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2 2002-07-11   1163

이주노동자 인권보호, 노동허가제 도입이 우선

대한적십자사, 이주노동자 보건복지 실태와 과제에 대한 토론회 열어

“외국인 노동자”라는 말은 내국인, 외국인을 따지는 차별적 의미가 담겨있다. 따라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찾아 공간을 이동하는 노동자라는 의미에서 이주 노동자라는 말이 올바를 것이다. 또한 불법체류자라는 말 역시 미등록 노동자라고 바꾸어 부르는 것이 올바르다. 행정당국에서 등록하라고 하는데도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등록하지 않았을 따름이지 노동 자체가 불법이거나 무효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토론회 중 인용된 강수돌(고려대)교수의 “이주노동자 문제를 보는 올바른 눈”에서 정의한 이와 같은 개념에 따라 혼용된 용어들을 정리, 기술하였음을 우선 밝힌다.

1990년부터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대거 한국으로 몰려들어 한국인 노동자들이 기피한 3D업종에 종사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그 수가 40여만명에 이르게 되었다. 이중 80%∼90%가 미등록 노동자이며, 이들은 열악한 근무조건과 생활환경, 산업재해, 질병 및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회·문화적인 차이와 법적인 신분보장 및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함으로서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제 2차 이주 노동자 보건, 복지 실태 및 과제에 관한 세미나

이러한 이주 노동자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내 거주 이주 노동자의 보건, 복지 실태 및 과제에 관한 세미나가 두 번째로 대한적십자 주최로 6월 27일 오전 10시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주제 발표는 김진순(유한대학교)교수가, 사례발표는 김전(라파엘 크리닉)소장과 이완(부천외국인 노동자의 집)국장, 김해성(성남외국인 노동자의 집)목사가 맡았다.

이주노동자 서비스 기관 실태조사

“이주 노동자 서비스기관 실태조사”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한 김진순 교수는 이주 노동자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각 단체의 일반적인 특성, 프로그램 내용파악, 프로그램 참여자, 각 단체가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과 당면과제를 파악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조사가 진행되었고, 조사대상은 이주 노동자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114개 단체였다고 밝혔다.

조사기관의 기관유형은 대부분 임의단체인 종교단체이며 설치기간은 대체적으로 10년전후이다. 일부기관은 법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사회복지단체, 보건복지부, 노동부 등에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봉사인력 중 전문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가 모든 기관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며 40%이상의 기관이 이들 전문인력이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단체의 주요재정은 소속기관 일반후원금, 회원단체회비가 대부분이며 지방자치단체, 이웃돕기 공동모금과 외국기관 지원금이 일부 기관에서 소액으로 제공되고 있다.

제공되고 있는 프로그램 내용은 의료상담과 무료진료, 노동·인권상담, 문화교실, 선교활동, 가정법률상담, 본국송환지원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주요 상담내용은 의료상담, 임금체불, 산업재해상담, 귀국문제상담, 가정문제 및 법률상담, 교육(언어, 문화체험)에 관한 내용이다. 한편 장시간노동, 산업장내 폭행, 저임금, 사망사고, 육아상담, 인권상담에 대한 내용도 부분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노동·인권상담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어떠한 문제든지 발생하면 이의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제일 어려운 점으로 파악되었다. 다음으로 상담인원의 부족, 전문지식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이는 위에서 제시한 전문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있다. 이들 단체가 공동과제로 보고 있는 내용은 노동허가법 제정, 단체간 상호정보교환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예산지원, 전문인력의 확보,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2차 연계기관 구축 등이었다.

노동허가법 제정,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적극 대책 필요

이상의 조사결과를 통해 김진순 교수는 다음의 정책제언을 하였다.

첫째, 위의 결과를 통해 나타난 바와 같이 노동허가법 제정은 이주 노동자 문제에 있어 결정적 단서를 쥐고 있다. 따라서 노동허가법의 제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기존 이주 노동자 관련 단체에 대한 정부의 적극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정부차원에서 이주 노동자 활용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넷째, 공식기구를 통해 이주 노동자를 채용하고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관리를 강화하며 다각적 조사연구를 시행한다.

지방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연계병원 확대되야

“라파엘 클리닉”의 김전 소장은 이주 노동자 의료기관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라파엘 클리닉”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주 노동자 의료진료현황과 진료소의 운영체계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1997년 첫 진료를 시작한 “라파엘 클리닉”은 현재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강당에서 격주로 진료를 하고 있으며 현재 진료 때마다 350여명의 이주 노동자를 진료하고 있다. 매년 환자수는 늘어 2001년 한해 “라파엘 클리닉”에서 진료받은 이주 노동자 수는 9,032명이다. 이중 중국인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인도네시아, 네팔 등의 노동자 수도 높은 비율을 나타낸다. 김 소장은 양질의 진료를 위한 대책으로 약품비 확보, 진료환경 개선, 연계 병원 확대 및 환자 지원금의 확보, 주 중 응급환자 상담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하였다. 이중에서 특히 연계 병원 확대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수도권 뿐아니라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도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쉼터의 올바른 역할 정립 필요

다음으로 “부천외국인 노동자의 집” 이완 국장의 “쉼터 운영과 그 사례”라는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이완 국장은 단기 실직자, 산재피해노동자, 법적소송에 들어간 경우, 환자 등의 경우로 구분하여 쉼터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발표하였다. 이중 산재자의 경우 미등록 노동자라는 이유로 산재 보상을 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보상을 받더라도 회사와의 관계 때문에 회사 기숙사에 머물 수 없음을 사례를 통해 발표하여 산재 노동자의 심각성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쉼터 운영에 있어 안전사고 예방, 쉼터구성원과 관계 정립 등의 중요성에 대해 제시하고 쉼터내의 규칙을 준수 할 수 있도록 주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구성원의 주체적 쉼터 생활을 통한 독립을 유도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주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역할

마지막으로 “성남 외국인의 집” 김해성 목사가 “이주 노동자 상담활동에 대한 안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김해성 목사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이주 노동자가 한국 땅에서 겪는 어려움을 전하고 이를 위해 쉼터 및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 첫째로 노동상담의 중요성과 의료상담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 이와 함께 문화적 언어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고 이주 노동자의 2세에 대한 문제 역시 고려되야 함을 제안하였다.

김해성 목사는 “홍수 속에 목말라 죽는다”는 비유를 통해 병원, 약국은 홍수처럼 많지만 이주 노동자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죽어간다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주제발표와 사례발표가 끝난 후 이주노동자의 인권유린 현장을 여덟 번에 나누어 다룬 MBC 뉴스를 상영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발표한 문제의 핵심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폭행, 성추행, 임금체불, 정부대책에 이르기까지 이주 노동자의 전반적 문제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부정적인 면만이 아닌 긍정적인 면을 개발하고 홍보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국민의 의식개선이 우선되야

다음으로 맹광호 가톨릭대학교 의대 교수의 사회로 패널토의가 있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동배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이주 노동자 문제의 조직화와 전문화의 중요성을 포괄적이고 원론적 입장에서 제시하였으며, 김미선 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회 사무국장은 의료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무료 진료소의 질적 향상과 1차 진료소 강화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노길상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주 노동자 문제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사항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였다. 홍은희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국민의 의식개선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대한적십자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이주 노동자 중 여성 노동자의 임신, 출산, 성희롱 등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제시하였다.

박숙미 본지 객원기자

월간 <복지동향> 2002년 07월호(제45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