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9-10   2904

장애인을 억누르는 지하철 가판대 계약제도

이 글은 지난 8월 23일 참여연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장애인 지원 명목의 지하철 신문가판대 운영의 문제점을 잘 알려주고 있다고 판단되어, 본인의 동의를 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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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7365

◎ 이름:김해원 (ufokw@simmani.com)

[고발] 지하철 가판대의 비 합리적 제도 방식!!

안녕하세요.

지하철 가판대의 불합리한 제도를 고발합니다!

저는 지체 1급의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으로 혼자 어렵게 살며 경제적 자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지만 저 같은 중증 장애인에게는 일 할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질 않습니다. 그러던 중에 도시철도 공사에서 2000년 7월쯤 가판대 등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생역인 6호선 장승백이 하행선 신문 가판대를 신청했지만 추첨에서 당첨되지 못해서 그 마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7월말 도시철도공사로부터 1순위 선정자가 가판대를 포기했다며 제가 선정되었으니 2∼3일 이내에 계약하라는 연락을 받았으나 갑자기 3백6십만원이 넘은 임대료를 마련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장승백이역의 상황도 알아보고 싶어서 2∼3일 늦추어서 어렵게 임대료를 겨우 준비하고 제가 혼자 할 수 없어 장애인 후배와 함께 시작하려고 상황을 알아보았지만 그 역이 신생역이기 때문에 상황이 미지수라는 말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수입원을 만들고 싶어 최소한 고용한 후배의 인건비와 임대료 수입은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8월 1일, 3백 6십8만원이 넘는 1년 임대료을 납부하고 3년의 신문 가판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6호선이 개통되고 가판대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예상을 훨신 밑도는 지하철 이용객 수로 인하여 가판대 수입이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조차도 안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마디로 임대료가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운영 방법을 찾다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상황이 도저히 못 되서 계약해지를 하려했지만 도시철도공사 측은 중도 해약시 임대료를 계약일부터 해지일을 빼고, 생각지도 못한 보증보험료 1백 17만원도 뺀 금액만을 돌려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거의 2백만원 손해를 봐야만 해약이 가능했습니다. 영업도 한번 못하고 계약 1개월도 안되어 너무 큰 손해를 당하게 되어 억울한 마음에 하소연도 해보고 윽박도 질러 보았지만 도시철도 담당자들은 그 잘난 서울시 조례에 근거로 만들어졌다는 계약서만을 내세우며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고충처리위원회, 시민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구제 방법을 알아보았지만 그 불합리적인 계약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말았습니다.

너무 큰 금전적 손해에 해약도 못하고 할 수 없이 신문 업체로 운영을 일임했지만 인건비도 안된다며 가판대를 거의 휴업상태로 방치해 두고 말더군요. 결국 임대료 3백6십만원이 넘는 거금만 날리고 말았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영세민, 중증 장애인을 위한 가판대 제도인가 하고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 7월에 1년 임대료를 또 다시 납부하라는 통보를 받고 도저히 운영할 수가 없어 해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분하기도 했지만 그 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시원도 해서 잊기로 작정했는데 4일 전에 보증보험사가 보증보험료 1백17만원을 도시철도 공사에 납부한다는 사실확인서가 왔더군요. 보험사 연락했지만 도시철도공사가 취소하지 않는 한 보험료를 지급 할 수밖에 없다고 하고, 도시철도공사로 연락했지만 3년 계악 기간 전에 해약했기 때문에 보증보험료를 청구 한 것이라고 하면서 또 다시 그 불합리한 가판대 계약서를 근거로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내세우더군요. 해약 전에 다시 보증보험 건은 주지 시켜주지도 않았지만 먼저 확인했어도 날릴 것이 뻔한 임대료를 납부 할 수는 없었겠죠.

저는 결국 보증 보험료 1백 17만원도 책임져야겠지요. 무슨 방법으로 납부하든지 그것도 안되면 금융 블랙리스트에 오르든지… 저 같이 힘없고 가난한 중증장애인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가판대 계약 한 번 잘못해서 이렇게 큰 피해를 보게되니 분통이 터지고 억울해서 잠도 오지 않을 지경입니다.

이 지하철 가판대의 신청, 운영 자격은 중증 장애인, 영세노인, 국가유공자에게만 있다고 하는데 정부, 공기업이 시행하는 제도가 이렇게 불합리하니, 중증 장애인, 영세민에 경제적 자립은 커녕 피해를 주는 분명한 현실인 것입니다.

가판대, 자판기 등의 중증 장애인, 영세민 자격 제한은 계속 유지되어야 하지만 지금의 제도와 법은 대폭적인 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이 제도를 행정편의적 발상으로 폐지하거나 대상, 범위를 축소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것은 최소한의 중증 장애인의 경제자립의 권리라고 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수익사업 목적의 가판대 임대료는 폐지하고 최소한의 관리비만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만 합니다. 사회복지 차원으로 시행하는 제도를 일반 업체의 계약 방식을 그대로 적용 한 것은 탁상 행정의 표본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시급히 개정해 내기 위해서는 도시철도 공사, 서울시, 보건복지부 등에 압력을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입니다.

이에 저는 지하철 가판대로 인해 제2, 제3의 저 같은 피해를 예방하고 가판대 제도의 불합리성을 알리면서 그 개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1인 침묵시위라도 하고 싶지만 저의 장애 때문에 도움이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합니다,

이 글을 올린 이유는 저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저의 뜻에 동참 할 단체, 자원 활동자의 도움을 부탁드리고자 함입니다. 작은 구멍이 거대한 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도움을 기대합니다. 메일(ufokw@simmani.com)로 연락 주십시오.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9월호(제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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