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2-10   1341

사회복지 시설운영의 개혁과제

한국 사회복지의 역사적 전개과정에서 사회복지시설들은 사회복지 분야에의 국가적 역할이 부재하거나 미흡한 상황에서, 최후의 사회적 안전망으로 요보호 대상자 및 소외계층의 복지수준 제고에 주된 역할을 담당하여 왔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들이 국가적 책임을 전적으로 대신하였던 이와 같은 역사적 위상은 오늘날의 현 시점에서 사회복지시설들의 제반 문제들을 야기한 구조적 토대이자 역사적 뿌리인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복지시설들의 현주소

그간 정부와 사회구성원들은 정부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회복지시설들의 운영 행태에 극히 수용적일 수밖에 없었고, 선진화된 지역사회 복지센터로 사회복지시설들이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함에 요청되는 관심과 노력을 경주하지 못하여왔다. 이로 인해, 급속한 산업화 과정의 진행에 따른 사회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의 과제들은 전적으로 사회복지시설들에 "자율성"이라는 명목으로 방임되어 왔고,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들은 과거의 시설운영 행태를 답습하는 것으로 일관하여 아직까지도 사회복지시설들은 구호시설의 이미지를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시설운영상 문제들(전문성, 효과성, 책임성, 개방성, 사회성의 결여 등)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와 같은 시설운영상 문제들은 일부 시설들에서는 극단적으로는 시설비리 등의 시설문제들의 발생으로 촉발되어 사회문제화 되어, 사회적으로 사회복지시설들 운영 전반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비등하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복지시설의 선진화 과제

IMF 경제위기에 따른 대량실업사태 국면에서 우리 사회는 경제성장 지상주의 발전전략의 허실과 더불어 사회복지 병행 발전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사회보험제도들의 개선 및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 등을 통해 사회복지 개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복지 개혁과정에서 사회복지 시설운영의 개혁은 지금까지도 간과되어 왔다는 점에서 주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회구성원들의 복지수준에 대한 체감이 무엇보다도 사회복지 서비스의 전달체계인 사회복지시설을 토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에 비추어 본다면, 아직까지도 구호시설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들이 주민생활과 관련된 각종 고충과 어려움을 상의하고 관련 서비스들을 지원하여 문제해결을 도모하여 줄 수 있는 복지센터로 질적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함은 사회복지 발전의 핵심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시설의 선진화를 위해 제기되는 과제들은 어떠한 부분들일까?

첫째로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에의 국가 책임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일차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각종 사회복지시설 운영상 제기되는 문제들의 근본적인 뿌리가 정부의 재정, 행정, 감독 책임의 미흡에서 기인된 것임에 비추어 보면,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정상화 및 선진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의 확대와 더불어 전문적인 행정지원이 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시설운영의 전문성 제고가 시급하게 요청된다. 그간 한국사회에서는 사회복지사업을 자선사업과 등치시켜 인식하는 사회적 풍토로 인해, 전문성보다는 오히려 헌신성이 주요한 것으로 인식하여 왔으며, 이로 인해 사회복지시설들에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극히 미흡하였다. 그리고, 시설운영의 전문성 미흡은 서비스 수준의 저하, 프로그램의 효율성 및 효과성 결여 등의 문제로 귀결되었을 뿐 아니라 사회복지시설들을 지역주민들로부터 더욱 소원하게 하여 왔었다. 이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시설운영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들이 이에 대한 정부 지원 하에 적극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도입된 시설평가제 및 시설운영위원회 등은 시설운영에의 전문성 향상에의 기제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로는 시설운영의 사회성 제고로, 사회복지시설들이 관련 대상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욕구충족에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는, 물론 전문성 결여가 주요한 원인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설운영에 있어서의 사회성 결여라는 측면 역시 주요하게 관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요컨데, 사회복지시설은 공익을 위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사적 시설물"로 인식되어 법인 관련 인사들 중심의 독단적 운영이 주류를 이루고, 일부에서는 이로 인해 법인 관계자 및 시설장의 시설운영에서의 전횡이 초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운영에 있어서의 사회성 결여는 전문성 제고 뿐 아니라 합리성 제고에도 걸림돌로 작용하여, 시설운영의 효과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극히 부정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사회복지시설은 개인 혹은 법인의 재정적 기여를 토대로 설립,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기증한 개인 혹은 집단의 사적 소유물로 취급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기증된 것이기에, 사회복지시설은 사회적 재산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와 같은 사회복지시설들이 상당부분 정부 재정적 지원 하에 설립, 운영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더더욱 사적 소유물로 간주될 수 없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시설운영에의 사회성 제고에 정부 뿐 아니라 사회복지시설들 스스로도 전향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법인 관계자 중심의 법인 이사진 구성의 관행 역시 청산되어야 할 것이며, 시설운영의 투명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에의 구비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공익대표 및 지역주민 대표, 전문가 대표들의 참여에 입각한 운영위원회의 상설적인 운영 역시 사회성 제고를 위해 적극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로는 관련 사회복지시설 및 여타 기관들과의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통한 시설운영의 효율성 제고 역시 사회복지시설들의 선진화를 위한 과제라 판단된다. 사회복지시설들이 직면하고 있는 시설운영상 많은 문제들은 재정적 결여 곧 정부 재정지원의 미흡에서 귀결된 것이나, 한국사회의 제반 여건상 단기간에 사회복지예산의 획기적인 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사회복지시설들간 적극적 연계 내지는 협력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산재된 자원들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와 같은 네트워킹은 대상자들이 지닌 복합적인 욕구들을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시설운영의 효과성 제고에도 적극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점에 주목하여 본다면, 사회복지시설들간 연계 및 협력활동의 증진을 위한 관련 인프라 구축에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노력이 투여되어야 할 것이며, 시설들에서도 연계 및 협력사업에 대한 관심 역시 제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시설종사자들의 처우개선 역시 사회복지시설의 선진화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주요 과제라 할 수 있다. 사회복지시설이 Human Service를 제공하는 기관이라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인력관리는 사회복지시설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사회복지시설들에서의 종사인력들에의 처우는 이들이 지닌 전문성에 상응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노동법에서 정한 기본적인 처우조차 만족시키지 못한 부분들이 많아, 시설종사자들의 지닌 열정과 능력이 제대로 발현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시설임에 비추어 본다면, 시설종사자들의 열정과 능력, 자질들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관련 여건 조성에 정부 뿐 아니라 시설 스스로도 많은 노력이 투여되어야 할 것이다.

선진 사회복지시설로 가는 길

사회복지시설은 소외된 사람들이 인간적인 삶의 유지를 위해 관련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그리고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하여 삶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이어야 한다. 이는 사회복지시설들이 사회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존재하여야만 하는 의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들이 사회복지시설들의 기본적인 사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한국의 사회복지시설들이 이와 같은 존재의 이유에 어느 정도 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평가들은 결코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와 같은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시설들의 그간의 역사적 기여는 결코 홀대되어져서는 안 될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이 사회복지시설들로 하여금 새로운 사회적 현실에의 적응의 과제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회복지시설들이 선진적인 복지센터로 자리매김 되도록 시설운영에의 근본적인 혁신이 요청되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시설들의 자기정화 노력이 적극 개진되어야 할 것이며, 정부 및 국회 역시도 관련 제도적 장치들의 마련과 적극적인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이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시설들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 역시 고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록 /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2월호(제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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