회사에서는 정신장애인은 절대 보험가입이 안되고, 신체적 장애인도 질병·사망·암·위험한 질병에 관해서는 50% 할증을 요구하고, 발달장애 아동의 보험 역시, 아이가 크면서 장애가 어떻게 악화될지 모르기 때문에 보험 승인 거절판정을, 시각장애의 경우 한쪽 시력이 불능인 경우에는 나머지 한쪽에 대해서도 부담보 판정을 내며,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에 장애가 있다면 양쪽 다리 모두를 부담보로 진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 지침이라고 하였다

 

장애를 이유로 보험 가입 시 추가서류를 요청

사례- 아들이 지적장애3급 장애를 가지고 있음. 아들을 위해 000실손 상해보험에 가입하여, 1회 보험료를 납부하였는데 000에서 추가서류를 요청했다. 추가서류는 정신과전문의 소견서(지능지수, 의사소통능력, 간질 약, 기타 약물복용포함, 사회성숙지수, 일상생활상태 등) 이러한 정신과전문의 소견이 담긴 서류를 2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며, 소견서 검토 이후 가입여부가 결정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추가서류를 발급하는데 드는 비용이 30만 원~120만 원 정도 지출될 수 있고, 병원예약에서 검사,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25일 이내에 도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000보험 측에 얘기했으나, 000보험측은 25일 이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였다.

 

장애인 보험 차별은 전 장애영역에서 거부당하는 현실

 

장애인 보험차별은 전 장애영역에 걸쳐 나타나

신체적 장애영역에서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절을 당하거나, ‘건강검진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거나, ‘건강검진을 통해 이상 없음을 확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거절을 하였다. 이 경우 건강검진에 대한 자부담도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어 2중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보험사의 조치에 대해서 당사자가 ‘해당 영역을 부담보’로 요청하여 가입이 되는 경우들도 있는데, 후에 납입금액이 비장애인과 차이가 난다거나, ‘부담보 요구’에도 불구하고 가입이 거절되기도 하는 등 여러 유형으로 보험 차별을 겪고 있다.

정신적 장애영역에서는 ‘정신장애로 인한 약 복용’을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하고, 가입 승인이 나더라도 정신과 전문의의 소견서 발급기간과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검사결과 도착기간이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어 가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발달장애의 경우 향후 장애정도의 발전성(후퇴성)을 측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차별은 민간 보험사가 많은 만큼 차별의 유형도 다양하지만 장애 유형 전 영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명확하다. 결국 이러한 보험 차별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장애인들은 자신의 장애를 감추고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결국 ‘고지의 의무’를 어겨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장애’를 이유로 거절되는 보험 차별의 고리

이처럼 장애인의 보험가입에서 발생하는 차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보험설계사와의 만남에서 발생하는 1차적 차별과 보험 인수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적 차별이다. 

1차적 차별은 보험설계사 개인의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보험 인수 탈락의 경험으로 인해 발생한다. 보험설계사들은 흔히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라고 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물론 보험설계사뿐만 아니라 이러한 편견은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인식되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비장애인보다 사고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견’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설계사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 가입을 거절하였다면 합리적인 차별이 아니라 장애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수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적 차별은 장애인 건강과 관련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보험설계사가 청약 단계를 밟게 되면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율을 산정하게 된다. 그러나 료율을 산정할 수 있는 장애인 건강과 관련한 데이터가 없는 것이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장애유형이 고려되지 않거나, 특정 장애유형의 데이터가 일괄적으로 적용되거나, 비약한 근거에 반해 명확한 기준으로 적용되는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보험 차별에 대응하면서 ‘장애인’이라서 거절한 것이 아니라 그 ‘장애’로 인한 위험료율이 높다는 이유를 드는 경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를 요구하곤 하는데, 보험사는 내부의 인수기준이기 때문에 공개가 불가하다고 답변한다. 당사자가 강하게 보험가입을 희망하는 경우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를 서면으로 요청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지부장 등이 나와 사과를 하며 보험 가입을 종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차별의 악순환에서 보험설계사는 인수기준을, 그리고 인수팀은 보험설계사가 일선에서 거절한다며 장애인 보험 차별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한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3차적인 보험 차별

각 보험사에서 장애인 보험 가입에 대한 인수의 어려움, 즉 요율산정을 위한 데이터 부재를 인식한 보건복지부는 최근 장애인건강관리사업계획을 발표하였다. 1차 사업으로 장애인 건강 통계 자료를 구축하며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인권위원회의 용역사업으로 진행한 「장애유형별 보험차별 개선을 위한 보험가이드라인 연구」에서 진행하고자 했던 것이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통계작업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현재 의료체계에서는 장애인이 질병, 암 등에 취약한 것으로 통계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에 대해 취약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장애인 건강 통계자료에서 장애인이 질병, 암, 상해 등에 취약한 것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장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3차적인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장애가 원인이 아니라 사회적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 응당 보험 차별의 이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인프라가 조건이 고려되지 않은 채로 장애인 건강 통계만을 근거로 보험회사가 요율을 결정해 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차별을 양성하는 것이기에 위험한 발상이라 용납되어져서 안 된다.

설사 장애인이 질병률이 높다고 통계가 나온다 하더라도 어떤 질병률이 높은지 그 질병에 대한 보장성은 공공보험에서 해결해야 하고 그 외의 질병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이 되어야 한다. 현재는 ‘장애’를 이유로 어떠한 보험도 가입이 안 되고 있으니 개인의 질병에 따른 선별적인 보험가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장애인이 골다공증이 많다면 그것과 상관없는 암 보험은 가능 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국민의 암예방을 위한 검진을 공공성으로 지원 되는 것과 같이 만약 장애인의 높은 질병률이 나타난다면 특정 질병에 대한 예방과 검진도 공공성으로 지원되면 될 것이다. 

 

 

맺음말  장애를 이유로 한 보험 차별의 고리를 끊기 위하여

 

노인 장애인들이 모여서 대화 하고 있다. ‘옛날에는 머리 하얀 장애인이 없었는데 요즘은 머리 하얀 장애인 많아, 요즘 장애인이 오래 사나봐 평균수명이 길어졌다더니 장애인도 그런가 봐’라고 말하며 웃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이 그냥 들리지 않는다. 장애인 보험차별 상담을 하는 나로서는 보험회사들이 장애인이 수명이 짧을 것이라는 편견에 생명 보험을 거부하고, 그리고 질병률이 높을 것이라는 편견에 의료실비보험을 거부하고, 위험률에 노출되거나 위험률에 방어능력 없다고 화재보험에 거부되고 있다.

어느 의료 보고에서도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비교했을 때 사망률, 질병률, 재해률이 높다고 제시할 만한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함에도 보험 회사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를 하고 있으니 이것은 분명 불법이라고 할 수가 있다. 

보험 가입하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몸과 안전한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험에 가입하려면 몸에 어떠한 이상도 없는 사람만이 가능하다면 장애인은 절대 보험 가입할 수 없는 그래서 ‘익숙한 거부’를 당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일까?

하지만 장애인은 어떤 이유에서도, 장애 정도와 상관없이 결코 차별을 당하여서는 안 된다. 이제는 더 이상 장애인이 보험차별을 당하여서는 안 된다. 보험차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거부당하는 삶, 그것이 당연한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험 가입을 위해 장애인이 자기 장애유형의 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나는 보험 회사에게 손해를 주지 않을 만큼 건강하다고 증명하여야만 하는 현재는 이것은 장애인 스스로 장애인임을 부정하게 만든다. 보험회사들에게 장애인의 건강에 대한 보험을 모두 책임지라는 것도 아니다. 단 하나 장애인이 고객으로서 인정 되고, 다양한 보험 상품을 차등 없이 선택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들의 권리의식은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 

보험이 가입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당하는 사례들은 분명하게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이것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 다양한 장애유형에 따른 보험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인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당하지 않게 될 것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에는 장애인을 장애를 이유로 차별하여서 안 된다‘라고 분명하게 되어 있다.  

월간 <복지동향> 2012년 6월호(제164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