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0 2010-11-10   1991

[심층6] 정부의 2011년도 장애인복지예산안 평가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Ⅰ. 들어가는 말


   지난 10월 정부는 다른 예산안과 함께 내년도 장애인복지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정부의 모든 예산안이 그러하겠지만 장애인복지예산안은 정부가 펼치고자 하는 장애인정책의 기획안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획안의 의미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예산항목의 구성비중과 증감률, 그리고 전체 예산액의 규모 등을 통해 추론해볼 수 있다.
   여기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둘러싸고 가장 논란이 많고 또 장애인정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복지예산을 중심으로 내년도 정부의 예산안에 대해 살펴본다.


Ⅱ. 2011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의 개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기준으로 볼 때, 2011년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복지 지출예산은 8,044억원으로 2010년 예산 6,562억원에 비해 1,482억원이 증가하여 증가율은 22.6%에 이른다. 그리고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예산(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기준)에서 장애인복지 지출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의 4.6%에서 2011년 5.3%로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표 1> 2011년도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 지출예산(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기준, 단위: 백만원)
































‘10예산


(A)


‘11예산(안)


(B)


증감액


(B-A)


증감률


(%)


D/C (%)


2010년


2011년


복지부 사회복지예산 (C)


14,275,740


15,268,654


992,914


7.0




장애인복지예산 (D)


656,216


804,423


148,207


22.6


4.6


5.


   내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장애인복지 지출예산의 증가율 22.6%는 보건복지부의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증가율 6.0%보다 상당히 많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것처럼 보이는 장애인복지예산 증가율의 대부분은 장애인연금예산의 증가에 의한 것인데 내년도 장애인연금예산은 2,887억원으로 전년도의 1,519억원에 비해 1,368억원이 증가하여 장애인복지예산 총 증가분 1,482억원의 92.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뒤에서 보겠지만 장애인연금예산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장애인연금제도 도입시기에 따른 수치상의 차이로 그런 것일뿐 도입시기를 감안하면 장애인연금예산은 사실상 감소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따라서 내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의 실질적인 증가액은 114억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표 2> 2011년도 장애인복지 지출예산의 주요 항목(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기준, 단위: 백만원)>








































































































’10년 예산


(A)


’11년 예산


(B)


증감액


(B-A)


증감률


(%)


구성비 (%)


2010년


2011년


총계


656,216


804,423


148,207


22.6




장애수당 및 장애연금


353,711


390,235


36,524


10.3


53.9


48.5


장애수당(장애아동수당 포함)


201,792


101,511


△100,281


△49.7


30.8


12.6


장애인연금


151,919


288,724


136,805


90.1


23.2


35.9


장애인등급심사제도 운영


7,350


15,300


7,950


108.2


1.1


1.9


장애인사회활동지원


185,657


247,373


61,716


33.2


28.3


30.8


장애인사회활동지원


134,770


115,154


△19,616


△14.6


20.5


14.3


장애인활동지원제도(신규)



77,658


77,658


순증


0.0


9.7


장애아동가족지원


50,887


54,561


3,674


7.2


7.8


6.8


장애인생활시설확충


37,459


56,835


19,376


51.7


5.7


7.1


장애인일자리 지원


20,430


27,293


6,863


33.6


3.1


3.4


   내년도 장애인복지예산 중 구성비중이 높은 항목으로는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 등으로 구성되는 소득보장과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바우처제도 등으로 구성되는 장애인사회활동지원을 들 수 있다. 내년도 장애인소득보장 예산은 3,902억원으로 장애인복지예산의 48.5%를 차지하며, 장애인사회활동지원 예산은 2,473억원으로 장애인복지예산의 30.8%를 차지한다. 이 두 사업의 예산은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예산의 79.3%로 2/3 이상에 해당한다. 과거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예산에서 소득보장사업이 2/3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예산은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도 장애인복지예산 중 예산증가율이 높은 사업으로는, 장애인등급심사제도(108.2%), 장애인연금(90.1%), 장애인생활시설기능보강사업(51.7%), 장애인일자리지원사업(33.6%), 장애인사회활동지원사업(33.2%)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이 중 장애인연금예산의 증가율 90.1%는 회계수치상의 증가이며 실질적으로는 감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Ⅲ. 2011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의 문제점


1. 장애인연금 예산의 사실상 감소


   내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의 사업별 증가율을 볼 때 장애인연금예산은 무려 90.1%나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는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장애인연금제도의 도입 시기에 따라 나타난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즉, 장애인연금제도는 올해 7월부터 지급되었으므로 2010년 예산에서는 6개월분만 편성되었고 그리하여 그 금액이 1,519억원이었던 것인데, 올해는 이것이 1년분으로 편성되어 금액이 2,887억원으로 편성된 것이다. 작년도의 6개월 예산분이 만일 1년분으로 편성된 것이었다면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그 금액은 3,038억원이 되는 것이며 이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도 장애인연금예산은 5% 가량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제도 시행 초기에 다소 비용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내년도 장애인연금예산이 증가했다고는 결코 볼 수 없다.
   이처럼 장애인연금 예산이 사실상 감소함에 따라 장애인연금 대상자도 32만 6천명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되었고 부가급여액도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기초수급자 6만원, 차상위 5만원)으로 동결되었다. 부가급여액을 동결한 것은 2010년 장애인연금법안 심사시 부대결의를 통해 부가급여액을 중증장애인의 월평균 추가비용인 20만 8천원까지 단계적으로 상향시킨다고 합의한 내용마저 이행치 않는 것으로 대국민약속 위반이다.
   또한, 정부는 올해 장애인연금을 도입하면서 장애수당을 축소하였는데 2011년 예산에서도 장애수당을 크게 감소시켰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장애인연금 예산을 사실상 감소시키고 장애수당은 축소시켜 장애인소득보장의 비중을 축소시켰다.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예산에서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에 53.9%였으나 2011년도 예산안에서는 48.5%로 감소하였다. 이처럼 소득보장의 비중이 감소한 것은 장애인사회활동지원사업의 예산비중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라 볼 수도 있지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그것을 적절한 수준으로 도입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 볼 수도 있다.


2. 장애인정책을 왜곡시킬 장애등급심사제도 강화


   내년도 예산에서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로는 장애등급심사제도 예산을 크게 증액시킨 점이다. 정부는 2010년에 73억원으로 편성되어 있던 장애등급심사예산을 2011년에는 79억원이나 증액시킨 153억원으로 편성하였다. 장애등급심사 예산은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예산증가율이 무려 108.2%로 신규사업을 제외할 때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음. 게다가 장애등급심사제도의 강화는 단순히 153억원의 효과만 갖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몇 배가 더 큰 효과와 장애인정책 전반을 왜곡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애등급심사의 강화로 인해 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중증장애인들이 그나마 받던 혜택마저 받지 못하게 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또한 이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재심사 신청을 꺼리는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애계에서는 장애등급제의 폐지 등을 계속 요구해 왔으나 정부는 이에 대해 예산제약 등을 근거로 장애등급제와 강화된 심사제도의 유지를 고수해왔으며 이를 2011년도 예산에도 반영하였다. 하지만 장애등급심사제도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내세우는 논리는 근거가 희박하다.
   장애인정책에서 정책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장애등급제여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근거가 박약한 것이다. 현행 장애등급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장애등록과정에서 의학적으로 판단된 장애등급을 거의 모든 장애인복지혜택의 수급자 선정기준으로 직접 사용한다는 데에 있다. 의학적 판단기준이 그야말로 의학적으로 객관적인지도 의심스러운 터에 소득보장이나 활동보조와 같이 의학적 기준이 적용될 이유가 별로 없는 제도에도 장애등급을 적용하는 정부의 현재의 태도가 잘못된 것이다. 물론, 장애등급판정을 허위로 하는 사례가 있지만 이 역시 장애등급과 복지혜택을 직결시키고 있는 현행 제도의 유인체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은 장애등급제를 유지하느냐 혹은 그것을 강화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원에서 접근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도적 유인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정부는 장애등급심사제도 예산을 전년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액수로 편성함으로써 잘못된 유인체계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장애인 개인들에게 전가하고 더 나아가 장애인연금제도의 대상자를 축소 내지 동결시키고 있으며 사회적 모델을 지향해야 할 장애인정책의 방향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장애인연금 예산의 사실상의 감소가 장애등급심사제도의 강화와 연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3. 자립생활과 거리가 먼 활동지원제도


   정부는 내년 11월부터 기존의 활동보조제도를 확대한 형태로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신규 도입키로 하고 그 예산을 2011년도에 776억원을 편성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의 활동보조 외에 방문간호, 방문목욕, 주간보호 등의 서비스가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통해 제공될 계획이다. 그런데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활동지원제도는 당초 이 제도의 근원이 되었던 자립생활운동의 이념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말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활동지원제도는 원래 자립생활운동에서 연원한 것으로 이에 대해 정부가 지원을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장애인들의 독립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지원과 함께 자립생활의 이념이 살려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활동보조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자립생활에 개입한 이후로 많은 장애인들이 대상자에서 탈락하는가 하면 서비스 시간이 축소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정한 바 있다. 내년도 예산에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예산으로 776억원이 편성되었지만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활동보조서비스에 관련된 직접지출액은 346억원이며 이는 장애인 1인당 월 69만 2천원 수준으로 이것으로는 여전히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의 부족문제를 극복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활동지원제도의 도입과 함께 추가된 서비스도 방문간호, 방문목욕, 주간보호 등인데 활동지원제도의 대상이 되는 장애인들이 이러한 서비스도 필요로 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사회활동지원제도는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제도라기보다는 요양을 지원하는 제도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이러한 제도 자체의 문제점 외에 이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장애인연금 예산이 제약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활동지원제도의 조기도입과 장애인연금액의 상향을 놓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활동지원제도의 조기도입이 친서민정책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에 따라 장애인연금의 상향을 연기하였다고 한다(에이블뉴스, 2010.10.2). 이는 정부가 9월경만 해도 장애인연금의 부가급여를 내년에 인상하는 안을 가지고 있다가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부가급여인상안을 포기하고 이를 동결하는 쪽으로 안을 급선회한 데서도 추론할 수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장애인연금은 제도의 취지가 다르므로 이 두 제도를 놓고서 어느 한 제도의 도입이 다른 제도의 확대를 저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4. 단가를 동결한 장애인일자리 지원사업


   내년도 장애인복지예산에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는 장애인일자리 지원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의 2011년도 예산은 27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3.6%로 크게 증가하였다. 하지만 이 사업에 속하는 장애인행정도우미와 장애인복지일자리 그리고 경로당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사업의 지원단가는 올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되었고 지원인원만 증가시키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이는 자칫 장애인을 값싼 보조인력으로 고착시키고 나아가 장애인은 값싼 일자리를 주어도 된다는 그릇된 편견을 조장할 수도 있으므로 지원단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Ⅳ. 나가는 말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그 재정투자방향으로 첫째, 일을 통한 능동적 복지 구현, 둘째, 촘촘하고 효율적인 사회안전망 구축, 셋째,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넷째, 보건의료의 공공성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장애인복지예산은 이 네 가지 원칙 중 첫째의 능동적 복지 구현과 둘째의 촘촘하고 효율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에 관련된다.
   기본적인 복지혜택이 아직도 미비한 우리나라의 장애인정책에서 사회안전망 구축보다 능동적 복지가 첫째의 재정투자원칙으로 내세워져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백보를 양보하여 탈산업사회 등 경제구조의 변화를 감안하여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에 관련된 장애인일자리지원사업은 지원단가를 동결하는 것으로 편성되었다. 그리고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노동부 소관의 장애인고용촉진기금 예산은 올해에 비해 내년에 감소되는 것으로 편성되었다. 이것은 이 정부 스스로가 말하는 능동적 복지와도 조화롭지 못하다.
   더욱이 기본적인 복지혜택의 확충과 관련된다고 볼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에서도 장애인연금 예산은 사실상 축소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러한 장애인연금 예산의 축소가 새로 도입한다는 장애인사회활동지원사업의 조기 도입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 정부가 말하는 촘촘하고 효율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은 예산에 의해 제약당하는 사회안전망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고 하겠다. 게다가 의학적으로도 객관적이라고 결코 볼 수 없는 장애등급을 각종 복지혜택과 직결시키고 있는 현행 제도의 잘못된 유인체계를 그대로 두고서 장애등급심사제도를 강화한 정부의 선택은 문제의 근본을 외면한 채 그 부담을 장애인 개인에게 전가시키고 나아가 장애인정책 전반의 기조를 의학적 모델로 고착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장애인구의 증가와 장애인 권리의식의 향상 등 장애인정책환경의 변화에 걸맞는 예산안의 재조정이 국회의 심의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11월호(제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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