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식(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 머리말
군인들의 복지환경에 상당한 개선을 가져다줄 군인복지기본법이 2007년 11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그 동안 국가 경제 성장이 이루어져 온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군 복무환경이 열악하여 군의 사기와 군대 우수인력 확보 및 군인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걸림돌이 되어 온 것은 분명하다. 이번 군인복지기본법 제정으로 직업 군인뿐만 아니라 사병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되었음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아울러 군인 복지의 직접 수혜대상에 군인 개인과 함께 그 가족이 포함됨으로써 향후 군인가족 복지시대가 열리게 될 것도 확실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새로이 제정된 군인복지기본법의 제정배경과 추진과정,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 검토해보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을 것이다.
2. 군인복지기본법 제정의 배경과 추진과정
군인복지기본법 제정의 배경은 첫째, 군인을 위한 복지정책의 지원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군인과 그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고충을 해소하고 군인 본연의 전투력 향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필요성 때문에, 둘째, 무엇보다도 급속한 경제발전과 복지수요의 다양화 추세 속에서 군인에 대한 복지는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고 군인은 근무형태의 특성상 일반 국민과 함께 대규모 밀집지역에서 함께 어울려 생활하기보다는 소규모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어 자녀의 교육·의료·주거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생활해 왔으며, 이러한 생활환경은 군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더불어 군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기 때문에, 셋째, 징병제가 엄존하는 우리 현실에서 군인복지는 특정 그룹의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인 국민 복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넷째, 국방개혁 2020의 기치 아래 첨단 정예군 도약을 목표로 할 때 이는 우수인력 확보가 가능할 때 실현될 수 있는데, 이러한 우수인력 확보의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군인복지 증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인복지 증진을 위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그러한 점이 바로 이번 군인복지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 하겠다.
추진과정을 보면, 이미 수년 전부터 이 법의 제정을 위해 국회의원 여러 분들이 법안을 만들어 공청회도 여러 번 가진 바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2007년 3월 김장수 국방부장관이 주재한 국방부 월간회의에서 재임 중에 반드시 장병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후 ‘군복지종합발전계획’ 추진과 맞물려 이번에 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법안에 김명자 의원을 중심으로 141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를 할 만큼 이 법의 제정에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3. 군인복지기본법의 내용
총 14조 및 부칙으로 되어 있는 이 법은 2008년 3월 1일부터 시행하도록 되어 있고, 이에 따라 군인복지기본법 시행령은 3월 1일 이전에 반드시 만들도록 되어 있다. 이 법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자.
제1조(목적)를 보면, 이 법은 군인의 생활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군의 사기를 높이며 나아가 군인으로 하여금 임무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군인에 대한 복지정책의 수립 및 복지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2조(정의)에서 “군인”이란 현역으로서 「군인사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장교·준사관·부사관 및 병을 말하고 “군인가족”이란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비속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복지시설” 이란 군인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이 운영하는 군인 자녀 기숙사, 군매점, 영내 주유소, 복지회관, 휴양소 및 콘도미니엄, 그리고 이들 시설에 부수되는 시설 등을 말한다. “체육시설” 이란 군인의 체력을 유지․향상시키기 위하여 설치된 시설 (군 골프장 포함)을 말하고 있다.
제5조(복지사업 재원)에서 군인의 복지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은 「군인복지기금법」에 따른 군인복지기금으로 충당하도록 하고 있다.
제6조(군인복지기본계획의 수립·시행)를 보면, 국방부장관은 5년마다 군인복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군인복지기본계획(이하“기본계획”이라 한다)을 작성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를 확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기본계획에는 군인복지정책의 기본목표 및 추진방향, 군인의 복지시설 및 체육시설의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 군인의 복지사업에 사용되는 재원조달 및 운용에 관한 사항, 그 밖에 군인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기본계획에 따라 소관별로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국방부장관에게 통보하고 이를 시행하여야 하며, 기본계획의 수립절차 및 시행계획의 수립․시행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하였다.
제7조(실태조사)에서 국방부장관은 5년마다 군인의 복지실태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기본계획에 반영하여야 하며, 실태조사 사항 및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제8조(군인복지위원회)에서는 군인에 대한 복지정책의 수립 및 그 시행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국방부에 군인복지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두며, 이 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한 1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위원장은 국방부차관이 되고, 위원은 군인복지정책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과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일반직공무원 및 국방부 소속 공무원 중에서 국방부장관이 위촉하거나 임명한다. 또한 위원회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위원회에 간사 1인을 두되, 간사는 국방부 소속 공무원 중에서 위원장이 지명한다. 그리고 위원회는 군인복지정책의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 군인복지 향상을 위한 법령 및 제도개선과 예산지원에 관한 사항, 기본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 군인복지 실태조사에 관한 사항, 그 밖에 군인복지와 관련하여 위원장이 제안하는 사항 등의 사항을 심의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위원의 임기 및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군인복지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규정한 조항들을 살펴보면, 제9조(군 숙소 지원), 국가는 10년 이상 복무한 군인 중 무주택세대주에 대하여는 주택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그리고「택지개발촉진법」 제7조에 따른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는 군인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 무주택 군인을 대상으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하여 택지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이를 우선하여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제10조(주택의 우선공급 등)가 있다.
그리고 국가는 군인의 근무지 이동으로 인하여 그 자녀가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전·입학이 필요한 경우에는 군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전·입학을 지원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영유아보육법」제12조에 따라 군인 밀집지역에 국공립보육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국방부장관은 보육시설 설치에 필요한 시설을 지방자치단체에게 무상으로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국방부장관은 군인의 근무형편상 군인과 같이 생활할 수 없는 군인의 직계비속(군인이 부양하는 배우자의 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초․중등교육법」 또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생(국내에 소재하는 학교의 학생에 한하며, 대학원생을 제외한다)인 경우 숙식시설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제11조(보육 및 교육 지원)가 있다.
또한 국가는 군인의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정기적인 검진과 진료 등의 의료지원을 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의료지원은 군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되, 필요한 경우 민간 의료기관에 의뢰하거나 위탁할 수 있도록 한 제12조(의료지원), 국가는 「국민건강보험법」제47조의 적용대상이 아닌 군인에 대하여 건강검진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한 제13조(건강검진 등)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방부장관은 군인의 복지증진과 체력의 유지․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에 따라 복지시설 등을 설치·운영할 수 있으며, 국방부장관은 복지시설 등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군인과 군인가족 외의 자에게도 복지시설 등을 이용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국방부장관은 복지시설등을 통합하여 관리․운영하고 복지시설등의 운용에 따른 회계처리는「군인복지기금법」의 규정에 따르며, 군별로 복지시설 등의 관리책임자를 지정할 수 있으며, 또한 국방부장관은 복지시설등의 효율적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복지시설 등을 민간업체에 위탁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제14조(군인복지시설의 설치·운영)가 있다.
이렇게 볼 때, 이 법의 전체적인 내용은 사회복지법의 정신이 아직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하드웨어적인 내용만 채워져 있고 복지서비스 등 정작 군인들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내용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 둘째, 퇴역군인에 대한 복지부분이 분명히 나와 있지 않은 점이다. 즉 조기정년제 운영, 전역 후 취업의 제한, 생애최대 지출시기에 연금에의 생계의존 등 전역군인이 갖는 어려움 등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점이다. 셋째, 제정된 군인복지기본법 제정과정에서 예산소요 부분은 첨부되어 있지 않은 점이다. 이는 포괄적인 사항을 규정하는 기본법의 특성이기도 한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제정과정에서는 예산소요를 판단하여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법에서는 복지지원의 재원을 군인복지기금으로 충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군인복지기금이 정부의 일반회계 전입금을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일반회계 예산편성을 통해 재원이 조달되어야 하는 점을 분명히 규정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군인복지기본법은 근본적으로 사회복지법의 하나이기 때문에 여군을 비롯한 전체 직업군인과 군인가족, 그리고 퇴역군인과 그 가족 및 전체 사병을 위한 명실상부한 일관성 있는 통합적·포괄적인 법적 지원체계가 되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 일반회계 예산편성을 통한 재원 조달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규정을 반드시 보완해야 할 것이다.
4. 군인복지기본법 제정의 의미
남북이 대치되어 있는 엄연한 현실 하에서 군인복지기본법의 제정을 통해 몇 가지 국가적으로 중요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군인복지기본법을 통해 국토방위에 공헌하는 군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배려는 군의 사기를 증대시킬 것이며 이는 곧 국방력의 강화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둘째, 군인복지기본법에 의한 군인복지정책은 군인의 삶의 질을 높여 사회통합에 기여할 것이다. 셋째, 군인복지기본법에 의한 군인복지정책은 군 인적 자원의 개발과 활용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넷째, 한국 남성이라면 누구든지 군 복무과정을 겪게 되고 그들의 군 생활이 남은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군대 내의 정신적 문제 및 복지서비스가 필요한데, 군인복지기본법은 이를 지원함으로써 인권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이제부터 문제는 이를 어떻게 잘 시행해 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이번에 마련된 군인복지기본법을 토대로 조속한 시일 내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 등 준비 작업을 거쳐 군인복지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해 나가야 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군인의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법 제정 이후, 시행에 들어 갈 때 각 지자체와 건설교통부 등 중아부처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필수적으로 받아내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중앙부처들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나아가서 더 중요한 것은 민간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중앙정부 재원만으로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대기업의 복지재단 등의 기부금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때 기존 사회복지사들과 협력적 관계를 맺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직업군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전 사병들의 고충처리 및 고민거리를 해소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서 이미 선진국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군사회복지사” 제도의 도입은 시급한데, 시행령에 반드시 이를 반영해야 한다.
셋째, 군인복지기본법에 의해 반드시 주기적으로 복지실태조사와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군인복지기본법에 의거 군 복지 관련 조직 및 인력 효율화 측면에서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종합적 마스터플랜에 따라 복지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함으로써 복지혜택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넷째, 앞으로 군인복지위원회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 위원회의 구성원이 누가 되느냐 하는 점이 이 법의 실효성과 효과성에 대단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군을 잘 알면서 민간자원 활용 방안을 잘 아는 군사회복지전문가와, 각 정부부처의 행정적 일에 대한 조정능력과 책임감을 가진 군 전문가들의 모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군인복지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조사연구를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군인복지지표 개발이 요구된다. 주거지원 사업, 생활지원 사업, 공제․금융지원 사업, 건강관련 사업, 사회심리적 지원 사업, 가족생활지원 사업 등 군인복지의 법정지원 영역에 따른 각종 다양한 복지지표들을 개발하여야 한다.
이번 군인복지기본법 제정은 창군 이래 군 복지 분야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시정,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이번에 제정된 군인복지기본법에서 누락된 부분은 앞으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최대한 보완하고, 그래도 보완이 불가한 부분은 점진적으로 법률개정을 통하여 보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군인복지의 기본법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02월호(제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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