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8 2008-02-01   841

[심층분석1]龍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龍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이 경림(사.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사무총장)



『지역아동센터에 와서 라면을 훔친 아동이 있었다.
그 아동이 왜, 라면을 훔쳤을 까 궁금한 선생님은 아동과 함께 아동의 집을 방문했다.
방문한 집에는 이미, 전기와 수도가 끊겨 있었으며 아버지는 일자리가 없어 일을 쉬고 있은지 오래이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냉장고는 떵떵 비어있었을 뿐 아니라 쌀도 없고.
집에 온기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굶은 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먹기 위해서 ‘라면’을 훔쳤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2주전의 일이다. 2008년 1월. 한국사회에서 살고 있는 ‘빈곤아동’의 모습이다. 이런 아이가 어찌 이 한명에 불과할 것인가? 복지는 어디에 있는가? 아동복지는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것인가? 자문하게 된 사건이었다. 아마도 빈곤아동은 예전에도 존재했고, 그래서 어떤 이들에게는 전혀 새롭지 않을 지도 모른다. IMF 때도 있었고, 참여정부가 되었을 때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되어도 이런 아동들은 우리 사회 어느 구석에서 단순히 밥을 먹지 못한 배고픔의 경험이 아니라 허기진 마음을 가지고 자기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동의 복지는 ‘발달권’의 입장에서 정책적으로 이해되고 접근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모든 아동에 대한 보편적 복지를 포함하여 우선적이고 절대적, 긴급하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아동들의 숫치는 상대적 아동 빈곤율 14.57%(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 2006)에 해당하는 아동들이다. 이는 6세-17세 아동 8백만명 중 117만명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아동과 관련된 지역사회안에서 1차적으로 예방적 보호를 하고 있는 정부 부처의 다양한 서비스는 보건복지부 지역아동센터, 희망스타트, 국가청소년위원회의 방과후 아카데미, 교육인적자원부의 방과후 사업, 여성가족부의 방과후 보육 등을 들 수 있다.
중앙지역아동정보센터 조사에 의하면 대표적인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아동들은 548,229명(2008년 현재)으로 621,771명의 아동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빈곤아동 보호비율은 47%에 불과하다. 이들 각 사업의 2008년 예산을 보더라도 지역아동센터 555억원, 청소년아카데미 300억원, 여성가족부의 방과후 보육 97억, 교육인적자원부의 방과후 초등보육 1,190억원이다. 사회복지 다른 예산에 비해서 아동서비스 예산수준이라는 것이 얼마나 미약한지를 알 수 있기에 충분하다.
지역아동센터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의 81%가 학교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아동들이며 일반가족아동을 제외하고 52%가 다양한 가족(모자, 부자, 조손)내 아동들이다. 이러한 빈곤과 다양한 가족 형태의 아동들에게 주어지는 정부의 지원이라는 것은 불과 센터에 주어지는 월 2백만원의 운영비(2007년)이다. 이것을 아동 1인당 계산해보면 한 달에 6만6천원, 25일로 계산했을 때 하루 2,666원에 불과하다. 하루 이용시간 5시간으로 나누어 보면 시간당 5백원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법에서 말하고 있는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한 아동에게 2,666원으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금의 아동복지 현실이며 자리이다.


흔히들 아동은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아동복지 서비스 예산이 적다고 한다. 그런 정치적 맥락속에서 아동복지가 제도적으로, 내용적으로 잔여적인 형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이 자신의 권리나 이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옹호하거나 표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복지적 관점에서 보면 우선적으로 배려 받아야 하는 계층이기도하다.
이명박 정부의 복지 관점이 그동안 산제되어 있던 유사한 서비스를 통합 조정하고 효율성 있는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유사한 제도가 통합되어 어떤 아동이 어느 곳에 가서 서비스를 받더라도 동일한 서비스를 받게 된다는 측면에서의 통합은 긍정적이며 현장에서도 바라던 일일 것이다. 그러나 아동복지의 현실이 ‘효율’을 논의하기에 너무나 일천한 정도라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통합과 조정, 효율과 실용이라는 복지관점을 논의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첫째는 아동보호 비율이다. 위의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도 50%이상 아동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아동복지 서비스 제도를 통해서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가 넓혀져야 한다. 둘째는 서비스 질의 적절성이다. 지역아동센터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하루 2,666원으로 보편적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숫치이다. 아동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더라고 적절하고 충분할 정도를 제공해야 한다.


차기정부, 이명박 정부의 복지관점 특히 아동복지 접근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위의 두 가지 과제를 먼저 해결할 때만이 정말로 효율과 실용의 복지를 실현하게 될 것이다. 개천에서 용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회투자가 되어야 하는가를 잊어서는 안된다. 개천에 몇 마리 남지 않은 용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용이 다시 살 수 있는 개천의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빈곤아동 역시, 우리가 사는 사회의 미래 인적자본이다. 좀 더 미래지향적이며 거시적 관점에서 아동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되어야 할 시점에서 실용과 효율이라는 잣대로 아동복지정책이 진행된다면 몇 마리 남지 않는 용 조차도 영원히 멸종되고 개천까지도 메말라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02월호(제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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