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08-01   946

[동향3] MB정부의 서민생활안정 대책 비판


MB 정부의 서민생활안정대책 비판



백승호(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들어가며



2009년 6월 30일 정부는 이른바 서민생활안정대책을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서민금융, 보육과 교육, 의료복지, 주거복지, 영세상인, 여성의 여섯 개 분야 15개 과제가 포함되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과제들이 제시되어있다.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 취급기관 확대, 영유아 가구 절반에 무상보육실시, 서민 학자금 대출이자 최대 1.5%p 추가인하, 지역보험료 월 1만원 이하가구에 대한 1년간 보험료 절반경감, 암환자 본인부담률 5%로 인하, 중산층 탈락 9만가구에 긴급복지지원, 3자녀 서민가정 국민임대 우선공급물량 10%로 확대 및 전기요금 20% 인하, 최저소득계층 국민임대주택 임대료 16% 인하, 도시서민 밀집지역 현대식 공동화장실 설치, 대기업 마트의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사전조정협의회’ 추진, 재래시장 전용 상품권도입, 경력단절 여서에 대한 직업훈련과정 확충



그리고 이러한 대책에 대한 지원규모를 2조원 정도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 재원은 온전히 새롭게 추가되는 재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핏 보기에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기위해 MB 정부가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보여 질 수 있다.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보다는 나으니 현 정부에서 이정도 수준의 서민생활안정대책이면 크게 인심을 쓴 것이라 생각든다. 하지만 이 대책에는 왠지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 서민생활 안정에 대한 철학 그리고 국가운영전략으로서 복지정책이라는 측면에서 필자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번 대책을 결론적으로 평가하면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임시방편적 대책이며, 국가가 책임을 지고 서민생활안정을 안정시키겠다는 비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있게 이끌어가야할 정부의 섬세하고 장기적인 국가운영전략으로서도 낙제점이라는 점이다.



임시방편적 서민생활안정대책



그렇다면 필자는 왜 MB정부의 이러한 서민생활안정대책에 대해 이렇게 회의적인가? 먼저 MB정부의 이번 대책에서 주요한 정책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참고: 이진석, 2009; 참여연대 논평, 2009.7.1).


첫째, 무상보육확대 대책이다. 영유아(0-4세) 가구 절반에 무상보육을 확대하고, 차상위계층까지 24개월 미만 아동에 월 1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급하겠다는 발표는 아주 미흡한 수준이지만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그동안 다양하게 논의되고 실행되어왔던 저출산 대책의 연속성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이번 대책은 미흡하기 그지없다. 미취학 아동 전체에 대한 무상보육과 보편적 아동수당의 도입이 필요하다.



둘째, 의료복지 대책이다. 정부는 희귀난치성질환자 및 암환자에 대한 본인부담률인하, 월 보험료 1만원 미만 저소득층에 대한 1년간 보험료 50% 경감 대책 등을 발표하였다. 의료복지 분야야 말로 서민들의 생활고와 밀접한 관련이있는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책은 건강보험의 근본적인 문제는 피해가고 있는 대책이다. 다음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표준진료를 받은 백혈병 환자의 발병 첫해 본인이 직접 부담한 비용(선택진료비, 법정비급여, 법정본인부담금의 합)이 4,100만원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이진석, 2009) 현실에서 본인부담율 인하 및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경감은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200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시민들이 부담하고 있는 건강보험료는 약 19조원이고 민간의료보험료는 10조원에 이르며, 민간의료보험료로 지출하는 금액은 본인부담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비용이다(이진석, 2009). 이러한 왜곡된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의료민영화 정책을 MB 정부는 강력하게 추진할 기세다. 보건의료분야에서 정부의 서민생활안정대책이 미봉책이라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왜곡된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야 말로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하겠다.




출처: 이진석(2009). 획기적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와 전면적 보건의료개혁 운동.



셋째, 주거복지 대책이다. 주거복지 대책 역시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어 보인다. 사실은 주거복지를 실현할 정책적 의지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MB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의 제한 없이 허용하였다. 그 결과 하향안정세를 보이던 부동산가격이 불과 1년 사이에 2006년 최고점 수준으로까지 급상승하고 있고 투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집값상승, 투기억제의 효과적 대책인 분양가상한제 폐지입법 등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공공임대아파트에서의 강제퇴거나 각종 개발 사업으로 인한 강제철거 위기에 몰린 주거 빈곤층에 대한 주거복지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가 저소득층의 소득수준에 비해 턱없이 높아 임대료를 연체하거나 입주를 포기하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책도 나와야 한다.



넷째, 88만원 세대를 위한 대책이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학부모의 소득은 감소하고 대량의 휴학사태가 점점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단지, 학자금 대출이자를 조금 낮추고 등록금을 학기내에 나누어 내는 분납제도만으로는 학생, 학부모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부담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동안 기초법수급 가구의 대학생들이 장학금으로 받았던 등록금 혜택은 대출금으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섯째, 기타 대책들을 살펴보면 역시 서민생활안정과는 매우 거리가 있어 보인다. 대기업마트의 SSM 진출규제 관련해서는 진입허가제, 품목, 영업시간 규제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터주고 적용범위의 지나친 제한으로 사실상 사문화되어 버린 상가임대차보호법도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자영업자들의 임대보증금 보호, 임대기간 보장 등의 실질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기침체기에 실업대책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의 유효창출정책으로 내수를 확대, 유지하려는 경제정책이 필요하며, 자영업자 실업에 대하여도 생계비를 지원할 수 있는 실업부조제도 도입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정책의지는 있는가?


이상으로 서민생활안정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비판적으로 살펴보았다. 필자가 이번 MB 정부의 서민생활안정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이유는 서민생활안정과는 전혀 거리가 먼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점이 한 가지 이유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MB 정부에서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정책의지를 전혀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2010년 예산안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2010년 정부총지출 예산 요구안은 아래 표와 같다. 이 예산안에 따르면, 2008년의 301.8조원보다 2010년의 지출규모가 3.3조원 감소하였다. 이는 총지출을 줄이는 긴축요구안이다(오건호, 2009).


























<표 1> 2010년 정부총지출 예산요구안


(단위: 조원)


구분


2009


2010


본예산(A)


추경(B)


요구(C)


C-A (%)


C-B (%)


총지출


(증가율)


284.5


301.8


298.5


14.0


(4.9)


△3.3


(△1.1)


– 2009년 6월 30일까지 50개 중앙관서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요구서 기준.


– 출처: 기획재정부, “201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요구 현황” (2009.7.9).



보건복지노동부문 예산안은 어떠한가?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2010년 보건복지노동분야 지출액은 82.1조원으로 GDP 대비 약 8% 수준이다.



<표 2> 보건복지노동 분야 2010년 예산 요구안

























구 분


‘09년


‘10년


증감


본예산


(A)


추경


(B)


요구


(C)


‘09대비


(C-B)


%


5. 보건·복지·노동


74.6


80.4


82.1


1.7


(2.1)


– 출처: 기획재정부, “201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요구 현황” (2009.7.9).



이는 OECD 국가의 GDP 대비 평균지출액 21%와 비교하면 1/3 수준이다. 서구국가들이 1인당 GDP 1만5천-2만 달러 수준이었던 1990년과 비교해도, 현재 비슷한 GDP 수준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지출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즉, 한국의 경제규모가 작기 때문에 사회복지지출이 작은 것이 아니다. 정부의 복지에 대한 정책의지의 부재가 그 원인이라 하겠다.




<표 3> 1인당 GDP 수준과 서구 국가들의 사회복지지출 비교









































국가


1인당 GDP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미국


23,064


13.2


영국


16,455


17.4


스웨덴


18,997


30.5


노르웨이


18,229


22.3


네덜란드


17,895


25.4


독일


20,875


21.9


프랑스


17,926


25.2


덴마크


18,227


25.5




그럼에도 불구하고 MB 정부에 들어서면서 위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2009년 대비 2010년 예산 요구안은 1.7조원, 2.1% 포인트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소비자물가상승률 3%를 가정한다면 0.9%가 감액되는 지출이다(오건호, 2009). 또한 내년 복지예산 증가분 1.7조원은 거의 대부분이 국민연금의 자연증가분이 차지한다. 즉 국민연금 지출액은 올해 7.7조원에서 내년에 9.2조원으로 1.5조원이 증가하며,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등의 자연증가분을 고려하면 다른 분야에서의 대폭적인 복지지출 삭감이 예상된다(오건호, 2009). 그 신호탄으로 최근 정부는 추경예산에서 기초법 예산을 삭감하였다. 서민생활안정을 위해 재원을 대폭 확충해도 부족한데 축소하면서, 서민생활안정을 전면에 내세우고는 것이 정치적 수사임을 눈먼 장님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가며


이 글을 마무리 하며 MB 정부의 복지전략에 대해 간략히 언급할 필요가 있다. 복지전략이란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전략을 고려한 분배전략으로서 국가운영전략이라 할 수 있다. 복지를 통해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복지전략이 요구된다. 여기에는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 것이며, 복지제도가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게 하기위해서는 어떠해야하는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이러한 복지제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어떻게 제도가 구성되어야하는지” 등에 대한 매우 세밀하고 면밀한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하지만 MB 정부의 복지전략은 이러한 고도의 국가운영전략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찔끔 찔끔 시늉하기 복지”를 넘어서고 있지 못하다. 임시방편적이며,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을 뿐, 장기적인 국가운영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낙제점이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4대강도 살려야하고, 부자 감세도 해야하는 등의 이유로 복지분야로 지출되는 재원이 MB 정부의 입장에서는 낭비적이고 소비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단언하건데 복지축소로는 결코 경제를 회생시킬 수 없다. 지금은 더 많은 세금을 통해서 복지를 확대함으로써 소비를 진작시키고, 진정으로 서민생활은 안정시키는 것이 경제회생의 지름길이며,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참고문헌


오건호(2009). 2010년 MB 예산 요구안 비판. 사회공공연구소.


이진석(2009). 획기적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와 전면적 보건의료개혁 운동.


참여연대(2009. 7.1). 논평: 정부의 서민대책, 여전히 많이 미흡하다.

월간 <복지동향> 2009년 08월호(제1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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