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07-01   1505

[동서남북] 시설 이용 장애인의 인권 실천은 사고의 전환에서


『시설 이용 장애인의 인권 실천은 사고의 전환에서』

김완규 (가온들찬빛)


▣ 들어가며


   ‘가온장애인인권․행복위원회’는 사회복지법인 가온 거주 장애인과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인권을 지켜주기 위한 법인 내 별개조직이다.

  가온장애인인권․행복위원회는 2002년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올해로 7돌을 맞았다. 처음 가온에서 거주 장애인의 인권보장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시설장 사고의 전환이었다. 기관 내 활동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시설장은 나이 많은 시설 장애인이 아주 공손히 그리고 큰 소리로 나이어린 여직원에게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행동이었음에도 그 날은 왠지 그 관경이 어색해 보였다. 나이 많은 사람이 장애인이고 시설에서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나이어린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또 나이어린 사람은 당연하다는 듯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깨달음(?), 사고의 전환(?) 어떤 용어를 붙여도 부끄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치 장애인을 위해 나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그래서 그들은 시설과 직원들에게 당연히 감사하며 지내야 하고, 당연히 인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여겼던 것 같았다.


  1997년부터 나이와 상관없이 시설 장애인들에게 존칭어를 사용토록 하였다. 이전에는 아동과 같은 행동을 하는 지적장애인들에게는 대다수가 반말과 지시적 용어, 잘잘못에 대한 심판과 처벌이 있었다. “교육과 당신들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직원들은 존칭어 사용에 대해 머리로는 수용을 하면서도 하대하는 습관이 남아있어서, 어색해하기도 하고 자신을 낮출 준비가 덜 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애인 특히 시설 거주자에 대한 종사자의 태도가 이렇듯 보이지 않는 상하관계로 굳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언어적 존중 실천이 어쩌면 가온에서 시작된 인권존중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언어의 존중은 타인을 공손하게 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속적인 직원교육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았지만, 그래도 “잘 하고 있겠거니.”라는 안위가 내재되어 있었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런 모습은 아닌데…” 우리(시설 및 종사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장애를 겪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인데… 거꾸로 우리가 있고 장애인들이 있는 듯한 잘못된 현상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원인을 찾아야 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다수가 생활하는 거주공간의 문제와 직원과 장애인과의 불평등적 관계,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등 다양한 문제가 도출되었다. 문제를 알면 답은 있는 법! 법인과 시설의 변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했다. 「가온 중장기 종합 발전 계획」 일명 ‘파랑새 모델’은 시설운영자의 이용자에 대한 평등의 관점에서 출발된 시설장애인에 대한 인권보장을 실천하는 계획이다. 중장기 계획에 의해 우선 체계적 시설운영을 위한 “가온 현행 예규칙집”을 전체 직원들의 협력으로 1년 만에 완성하였다. 전체 직원들의 형식적이지 않은 실질적 참여를 통하여 전문 포함 5개 분야(설립․운영․철학, 과학경영, 장애인 복지, 직원복지, 지역사회복지)를 담은 방대한 운영규정집이 완성 ․ 시행되었다.



  가온 중장기 발전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시한번 전체 직원의 참여가 필수적이었다. 가온중장기 발전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5개 위원을 구성하고, 전체 직원이 각자 희망하는 영역을 선택하여 사업을 수행하기로 하였다.


  첫째, 과학경영위원회는 기관 운영의 절차 ․ 원칙 결정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실천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관운영체계를 마련하고, 둘째, 통합지원위원회는 종합적 서비스 지원을 통한 거주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체계 마련과 실천을 맡았고, 셋째, 장애인인권․행복위원회는 거주 장애인의 인권과 행복추구를 위한 보장체계와 실천을 담당하였고, 넷째, 직원복지위원회는 안정된 근무환경과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복지 체계를 담당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위원회는 지역사회와의 상호협력관계 구축과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한 분야를 담당하였다. 장애인식개선과 시설개방사업 등 시설이 먼저 지역사회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시설 장애인에 대한 동일한 인격체로서의 대접, 장애인이 사람답게 사는 행복한 시설에 대한 변화의 바람은 시설 운영자의 사고의 전환으로 출발하여 전체 직원들의 참여로 이렇게 시작되었다.



▣ 가온장애인인권 ․ 행복위원회란?


  『가온의 참주인은 장애인이다.』 가온현행 예규칙집 전문에 나오는 첫 구절이다. 다시 말해 가온장애인인권․행복위원회는 가온 거주 장애인이 시설이나 직원 또는 운영자나 정부정책이나 보호자, 지역사회로부터 부당하지 않게 대접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옹호하는 “장애인 지킴이 조직”이다. 가온장애인인권․행복위원회는 직원 11명과 거주 장애인 대표 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율적 신청에 의해 인권위원으로 활동한다.



▣ 가온장애인인권 ․ 행복위원회 사업


   가온 인권위의 인권보장사업은 ‘인권보장 사전 예방사업’과 ‘인권침해 사후 복구 구제 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인권보장 사전 예방사업은 미약한 의사소통과 인지장애로 인해 선택과 결정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시설 거주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직원 인권교육과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여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한 능력을 고양하기 위한 장애인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직원에 대한 인권교육은 그동안 장애인을 응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장애인들에게 심각한 인권침해가 되었는지에 대해 깨닫게 하는데 매우 큰 효과가 있었다. 또한 장애인 인권교육은 그 동안 불만이 있거나 억울해도 호소할 곳 없이 묵묵히 당하기만 했던 자신들의 처지가 부당했음을 이해하고, 권리구제 방법과 요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게 하여 억압받지 않고 생활활 수 있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결과는 가온 거주 장애인의 표정과 언어와 요구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가온장애인인권․행복위원회의 사업의 세부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사전 예방사업


   ☞ 인권상황 실태조사 : 연 1회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하여 기관 내 인권상황을 파악하며 인권보장을 위한 필요한 사업 제시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 인권교육 사업 : 인권교육은 매년 직원 인권교육과 장애인 인권교육으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교육은 매년 12명을 대상으로 2그룹으로 나누어 1개 그룹 당 6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먼저 직원 인권교육은 분임토의, 인권에 대한 개념 이해 등을 시작으로 지적장애인의 인권보장을 위한 실천 방법을 규정하고 실천하는 실제적인 교육이 진행된다. 장애인 인권교육은 인권영화 관람, 인권관련 행사 참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권을 접하도록 하는 형태에서, 2007년부터는 직접적인 인권의 내용과 실천을 위한 방법, 역할을 알아가는 교육으로 발전하였다. 문자해독이 어려운 지적장애인에게는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교재와 교구, 교육 진행 매뉴얼을 제작하여 보다 알기 쉬운 교육을 진행하였다.
  “알지 못하는 권리는 주장할 수 없다.” 라는 주장과 같이, 인권교육은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필수조건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온의 지속적인 인권교육은 시설 거주 장애인의 권리 즉 인권을 알아가는 수단이 되었고, 사람답게 사는 공간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1인 담당제 : 1인 담당제 사업은 가온의 모든 장애인에게 보호자, 직원 외 평생 보호 및 지원담당자를 지정해줌으로써 입소 중 뿐만 아니라 퇴소 후에도 지적장애인의 권리가 보장 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현재 가온에서는 자립생활을 희망한 2명의 장애인이 퇴소하게 되었고, 1인 담당제 사업 추진을 통하여 퇴소 장애인의 권리옹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홍보 및 보급화 : 인권보장 활동에 있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지적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동등한 인격체로 인식하는 것이다.
  인권 세미나 개최, 인권캠프 참여, 인권마라톤 대회 참가, 인권영화제 관람 등 인권 관련 행사에 가온 장애인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주류사회 구성원인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특히 지적장애인에 대한 편견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 참여를 통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시설운영 예규칙집 및 인권운영 사례를 홍보 및 보급하여 다중이용시설 관련기관에서 인권관점에 의한 사회복지실천이 가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2. 사후복구 사업


   사후복구 사업은 이미 훼손된 권리에 대해 가해자에게는 반성의 기회를 주고, 피해자에게는 훼손된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사업이다.


  
▣ 향후 방향  및 다짐


   현재 가온장애인인권․행복위원회는 직원과 거주 장애인 대표 1명으로 구성되어 시설장애인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본인들이 직접 권리를 알고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때 진정 권리를 지킨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 시설에서의 정상적 인권 지킴은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눈과 귀와 입으로 자신들이 불편하고 억울한 것을 찾아서 요구할 수 있어야 하며, 시설은 그들이 찾은 권리를 인권적 관점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들을 통한 “인권지킴이단”이 필요하며 가온은 7월 중순 발대식을 앞두고 있다. 인권지킴이단은 거주 장애인의 대변자, 옹호자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또한 장애 가족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권 민감성이 높아야 장애자녀나 형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를 지원하기위해 가온에서는 하반기 장애 보호자(부모형제자매)에 대한 인권교육 또한 계획하고 있다.


가온의 시설 거주 및 이용 장애인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사업의 성과는 장애인의 표정과 행동과 말에서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어두웠고 표정 없던 얼굴에는 웃음과 생기가 돌고 있으며, 수동적이고 기운 없던 행동은 활기차고 능동적으로 변화되어가고 있으며, 자신의 욕구를 당당히 요구한다는 점에서 그 성과를 엿볼 수 있겠다.


  특히 인권보장 사업을 통한 가장 성공적 성과로는 자신들에게 지원되는 서비스에 대해 기획단계에서 계획 그리고 실행과 평가에 반드시 장애인 자신들의 참여로 선택과 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과 참여를 이끌어낸 것은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으며, 또한 지역주민, 자원봉사자, 후원자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도움을 주는 대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행자로 여기게 되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가온의 참주인은 장애인이다.』 라는 전문의 선언과 같이 가온 거주 및 이용 장애인의 삶이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과 결정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우리나라의 모든 장애인과 시설을 이용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지켜주는 그날까지 담판한이 되어 활동할 것을 다짐합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9년 07월호(제1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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