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0 2000-02-10   6139

일본 개호보험의 기본방향에 관한 소고

먼저 개호라는 뜻은 신체ㆍ정신상의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지장이 있는 고령자와 장애자에게 사회적 인간으로서 지장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입욕(入浴), 배변(排便), 식사(食事)등을 원조하는 생활케어를 말한다.

1995년 일본의 노인보건복지심의회의 보고서에서 (1) 고령화에 따른 요개호노인의 증가, (2) 요개호기간의 장기화와 요개호상태의 중도화(重度化), (3) 개호자인 가족 등의 고령화가 대두되어 고령자 개호문제의 심각성에 대응하기 위하여 조속한 사회적 케어 시스템 확립이 요청되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현재의 개호서비스는 이용하기 쉽지 않고 양적, 질적으로도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러한 문제로부터 사회보험방식에 의한 권리성이 명확한 공적 개호보험 도입이 고령자 개호, 자립지원시스템연구회에 의해 1994년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그후 노인보건복지 심의회에 의해 고령자 개호시스템의 확립(1995년), 고령자 개호제도(1996년), 고령자 개호보험제도의 창설(1996년)에 관한 보고서가 제출되어 이에 후생성이 1996년 6월에 개호보험재도안을 노인보건복지 심의회에 자문하기에 이르렀고 1997년 5월에 확정되었다.

또한 원활한 시행을 목표로 필요한 준비기간을 얻기 위해 2000년 4월부터 실시를 하는데, 재택서비스를 먼저 실시하고 시설서비스는 2002년을 목표로 실시한다.

구체적인 일본의 개호보험제도에 대해서는 지면관계상 전부 설명할 수 없고 다만 여기서는 개호보험제도의 기본방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고령화 진전에 따른 고령자 개호가 사회의 큰 문제가 된 상황을 감안하여 고령자가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노화에 따른 개호가 필요한 자에 대해 사회적인 지원장치를 확립한다.

개호보험은 의료와 복지에 관계하는 각 주체가 각각의 기능을 발휘하고 중층적(重層的)으로 지지해주는 제도로 한다.

급부는 주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주체인 시정촌(市町村)이 국가와 도도부현(都道府縣)의 협력을 얻어 실시하는 한편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제도 운영을 확보하기 위해 시정촌, 국가, 도도부현, 의료보험자 등이 각각의 역할에 맞는 비용을 분담하도록 한다.

개호가 필요한 자가 스스로 자의에 의한 서비스 내용을 선택하고 요구(need)에 맞는 개호서비스가 종합적이고 일체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이용자 본위제도로 한다. 또한 개호 서비스가 충실하도록 현물급부를 원칙으로 하고, 인력양성 확보 및 시설정비의 촉진을 기한다.

개호서비스의 제공주체에 대한 규제완화를 이루어 다양한 민간사업자 등의 참여를 촉진시킴으로써 개호관계의 시장과 고용의 확대에 이르도록 하는 제도로 한다.

또 시민참가의 비영리단체, 지역주민의 조직 등도 참가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갖는다. 더욱이 공적보험을 상회하는 요구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보험의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

개호서비스에 요하는 비용은 사회보험제도에 의한 고령자, 현역세대, 사업주 등이 연대하도록 하고,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에 의한 공비(公費)부담도 적절하게 한다.

개호보험의 도입은 앞으로 진전되는 사회보장제도 전반에 걸친 재구축에 선행하여 그 전제조건을 정비하는 것이고 국민부담(조세, 사회보험료 부담)이 과도하지 않도록 이용자 부담과 적절히 조절하여 효율적인 개호서비스의 제공과 시설간의 이용자 부담의 적정화를 기하도록 한다.

이 경우 장차 보험재정이 안정되도록 이용자 부담과 보험료 부담에 대해 일정기간에 걸쳐 탄력적으로 재조정하도록 한다.

시행실시 전까지 충분히 준비기간을 갖고 실시할 때도 시정촌 등의 불안해소에 노력하며, 기반정비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더욱이 시행후 일정기간내에 사회경제의 동향과 개호를 둘러싼 상황의 변화를 인식, 제도를 적절하게 세울 수 있도록 유연히 대처한다.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으로 사망 전에 6개월 이상 와상노인이었던 노인의 비율은 두 사람 중 한 사람 꼴이었다. 이렇듯 개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급증하고 있으며, 이미 1993년에 200만명을 넘고 있다. 앞으로도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정에서 개호하고 있는 사람은 9할이 여성이고, 또 5할이 60세 이상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유로운 시간이나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어 육체적, 정신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개호문제는 개개의 가정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국민의 9할은 노후생활에 불안을 느끼고 있고, 5할은 자신 또는 가족이 개호를 필요로 할 때가 불안하다고 답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로 개호보험이 도입되었다고 생각된다.

개호보험이 지향하는 것은 개호에 관한 국민의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개호를 사회 전체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지와 의료로 나누어져 있는 고령자의 개호에 관한 제도를 재편성하여 이용하기 쉽고 공평하게 그리고 효율적인 사회적 지원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1) 이용자가 자유롭게 서비스를 선택, 이용하게 하고, (2) 개호에 관한 복지와 의료의 서비스를 종합적·체계적으로 제공하며, (3)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하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개호보험은 현행 제도에 비해 비용을 효율화함과 함께 앞으로의 구조개혁의 근간을 이루도록 하는 것으로, (1) 사회보장제도를 재구축하고 국민부담의 증대를 억제한다, (2) 의료보험개혁의 일환으로써 의료보험으로부터 개호보험을 떼어내 의료보험을 효율화한다, (3) 현행제도의 부담의 불균형을 시정함과 함께 고령자에게도 무리가 없는 범위내의 보험료와 이용료를 부담하도록 한다, (4) 민간사업자와 농협, 주민참가의 비영리조직 등 다양한 사업주체의 참가에 의한 민간활력을 활용한다, (5) 유료 노인홈에서도 개호보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의 노인복지 동향과 관련해서 일본의 후생성이 개호보험을 서두르는 데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다는 비판의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제 곧 개호보험을 도입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므로 이러한 비판의 소리를 점검해 보는 것이 선험적 연구의 단서가 되리라 본다.

그러한 시각을 간추려 보면 우선 '개호보험'을 발족시켜 보험료의 징수를 개시하려 한다는 시각이다. 즉, 소비세뿐만 아니라 사회보험료로서 징수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개호보험 계획에서 재택개호를 중시한다고는 하나 재택복지가 바로서기 위해서는 주택의 정비와 홈헬퍼에 대한 질적·양적으로의 정비와 의료와 보건 사이의 네트워크라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정비되어 있지 않다는 특히 'man power'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측면도 강하게 비판되고 있다.

또한 후생성이 공포한 고령과 개호비용의 잠재 추계를 볼 때 한 사람당 보험료가 '2000엔 정도'라는 것도 실제 예상보다 정치적 이유로 낮게 책정되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재택개호수당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나 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보험료로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비판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작년은 UN이 정한 노인의 해이기도 하고 금년은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뜻있는 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변해가는 일본의 개호복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앞으로 지속적이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윤찬중 / 강남대 노인복지학과 교수

월간 <복지동향> 2000년 02월호(제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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