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08-11   1688

[편집인의 글] 민주주의와 복지제도의 발전

 

 민주주의와 복지제도의 발전

김원섭│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민주주의가 복지국가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지 않다. 어떤 이는 민주주의가 복지제도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정치가는 정치지도자의 선택권을 가진 다수 국민들의 복지향상을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이는 복지제도의 선구자들이 권위주의적 체제를 신봉한 사례를 들면서, 복지제도가 오히려 권위주의적 체계 하에서 더 잘 발전하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독일에서 사회보험제도의 도입도 권위주의 체계를 옹호하려는 비스마르크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하였다.

 

민주주의가 복지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흔히 스위스의 사례를 든다. 스위스는 알려진 대로 국민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정치적 의사결정을 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나라이다. 민주주의의 발전 정도를 국민의 의사결정권으로 측정한다면 스위스는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는 서유럽국가 중에서는 복지 후발국으로 분류된다.

 

스위스에서 직접 민주주의는 복지제도 확대에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지제도에서는 부유하고 건강한 사람보다는 가난하고 병약한 사람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데, 이들이 수적으로는 소수이기 때문이다. 재정적 부담은 그 반대이다. 복지제도에 대한 소수의 지지로는 직접 민주주의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민주주의를 통해 복지제도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모양이다. 어떤 방식으로 결론이 나든지 그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주의적으로 결정된 것이 다 바람직한 것도 아니고, 이번 선거가 복지와 반복지의 낙동강 전투는 더 더욱 아니다. 실제로 서울시의회/교육청 안은 매년 초중고생 85만 명에게, 서울시 안은 60만 명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재정적으로도 서울시의회/교육청 안은 2014년 기준으로 4092억이, 서울시 안은 3037억이 소요된다. 비용의 차이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투표비용이 아깝긴 하지만, 투표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복지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은 복지와 반복지의 대립을 벗어나 어떤 복지를 할 것인가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복지동향은 심층주제를 복지국가 만들기로 잡았다. 복지국가는 카리스마 넘치는 선하고 능력까지 있는 정치가에 의해 계획되고 건설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고통이 요구가 되고 이 요구에 우리 모두 동참할 때 쟁취되는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8월호(제1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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