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05-27   2828

[동향4] 이명박 정부의 소리만 요란하고 속이 텅텅 빈 ‘깡통복지’, 온 세상에 울려퍼지다!

김진영│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교육국장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NO!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4월 20일은 정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입니다. 그래서 매년 4월이 되면, 너무 요란할 정도로 평소와는 다르고,  일상적이지 않은 풍경들이 펼쳐지곤 합니다.

관심도 갖지 않던 주요 TV프로그램에서 장애인관련 프로그램을 연일 틀어주고, 폭력이나 사기 등 범죄가  아니면 다뤄지기 힘든 뉴스의 단골 주제로 장애인관련 이슈가 방영되기도 합니다.
정치인들은 어떤가요? 마치 1년 364일 몰아두었던 헌신과 봉사의 정신을 ‘기회는 이때’라고 뽐내듯 장애인시설과 보호작업장 등을 방문해 눈물과 콧물을 짜내며 목욕봉사를 하거나, 청와대로 초청해서 만찬을 베풀고, 큰 체육관 하나를 빌려서 장애인행사를 화려하게 진행하기도 합니다.
 
작년 이명박 대통령은 장애인 보호작업장을 방문한 뒤 라디오 방송에 출현해 ‘코 끝이 찡했다. 일 할 수 있는 장애인은 일할 수 있게 해주고, 일할 수 없는 장애인을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주겠다’라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영부인, 국회의원들이 1년에 단 하루,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에 장애체험 행사나 장애아동 초청행사를 한다고 해서 1년 365일 장애인의 권리를 빼앗긴 삶, 고통과 죽음으로 내몰리는 삶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날 하루의 행사로 장애인에게 ‘보편적 권리,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려는’ 자신들의 행위에 면죄부를 받으려 하고, ‘장애인 복지’라는 그럴듯한 이미지 상품을 통해 정치적 선전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1년에 단 하루, 정치인과 대통령들의 떡고물과 립서비스로, 장애인의 권리가 일상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현실은 저 깊은 곳으로 파묻혀 지고 ‘우리나라, 이만하면 장애인도 살 만 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상야릇한 공식!

이 시혜와 동정으로 둘러싸인 단단하고 두터운 공식을 깨지 않으면, 차별적이고 야만적인 현실이 변화하는 세상, 하루살이 인생이 아닌, 1년 365일 장애인이 인권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매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여러 인권, 시민, 사회 단체들과 함께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을 구성해오고 있습니다.
420공투단은  장애인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자들에게 면죄부를 씌워주고, 사랑과 봉사의 이름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구조를 강화시키는 장애인의 날 모든 행사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3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장애인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사회구조를 알려내고, 장애인차별철폐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투쟁과 실천들을 진행합니다.

 

 

MB정부 이게 최선입니까?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희한한 대화방식과 대국민 사기극
불도저 대통령, MB가 말하는 국민과의 대화는 정말로 희한했습니다.
‘친(親)장애인복지’를 강조하고, ‘마음의 창을 열어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연금을 도입하겠노라’ ‘장애인활동지원법을 제정하겠노라’고 연일 라디오로 하는 대국민 연설에서 일방적으로 떠들어 대기만 할 뿐, 정작 그 권리의 주체인 장애인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꽉 막고 도무지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내용이 모두가 거짓이라니! 대국민에게 전하는 담화에서 이렇게 뻔뻔스럽게 거짓말도 잘 하는 대통령은 정말 ‘거짓말 종결자’라고 칭할 만큼 드물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온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예산 강행하느라, 장애인의 생존권과 직결된 장애인연금 도입 예산, 저상버스도입 예산, 탈시설 정착금, 활동보조 예산을 모두 깊은 강물에 포크레인으로 묻어버렸습니다. 장애인의 생존의 권리는 피눈물이 되어 차가운 강물에 흘러내려가 버린 것입니다.

장애인을 위해 도입한다며 대대적으로 MB정권의 공적으로 자랑했던 장애인연금은, 기존에 장애인에게 지급했던 장애인수당과 LPG차량지원금을 삭감하면서 이름만 바꾸고 돌려막기한 ‘껌 값’에 불과한 연금이었습니다.

MB정부식의 ‘마녀사냥’이 시작되다!
그 후에, 더 이상 삭감할 예산도 없고, 자신의 치적물로 투자할 몇 푼의 돈도 아깝다고 생각했을까요? 장애인의 복지예산을 더욱 쥐어짜서 다른 곳에 쓰기 위한 MB정부식의 ‘마녀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언론을 이용해서 ‘장애인 부정수급자’에 대한 보도를 통해 ‘감시 및 적발’의 중요성을 대대적으로 알려내기 시작했습니다. TV 뉴스와 신문에서는 장애인당사자가 자신의 장애를 속여서 장애인관련제도를 부정으로 수급하여 이용하거나, 장애인의 가족 및 지인이 장애인을 이용하여 지원금을 수급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대부분의 장애인이 ‘부정수급’을 하고 있어 쓸데없는 국비가 낭비되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너무나 강하게 심어줍니다.

마치 장애인이 예비범죄자라도 된 듯, 그나마 콩알만큼 있는 복지제도도, 권리로서 당당하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절대 부정수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제도를 이용해야만 하는 정말 심각한 장애인이다’라는 것을 본인이 끊임없이 입증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죠.

국가의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서 부정수급 등을 관리․감독해야 할 자신의 책임들을 장애인집단에게 뒤집어 씌우면서, 권리를 훼손하고 시혜적․잔여적 복지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정수급자가 그렇게 많다는 것은 장애인집단과 그를 둘러싼 가족들이 그나마 콩알만큼 있는 장애인복지혜택을 받지 않고서는 도무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소득보장과 활동보조제공, 장애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 지급, 장애인 가족에 대한 지원 및 상담, 의료적 혜택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굳이 ‘부정수급’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어쨌든 이명박정부는 장애인을 다시 심판대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무게를 재어 보며 저울질 하기 시작합니다. 전 세계에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장애등급제’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여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등급 재심사’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80년대부터 시행된 장애등급제에 대한 ‘낙인’이 수년간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기에 장애인으로 등록을 하고 1급,2급, 3급…6급까지 등급판정을 받아야했던 장애인들은,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전의 장애등록, 등급제는 장애인당사자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제로 시행됐다면, 이번에 MB정부가 시행한 장애등급재심사는 장애인복지서비스 대상에서 거르고 탈락시키기 위한 전제로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장애인 당사자들은 자신의 몸에 점수를 매겨서 1급부터 6급까지 등급을 나누는 것에 대해 마치 짐승이나 고깃덩어리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 같다는 인간적 존재로 가지는 본능적 거부감에 마주치게 됩니다.

게다가 특정한 복지서비스가 그 장애인의 삶에 있어서 필요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장애인을 1급에서 6급까지 획일적으로 점수를 매기고, 모든 제도의 제공 대상을 1급 장애인으로 한정하는 행정 편의적이고 무식하고 야만적인 절차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죠.
특히나 먹고, 자고, 화장실에 가고 하는 등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 활동보조서비스는 1급 장애인에게만 한정되어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재심사를 통해 1급에서 2급으로 탈락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장애인의 생존에 대한 막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즉, 정부가 전체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겠다고 선전포고한 ‘장애등급재심사’는 장애인들에게는 ‘생(生)과 사(死)의 여탈권’을 행사하는 죽음의 저울과 같았던 것이죠.
 

‘누가 우리에게 등급을 매기느냐?’

박정혁_중증장애인 글쓰기 모임 글테그

너희가 뭔데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느냐?
무슨 자격으로 사람을 소, 돼지 취급 하느냐?
한우 1등급, 장애인 1등급
어느 게 더 맛있을까 간보는 것이냐?

장애심사센터, 그 살벌한 도살장 앞에서
우리는 분노한다.
죽음으로 끌려가는 소, 돼지가 된 마냥
우리는 비참하다.
누가 우리들을 등급으로 나누느냐?
돈육 2등급, 장애인 2등급
질 좋은 육질인가 먹어보려 하느냐?

활동보조서비스, 장애인연금, 장애인 콜택시
1급 싹둑, 2급 싹둑, 3급 싹둑, 4급 싹둑
활보 예산 싹둑싹둑 장애연금 싹둑싹둑
등급강화 싹둑싹둑 요란한가위질
선무당 복지부의 사람 잡는 가위질

갈가리 찢겨진 장애민중 가슴에
분노의 파도가 밀려온다.
폭풍 같은 함성이 몰아친다.
누가 감히 우리에게 등급을 매기느냐?

 

민중을 죽음으로 내모는 MB복지는 ‘가짜복지’임을 고발하다!
MB정부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처러 민생, 친서민, 맞춤복지를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과 민중은 절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2011년 새해 벽두부터 기초생활수급비 43만원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었던 60대 노부부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일거리가 떨어진 어느 건설 노동자는 “장애를 가진 아들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했습니다.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게 있습니다.
내가 죽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동사무소 분들께 잘 부탁드립니다…”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자녀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대상에서 탈락한
발달장애아동의 아버지가 남긴 유서 중…)

이렇게 MB정부는 장애아동에 대한 모든 사회적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여, 장애아동의 부모를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이혼, 가족해체, 빈곤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또한 수 십 년간 자신의 인생을 빼앗기고, 감옥 같은 시설에서 짐승처럼 살아올 수 밖에 없었던 중증장애인이 비로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부르짖고 있지만, 정부는 장애인의 몸에 등급을 매겨 권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마땅히 권리로서 보장되고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할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본인부담금을 높이는 장애인활동지원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습니다. 장애인은 최대 15만원이나 되는 본인부담금을 감당할 수 없어 다시 시설로 돌아가야 하거나, 시설에 들어가기 싫다면 집에서 외롭고 차가운 죽음을 맞이해만 하는 것입니다.

MB정부가 소리만 요란한 ‘깡통복지’를 선전하며 텅텅 빈 깡통소리만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해서, 장애인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저 집에만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죽음의 벼랑 끝으로 떨어진다면 그건 너무 억울한 일이라는 것을, 기나긴 세월의 경험으로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중심으로 모인 장애인들은 이명박 정부의 복지가 거짓이고 가짜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알려나갔습니다. 장애인의 목소리로, 자신의 삶의 현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말입니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보편적 복지 쟁취! 3대 법안 제개정 투쟁으로!

 

2011년 420공투단의 주요 투쟁 목표는 ‘장애등급제 폐지! 보편적 복지 제도화!’ ‘부양의무제 페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자부담, 등급제한 폐지! 장애인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장애아동권리보장!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의 4가지로 요약이 됩니다.

2011년 420공투단의 투쟁도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가로막고 장애인을 가족의 부양대상으로만 규정하는 가족주의에 맞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그리고 장애등급제의 존폐여부를 결정지을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또 그동안 장애인복지 중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 투쟁 등 <장애‧빈곤층 민생 3대법안 제개정 투쟁>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현실 장애인운동이 ‘장애등급기준’과 ‘가구소득기준’이라는 장애인차별의 시스템 자체를 파괴하는 운동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차별의 낙인, 장애등급제 폐지하고 보편적 복지 제공하라!

장애등급제는 한국과 일본에만 고유한 것으로, 장애인을 장애가 중한 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분류하는 제도입니다.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의 등급에 따라 복지서비스를 결정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신체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활동보조서비스의 경우 1급 장애인만 신청할 수 있고, 장애인연금제도는 1급과 2급, 그리고 3급 장애인의 경우 한 가지 이상의 장애가 더 있는 경우 등으로 신청자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각종 감면제도 역시 장애등급에 따라 감면대상을 제한하거나 차등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으로서는 자신의 몸이 몇 등급이냐의 문제는 생존에 직결된 중대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애등급제의 문제는 다양한 차원에서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첫째, 장애인의 몸에 등급을 매겨 분류하는 것, 쇠고기나 우유에나 붙일 법한 등급의 낙인을 인간의 몸에 찍어놓고 분류하는 행위 자체가 장애인을 차별하고 모욕하는 것입니다.

둘째, 장애등급제는 장애를 ‘개인’의, ‘몸’의, ‘기능’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장애인차별의식을 고정화하고, 그 자체로 차별적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신체기능의 손상이 곧 사회적 장애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기능손상이 장애가 되는 것은 사회적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손상이 있는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사회 이다. 장애는 사회의 완전한 참여에서 불필요하게 고립되고 배제됨으로써 우리의 신체적 손상에 덧붙여 부과되는 것이다. 장애는 신체적 손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거의 또는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을 사회활동의 주류적 참여로부터 배제시키는 당대의 사회조직에 의한 불이익이나 활동의 제한을 말한다.” (분리에 저항하는 신체장애인 연합)

이미 70년대, 80년대부터 서구의 국가들과 UN, 세계보건기구 등에서도 장애를 사회적 관계로 규정하고 사회환경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정부는 오히려 오로지 의학적 기준만으로 장애인의 몸에 1점, 2점, 3점씩 점수를 매겨 모든 복지서비스를 획일적이고 편협하게 제공하며  ‘당신의 몸에 문제가 있으므로 당신은 불행한 것이다’ 하는 폭압적이고 구시대적 이데올로기를 정당화 하려는 것입니다.

셋째, 1급은 되고 2급은 안되고 하는 따위의 장애등급에 의한 서비스 판정은, 가구소득기준과 함께 장애인의 권리를 예산의 범위내로 제한하고 규제하는 것을 합리적인 것처럼 왜곡하며, 장애인의 환경과 욕구를 무시한 획일적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한 것입니다.

장애등급과 복지서비스의 필요도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장애등급은 복지서비스필요도와 무관하게 몸의 기능만으로 판정되는데, 복지서비스의 필요도는 주요하게 사회환경적 요인에 의해 규정되고 변화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에 의해 2급, 혹은 3급이라는 등급의 주홍글씨가 새겨진 장애인이 이동할때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교육을 받을 때 어떠한 보장기구가 필요한지,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화장실에 갈 때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아이를 낳고 노동을 하고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어떤 고려가 되야 하는지에 대해서 MB정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수치대로 잘라내고, 그 수치의 상층부에 있는 장애인에게만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니까요.

발달장애인과 같은 경우에는 애초에 장애등급에 의한 구분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며, 다양한 입장차이로 갈라져있는 장애계와 학계에서도 장애등급제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가 되어 있을 정도로, 장애등급제는 장애인 차별의식과 구시대적 복지체계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정부는 폐기되어야 마땅할 장애등급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장애등급을 더욱 엄격하고 정확하게 매기겠다며 엄청난 예산을 들여 장애등급을 다시 심사하고, 기존에 등록된 장애인도 다시 등급을 판정받으라고 강요합니다. 장애인으로서는 당장 등급재판정을 받기위한 비용도 부담인데, 만약 등급이 하락이라도 하는 날엔 알량한 복지서비스마저 중단되어 생존의 위험에 처해지게 됩니다. 실제 등급이 하락되는 경우는 40%에 육박합니다. 복지를 늘여 장애인의 고통을 줄이는 대신 장애인수를 줄여 복지예산을 줄이기 위한 공포정치를 시작한 것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 투쟁의 핵심적 내용 역시 장애등급에 의한 대상제한 폐지에 있습니다. 몸의 기능만으로 서비스를 판정하고 권리를 박탈하는 장애등급제는 그 자체로 인권침해입니다.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는 것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장애인의 보편적 권리로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며, 규격에 인간의 삶을 끼워맞 추는 폭력적 행정을 폐지하고 개인의 삶의 환경과 욕구를 감안한 개인별지원체계로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새로운 전달체계를 만들기 위한 투쟁 입니다. 또한 장애등급제폐지투쟁은 그동안 장애인복지의 양적 확대를 위한 투쟁을 넘어, 장애인을 차별하는 구조를 파괴하고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인 것입니다.

 

가난은 가족의 책임이 아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하라!
지난해 가을,  “장애를 가진 아들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한 건설노동자의 사건은, 장애아동에 대한 지원대책이 얼마나 절실한지,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사각지대가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정기국회가 한나라당의 폭력적 날치기로 끝나면서 3대법안 제개정투쟁이 아무런 성과를 남기지 못한 지, 며칠도 되지 않은 새해벽두에 기초생활수급비 43만원만으로 살아갈 수가 없어 60대 노부부가 자살을 한 사건은 기초생활보장법 상의 최저생계비 기준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이고 민중의 삶을 고통으로 내모는 것인지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시행 11년째를 맞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부양의무자 기준이라는 악법으로 빈곤의 문제를 국가가 아닌 가족의 책임으로 전가시키고, 터무니없이 낮은 최저생계비 기준으로 인해 무려 410만명의 국민을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습니다.

2001년 한겨울, 최옥란 열사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요구하며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딱 10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더이상 가난한 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해서, 기초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처절한 생존권 투쟁이 될 수 밖에 없는 거입니다.

 

 2001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농성에 돌입하며..

저는 저의 텐트농성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정말로 저 같이 가난한 사람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더 이상 수급자들이 자살하거나 저 같이 자살을 생각하지 않도록 바뀌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 사회, 장애인 단체에 부탁드립니다. 비록 지금은 저 혼자 텐트농성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와 함께 하리라는 믿음으로 시작합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많은 단체들이 저의 투쟁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비록 경험은 많지 않지만 정부를 상대로 하는 투쟁에서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농성에 지지를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저의 투쟁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이 모두가 여러분들의 두 팔에 달려있습니다. 저는 분노를 표출한 것일 뿐입니다. 이 분노를 더 모아서 큰 힘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더 이상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유지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그럼 이후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수급자 최옥란 씀

 

2011년, 기초법 개정을 촉구하는 수급권자 증언대회에서

Q “내게도 꿈이 있어요. 나를 고치려 들지 말고, 사회를 고쳐야 되는 거 아닙니까?”
A 지금은 시설 안에서 수급자로 되어 있지만, 시설에서 나가면 부양의무자에 대한 재산을 다시 조사하기 때문에 수급자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중증장애인이 시설에서 세상 밖으로 나가서 살기 위해선 시설생활수급자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연계가 될 수 있도록 기초법이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자립, 돈이 없으면 포기해야 하는 건가요?”
A 30년 동안이나 떨어져 살았던 어머니에게 집이
있다는 이유로 제겐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집은 제 집도 아니고, 30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낮과 밤 없이 일하신
어머니가 몇 해 전 대출받아서 어렵게 마련한 집입니다. 이제 어머니는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건강이 악화되셨고, 이 집 외에 어머니가 갖고 계신
수입은 얼마의 국민연금과 다른 형제들에게서 받는 용돈이 전부입니다. “작년, 답답한 마음에 보건복지부에 하루에 수십 통씩 전화를 해댔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제도가 그렇다”, “기획재정부에서 돈을 안 준다. 장관님은 바쁘시다”, “장관님이 바뀌신 지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신다”는 변명만 늘어났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소통을 이야기 하던데, 가난한 장애인은 국민이아닌가 봅니다.

 

등급제한, 자부담 폐지!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하라!
서비스 대상자를 1급으로 제한하고, 본임부담금을 대폭 인상한다는 등의 이유로 장애계가 강력하게 반대했던 장애인활동지원법은, 작년말 국회에서 논의한번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날치기로 법처리가 되었습니다. 2011년 10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복지부는 또다시 장애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시행령, 시행규칙을 제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기존 활동보조서비스에 비해 대상과 예산 등이 확대된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 36만명중 고작 5만명에 불과한 사람에게 선별적이고 제한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신청자격을 1급장애인으로 제한하고, 연령제한을 두어 만65세가 되면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하락되도록 하고, 만18세 이하의 장애아동에 대해서는 아무리 장애가 중해도 서비스양을 성인의 절반으로 제한하고, 본인부담금을 월최대 15%로 대폭 인상하여 장애가 중한 사람일수록 더욱 불리하게 만드는 인권침해를 강행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복지부는 장애등급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서비스 신청자에게 장애등급재심사를 강요하고, 기존 활동보조서비스에서 형식적으로나마 존재했던 사회서비스의 공적 책임을 완전히 폐기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에 모든 사업의 운영을 위탁하고,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노인요양보호제도와 동질화시켜 노인요양보호제도에서 드러난 사회서비스 시장화의 폐해를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도 고스란히 전가할 음모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고용 등 노동조건에 대한 대책도 전혀 없고, 서비스의 질적 관리도 전혀 없이 시장경쟁에 내맡기려는 것입니다.

 

장애아동의 권리 쟁취!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하라!

장애아동은 이중적으로 사회적 약자이지만, 복지의 최우선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비장애아동중심의 아동복지법과 성인기 중심의 장애인복지법 사이에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어떠한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장애아동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부모에게 전가되면서 장애아동의 가족들이 경제적․심리적으로 극단에 내몰려 자살과 가족해체와 같은 비극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영유아 조기개입에서부터 의료지원과 발달재활 등의 서비스 등 장애아동과 가족에게 필수적인 복지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만들어 무려 121명의 국회의원의 공동발의로 국회에 상정하였으나,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한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법제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Q 장애아동과 그 가족을 위한 법이 없어요!
A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성인이 중심인 법이고, 아동복지법과
영유아보육법은 비장애아동이 중심인 법입니다. 장애아동과 그 가족의 생애주기에 맞는 체계적인 법률이 없으니 정부는 “나 몰라라”하는
상태입니다.

Q 뇌병변장애 자녀 3명을 둔 가족의 수입은 380만 원입니다. 이 가족은 어떤 복지를 받을 수 있을까요?
A
· 소득이 많아서 장애아동수당, 장애인자녀교육비지원, 장애아동 가족 아동양육지원사업 혜택에서 제외됩니다.
· 한부모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한부모가족 자녀 양육 및 교육비를 지원받지 못합니다.
· 6만 원을 내면 22만 원 분량의 재활치료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장애 1등급이 아니기 때문에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Q 이혼하고, 직장 그만두고, 아이 장애가 더 심해져야 지원받겠군요.
A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2011년 420공투단의 주요 투쟁 목표였던 3대법안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3대법안 핵심쟁점]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

소득이 전혀 없는 장애인이 부양의무를 질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생계비 수급자에서 제외하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해마다 하락하고 있는 최저생계비 현실화

장애인활동

지원법 개정

서비스 신청자격의 1급제한 폐지 => 장애등급제 폐지와 전달체계 개편

65세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연령제한 폐지

15% 정률제로 인상된 자부담 폐지

하루평균 6시간으로 제한된 서비스이용 상한제한 폐지 등

장애아동복지

지원법제정

보육지원체계 강화 및 의료‧돌봄‧가족지원 등 종합적인 장애아동 복지제공

가구소득 및 장애등급으로 제한되어 있는 장애아동복지서비스의 보편화

 

 

더 주어진 투쟁의 시간, 여전히 유효한 3대 법안 제,개정 운동

2011년 420공투단의 활동은 3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3대 법안 제, 개정을 위한 가열찬 투쟁으로 국회의원들의 동의기반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의 강경한 반대로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은 무산되었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과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의 문제는 6월 국회로 공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에 법 제, 개정의 문제를 무산시키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들도 부담이 되었나봅니다.

어쨌든, 우리에겐 투쟁의 시간이 더욱 주어졌습니다. 인간답게, 인간으로서 살기 위한 투쟁이기에 앞으로도 더욱 당당하고 힘차게 진행해나갈 것입니다.
그 길에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고 지지하리라 희망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주소 : (150-804)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3가 395-25번지 한얼빌딩 3층 3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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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폥녀대는 장애인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사회구조를 철폐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후원으로 이 사회의 장애인 차별을 철폐할 수 있습니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05월호(제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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