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8 2008-10-02   1484

[심층분석 5]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1주년, 과제와 전망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1주년, 과제와 전망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2007년 54개(1차 35개, 2차 19개),
2008년 54개(1차 30개, 2차 24개) 총 108개 조직에 대해 사회적기업 인증이 이루어졌으며,
이들을 통해 4,147명의 고용이 이루어졌다. 동일 기간 동안 사회적기업으로의 인증을 신청한 기관은 272개로 이중39.7% 만이 인증을 받았다.

이 법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즉, 기업 소유자들의 이윤 극대화를 본질로 하는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지역사회에 필요한 또는 결여된 것을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되고 운영되는 기업이라 말 할 수 있다. 


■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기업육성법은 법령 명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법은 사회적기업을 ‘기르고 키우기(육성)’ 위한 법으로 인증제도를 골간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법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인증요건,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국가와 지자체 등의 책무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육성법과 관련해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진영은 자활사업에서부터 발전해 온 공동체기업과 사회적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던 시민사회단체 및 장애인 노동통합을 실현하고 있는 장애인작업장 등이었다. 이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의한 직간접적인 재정지원을 자신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한 마중물로 삼을 수 있을 것 인가였다. 그러기 위해서 당시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경제활동 방식이 인정되고, 시민사회의 다양성과 창의적 시도가 보장될 수 있는 법이길 기대하고 있었다. 반면 일부 시민사회운동 주체들과 소수의 연구진들은 법 제정이 시기상조임을 강조하고 현실에 대한 실태조사와 시범사업을 통해 현실적합성이 높은 법제정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이는 우리 사회에 사회적기업이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0년 남짓하며, 이에 대한 관심 역시 대안경제운동나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연구진과 일부 시민사회운동 진영에 국한 되어 있었으며, 범시민사회진영의 대중적 관심을 모아내지 못하고 있었다는 상황인식이 반영된 것이었다. 또한 시민사회를 축으로 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축적물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제정은 자칫 사회적기업의 자생성과 건강성을 훼손하고 정책적 도구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었다.

이렇듯 사회적기업육성법은 시민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속에서 제3섹터를 활용한 사회서비스 확충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정책의 결과로 정부주도로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법의 제정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을 일으켰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업 활동에 대해, 변화된 시민사회 활동에 대해 우리 사회가 주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이 법의 제정 과정에서 비영리부문의 시민사회와 정부의 파트너쉽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였다는데 있다. 이는 제3섹터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시민사회의 위상과 역할이 결코 적지 않음을 간과한 오류였으며, 향후 사회적기업 발전의 진정한 원동력임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정부의 오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재정지원이 비영리부문의 시민사회를 유인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였던 것에 기인한 것은 아닌가라는 해석을 낳는다. 

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정작 사회적기업의 주체가 되고 발전의 원동력이어야 할 비영리부문의 시민사회 진영은 사회적기업을 둘러 싸고 깊은 고민에 빠진 듯이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경쟁 논리에 입각한 일자리창출의 수단으로써 자기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 정부주도의 사회적기업 흐름에 대한 경계가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법의 정의를 통해 규정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개념에 대해, 지역사회에 기반 한 자기존재 이유에 대해, 지속적 발전을 위한 사회적기업 전략 등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위함이다.   


■ 사회적기업 정책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
① 사회적기업육성법 개정을 통한 지원의 체계화
노동부는 지난 8월 8일에 사회적기업육성법 일부 개정안을 공고하고 8월 중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밟았다.

개정의 주요 내용은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를 폐지하고 고용정책심의회와 통합운영 ▪상시적인 인증기반 마련을 위해 전문기관에 위탁 ▪사회적기업의 설립 및 운영지원을 위한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지정 ▪사회적기업의 설립(창업)에까지 지원 확대 ▪사회적기업연합조직에 대한 사업 지원 ▪시도별 사회적기업 지원계획 수립 지자체의 역할 강화 등 이다.

이번 개정안은 사회적기업의 지원체계를 정비하는 성격을 보이고 있는데, 법이 시행된 지 1 년 밖에 경과하지 않았다는 점, 사회적기업이 양적으로 축적되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이번 개정안은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현실적 조치에 정부가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성을 갖고 있다. 특히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 범주가 인증된 사회적기업의 운영에만 그쳤던 것을 예비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을 갖추고 사회적기업의 설립으로까지 지원 범주를 확대한 것은 사회적기업의 양적 확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원기관의 지정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의 체계성과 일상성을 담보하고자 한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② 지역별 예비사회적기업 발굴을 위한 사회적일자리창출 사업의 확대
노동부는 10월 1일자 공고문을 통해 사회적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할 주체들을 선정할 계획을 밝혔다. 최근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이의 해결책으로 신규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사회적일자리를 실시하고 이를 사회적기업으로 발전시켜 안정적 일자리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회적일자리 사업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일자리 규모 약 8,000명 ▪유형은 기업연계형, 지역연계형(지자체, 지역내 대학, 연구소, 병원, NGO간의 협력 등), 모델발굴형(수익모델의 요건을 갖추고 이후 기업연계형이나 지역연게형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초기 사업모델) ▪ 지원기간 기업연계형, 지역연계형은 1년간, 모델발굴형은 6개월 지원. 단, 기간 동안의 지원 후 수익모델 개발을 통한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가능성 등을 평가하여 예산의 범위 내에서 추가 지원 여부 결정 ▪지원내용은 참여자 인건비 월 78.8만원 및 사업주부담 사회보험료(8.5%)를 고용인원 및 기간에 비례하여 지원.

기존에 행해진 사회적일자리 사업과 차이가 없으나,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목적성을 보다 명화하게 보이고 있으며, 수익성에 비례한 지원을 보다 강화하였다는 점이 눈에 띤다.
마치 자활근로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의 공동창업을 유도했던 자활공동체 육성 사업과 같은 패턴이다,


③ 정부와 시장의 실패로 인한 틈새시장의 발굴 + 기업 및 지역차원에서의 자원다원화 + 수익성 실현 + 지역사회 기여 + 신규일자리창출
위에서 열거한 것은 현재 사회적일자리 및 사회적기업에게 요구되고 있는 사항들이다. 초기 지원이 이루어진다 한들 어느 누가 이를 다 행할 수 있을까 싶다.

행간에서 읽혀지는 사회적기업의 상은 정부와 시장의 실패로 인한 부족한 사회서비스를 발굴하여 신규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일터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정부 지원의 의존성을 탈피할 수 있도록 수익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수익성 담보를 위한 민간자원의 연계를 활용하는 경영전략까지 제시하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사회적일자리 네트워크 워크샾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워크샾이 끝나고 뇌리에 깊이 박힌 것은 ‘사회적기업=수익창출’이라는 공식이었다”는 말이 현재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 사회적기업육성정책 무엇이 무제인가 ?
① 사회적기업에게 과도한 짐을 넘기고 있다.
‘사회적목적을 갖는 경제사업조직’이라고 통상적으로 정의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기업적 방식을 통한 사회적 목적 활동이라는 비영리부문의 활동 방식의 변화가 가장 큰 본질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을 고민할 때, 수익창출은 활동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성과임과 동시에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전략 수립의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모든 사회적기업이 수익성을 다 갖출 수 없다는 의미이고, 이렇기 때문에 해당 사회적기업의 경영전략은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수립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책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일반기업도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에 직면해 있다. 일정기간 동안의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사회적기업이 자립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과 지원내용이 보편화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사회적기업의 주체역량에 의해 지원의 효과가 지배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렇듯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서비스 확충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 기조는 사회적기업의 내적 동력을 이끌어 내기 보다는 외부자원의 의존도를 더 높이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정책기조는 결국 사회적기업의 비효율성, 재원낭비, 사회적기업의 도덕적 헤이라는 정책 이슈를 만들어 내며 정책 결정에 의해 사회적기업의 운명이 좌우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② 시민사회의 동력은 재정지원을 통해서 확보된 것이 아니란 점을 간과하고 있다.
노동부는 20012년까지 1,000개의 사회적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노동부, “사회적기업육성 제도개선(안)”, 2008. 4). 아래의 표는 사회적기업 신청기관 수와 인증기업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신청기관은 줄어드는 반면 신청기관의 인증률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비영리부문의 시민사회 참여율을 단정하기에 시기적 제약이 있어 단정하기 어려운 수치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신청기관 수가 늘어나지 않고 줄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안정한 일자리의 구조화’, ‘저임금 일자리의 확대’ 등 사회적일자리 사업에 대한 시민사회 내부에서의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에 또한 귀 기울여 한다.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육성정책은 사회적일자리 사업의 연장선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사회적일자리와 사회적기업에서 제공하는 일자리의 질적 차이가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일자리, 저임금의 구조화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민사회의 진정성과 달리 결과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일자리 양산에 시민사회가 일조하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과 질책으로 인해 예상되는 사회적일자리 사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태도변화를 정확히 읽어내야 할 것이다.  

안정된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가 담보되지 않은 사회적일자리는 항상 저항의 요소의 내재하고 있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근원적 해결 없이 전개되는 사회적일자리를 통한 사회적기업육성 정책은 사회적기업을 퇴색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 중에 부족한 재원을 보완 할 수 있는 정부의 재정지원은 분명한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주된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도 조직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재정적으로 열악한 단체들이 계속 생성되고 유지되고 있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영리 부문의 시민사회 진영의 고유성과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고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 할 수 있도록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창발적인 활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동력임을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 향후 전망
사회적기업에 대해 정부는 일자리 확대를 위한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은 일정기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일자리 창출 정책과 연동되어 많은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의 제도화는 비영리부문의 시민사회 활동을 확장하는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어 시민사회 활동에서도 주요하게 고려하는 사안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회적기업이 제도화 된 이후 시민사회는 주도성과 건강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일고 있다. 지역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부응하는 사회적기업의 설립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정부의 과잉지원이 사회적기업 발전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일고 있어 지역사회 관계망의 구축 그 힘에 기초한 지역사회 자원의 재조직화에 대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기존의 공공부문과 시장을 통해서 충족되지 못했던 지역사회의 필요를 해결하는 혁신적 수단으로 성장해 온 사회적기업의 태생에 부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와 사회적기업에서 일고 있는 지역사회에서의 존재가치 실현이나 역할 수행을 위한  문제의식과 노력은 사회적기업을 올바르게 세워나가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건강성이 시민사회의 주도성을 회복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한편으로 중앙정부의 역할 못지않게 지자체의 역할 증대를 내오게 되는데, 이는 지역사회의 필요에 부응하고 부족함을 해소하려는 동기에서 그 일치성을 찾을 수 있다.
이 역시 시민사회와 지자체의 호혜적이고, 상호존중에 입각한 합리적인 파트너쉽을 전제하고 있음을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10월호(제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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