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5 2025-11-01   70164

[기획5] 2026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노인복지 분야

 김형용ㅣ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2026년 노인복지 예산은 29조 3,161억 원이다. 이는 2025년 27조 4,412억 원에서 6.8% 증가한 것이나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 분야 예산 증가율 10.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에 노인복지 부문이 보건복지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3%로 소폭 감소하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노인복지 부문 예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0년 19.0%에서 매년 감소하여 이번에 최저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노인복지 부문에서 기초연금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더욱 낮다. 2026년 예산 증가분 1조 8,748억 원 중에서 기초연금 증가분이 1조 5,481억 원을 차지한다. 기초연금을 제외한 예산 증가분은 3,266억 원에 불과하며 이를 반영한 예산 증가율은 5.8% 수준이다. 노인인구 증가율이 매년 5%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예산 증가는 노인인구 수 증가에 따른 자연증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복지 예산 29.3조 원에서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부담금, 노인일자리 사업, 그리고 노인맞춤돌봄이 차지하는 비중은 98.7%이다. 일반회계 중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9.9%이며,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서 노인일자리사업과 노인맞춤돌봄이 차지하는 비중은 94.1%다. 즉 노인복지에서 이 네 가지 사회보장사업을 제외한 사업은 분석할만한 규모라고 보기 어렵다.

2026년에 주지할만한 변화는 일반회계에서 특별회계로 옮겨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사업이다. 노인복지 부문의 세 번째로 큰 규모인 이 사업이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전되면서, 노인복지 부문의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는 12개 사업 3조 1,5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2% 증가하였다. 보건복지부의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세출예산이 4조 4,620억 원이므로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사업(2조 3,851억 원)과 노인맞춤돌봄 사업(5,894억 원)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 특별회계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지자체에 자율적인 재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자율적인 예산 편성이 불가능한 국고보조사업을 편성함으로써 제도의 본래 취지에 무색하게 운용된다. 노인복지 사업을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전하는 것은 보건복지부 일반예산 부담을 줄이는 대신 지자체의 지역자율계정에도 포괄적 지방이양 없이 대응지방비만 매칭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국고보조사업을 투입하여 지방의 부담을 늘리는 모양새다.

수년 전부터 사회보장의 중앙정부 대규모 국고보조사업이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전되고 있다. 아동과 노인 그리고 장애인 돌봄과 같은 사회서비스 사업이 지방이양되는 것은 사무의 성격상 바람직하며, 이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포괄보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보조사업을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역자율계정을 두고 있는 취지에도 부합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전되어야 하는 사무성격에 대한 원칙이 없고, 지역자율계정이라고 하더라도 포괄보조 방식이 아니라 지자체보조(서울 30%, 지방 50%)와 민간경상보조(국비 100%) 방식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즉 현행 국고보조사업 제도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돌봄과 같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회서비스를 기능 이양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여전히 재정사업 수행에 따른 현 지침과 분담 구조를 모두 유지하면서 재원의 호주머니만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과도한 집권적 국고보조사업의 조정이라는 방향에서도 부합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자율계정으로 재원을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양에도 부합하지 않다.

세부사업 평가

기초연금

기초연금 예산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23조 3,627억 원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라 2026년 수급자 수를 전년 대비 42만 8천 명 증가한 778만 8천 명으로 산정하고, 이들에게 지급되는 기준연금액은 물가상승률 2.0%를 반영한 34만 9,360원으로 적용하였다. 평균 국고보조율이 84.4%이므로 지자체의 매칭부담은 약 4조 3,182억 원이며,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 13곳에 대한 추가지원금 548억 원이 편성되었다. 기초연금은 제도의 현상유지인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기초연금 제도 개선이나 향후 과제에 대한 언급이 없다. 국정과제 90번 ‘든든한 노후 보장을 위한 연금제도 개선’에서 저소득 노인의 기초연금 수령액을 합리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이 간략이 포함되긴 하였지만, 구체적 정책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에 내년 예산안은 과거의 추진계획도 반영하지 않았다. 예컨대, 2024년 심의·의결한 국민연금심의위원회의 연금개혁 추진계획이 무색하게 되었다. 이 계획에는 2026년부터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에게 기초연금액을 40만 원으로 우선 인상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고, 2027년에는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이 추진계획은 윤석열 정부 시기에 마련된 것이기는 하지만, 연금특위 운영(’22.8~’24.5) 및 공론화(’24.1~4) 결과 그리고 재정전망을 함께 고려해서 내놓은 정부 계획이다. 기초연금과 관련된 핵심 내용은 기초연금액 인상과 함께 생계급여 수급자에게 기초연금액 추가지급으로 현 노인세대의 빈곤 완화를 우선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6년 예산안에는 기초연금 인상, 수급자의 기초연금액, 지급대상에 대한 적정성 검토, 또는 지자체 재정여건에 따른 합리적인 국고 지원방안 등 기초연금에 대한 시급한 제도 개선 방안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예산 편성은 특정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적 선택이다. 기초연금이 노인의 빈곤의 감소를 목표로 한다면, 적어도 사회적으로 합의한 방향에 따라 대상과 급여액에 대한 합리적인 로드맵을 반영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 운영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운영은 전년 대비 618억 원 증가한 2조 5,849억 원이고, 증가율은 전년 대비 2.5%이다. 이 예산의 대부분은 장기요양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로 정해져 있는 법정지원금인데, 매년 그 기준을 보건복지부 스스로 미준수하고 있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58조 제1항은 국가가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해당 연도 장기요양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단에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서 ‘예산의 범위 안에서’라는 단서조항과 ‘예상수입액’ 그 리고 ‘상당하는’이라는 재량적 조항에 따라 법정지원금 20%가 항상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26년 예산에도 예상수입액은 ‘25년 113,396억 원의 예상수입액에서 2.3% 증가한 116,016억 원으로 산정되었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 보험료 수입이 2021년 이후부터 연평균 11.3%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보건복지부의 예상수입액이 얼마나 보수적으로 산정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적어도 새 정부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이러한 잘못된 예산편성 관행부터 시정할 필요가 있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사업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사업은 일반회계에서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전되면서 지역자율계정과 세종특별자치시계정,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계정으로 나뉘었다. 먼저 지역자율계정은 2조 993억 원으로 전년 일반회계 예산 대비 9.9% 증가하였다. 제주는 435억 원으로 16.1%, 그리고 세종은 113억 원으로 13.6% 증가하였다. 지역자율계정의 경우, 공익활동형 1조 1,204억 원, 사회서비스형 7,784억 원, 시장형 807억 원, 취업지원 18억 원, 노인일자리 담당자 인건비 1,179억 원이다. 예산 증액분은 일자리 수의 증가를 반영하며, 노인일자리 단가는 변화가 없다. 재작년 그리고 전년과 동일하게 공익활동형 일자리는 월 29만 원 그리고 사회서비스형은 월 63.4만 원으로 동결되었다. 다만 노인일자리 담당자 인건비는 증가하였다. 2025년에는 사업담당자 월급여 인상분이 3만 5천 원에 불과하였으나, 2026년에는 7만 1천 원이 인상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월급여 216.7만 원에 불과한 한시계약직 일자리라는 점은 여전하다. 한편 지역자율계정으로 기관 지원예산이 별도로 책정되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사업비 및 운영비 그리고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인력에 대한 인건비이며, 지원예산은 2,3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에 그쳤다.

노인일자리 사업 예산은 항상 일자리 질 그리고 사업에 대한 개선보다는 일자리 수 늘리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도 성과지표는 노인일자리 수 109만 명에서 115만 명으로 늘린 점 이외에는 다른 지점이 없다. 소득보장 성격이 강한 월 29만 원의 공익형 일자리를 어떻게 공익적으로 만들 것인지, 참여자의 경력과 욕구에 맞는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를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 전국 1,328개 수행기관이 담당하고 있는 우후죽순의 현 전달체계를 어떻게 투명하게 관리할 것인지, 무엇보다 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약 8천 명의 노인일자리 담당자의 직업적 고용안정성과 전문성을 향상시킬 것인지 등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완과 조치가 예산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2025년 예산이 69.7억 원 감소된 사업이었으나 2026년 다시 450억 원 증액된(9.3% 증가) 5,894억 원이 편성되었다. 이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서 ‘지역사회통합돌봄 대상자 및 장기요양, 돌봄, 의료·주거 등 서비스 확대’에 따른 조치로 볼 수 있다. 돌봄통합지원법의 2026년 3월 시행에 따라, 기존에 연계될 수 있는 주요 국고보조사업이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의 내용으로 퇴원 후 돌봄군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56억 원이 새롭게 편성되었고, 주거 인프라 연계 돌봄서비스도 전년 대비 105% 증가한 6억 원이 편성되었다. 전담 사회복지사 수 2,292명과 생활지원사는 36,667명은 재작년, 그리고 작년과 동일하다. 새롭게 투입되는 일자리는 없다. 그러나 인건비는 예년과 달리 증가폭이 조금 높다고 볼 수 있다. 전담사회복지사는 월 2,868천 원에서 2,969천 원으로 10만 원 인상되었고, 생활지원사는 1,563천 원에서 1,709천 원에 14만 원 인상되었다. 이 정도의 임금 인상을 반길 수는 없으나, 하위직 공무원의 처우 개선 노력과 함께 이와 비슷한 지위를 가진 사회복지 종사자 임금의 정상화를 위한 시작의 의미는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타 사업

상기한 노인복지 부문의 네 가지 주요 사업을 제외하면, 대다수 사업은 예산 규모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전국 약 7만 여개의 경로당에 지원되는 예산은 총액 889억 원에 불과하며, 136억 원의 노인보호전문기관, 490억 원의 장사시설설치, 245억 원의 노인요양시설 확충 등의 노인복지시설 지원 사업이 있을 뿐이다. 노인복지 부문에서 새 정부의 인프라 투자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예산규모가 15억 원에 불과함에도 의미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세부사업이 에이지테크 기반 고령친화산업 지원이다. 이는 사업시행 주체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고령친화 제조·서비스업 실태조사,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 조성 연구, 에이지테크 종합지원센터 확충,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제도 운영 등을 담당한다. 이 사업은 이미 2008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개소 이후 고령친화산업육성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다가 2024년 예산지원이 중단되었다. 센터는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제도 운영, 권역별 고령친화산업혁신센터 운영, 고령친화산업 정책 기반 강화를 위한 시장추계, 국가 R&D 기획‧운영 등을 진행하였으나, 예산 성격은 전액 센터 운영비로 볼 수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에서 고령친화산업 예산이 전액 폐지되었는데, 다시 부활한 것이다. 아마도 현 정부의 기술 성장 담론에 힘입어 에이지테크 기반 고령친화산업육성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다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치매관리체계구축은 1,849억 원으로 3.8% 증가 그리고 노인건강관리는 76억 원으로 3.4% 증가에 그쳐 현 상태의 유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치매관리체계구축의 핵심 사업내용인 치매안심센터 운영지원은 인건비와 사업비 인상률을 반영하여 4.0% 증가하였을 뿐이고, 노인건강관리의 경우 노인개안수술비 수요 반영에 따른 지원금 인상을 제외하면 해당 사업은 동결에 가깝다.

결론

2026년 노인복지 부문의 예산안을 보면 새 정부의 첫 예산안으로서 매우 부족한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새로운 복지국가 비전까지는 아니더라도, 향후 5년간의 중단기적 방향도 보이지 않다. 여전히 노인복지는 기초연금이고, 돌봄이나 사회참여는 곁가지로 있을 뿐이다. 노인 빈곤의 덫을 제거하는 소득보장 제도 개혁이나 재정의 안정적 확보 또는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급여현실화는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노후소득의 다층체계에서 기초연금의 위치를 확고히 하거나, 노년층으로 진입한 베이비붐 세대의 일자리와 소득에 대한 방향도 알기 어렵다. 무엇보다 시급한 사회문제인 노인 돌봄은 더욱 문제다. 재정적 위기가 조만간 닥쳐오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국가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찾기 어렵다. 법정지원금도 미준수하고, 재정에 대한 지자체와의 합리적 분담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 더구나 돌봄통합지원법에 따른 새로운 지역사회돌봄 체계가 시행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 사업들의 준비가 없다. 장기요양이나 노인맞춤돌봄 그리고 노인건강관리 등의 개별 사업들의 연계가 없다면 통합돌봄은 유명무실한 또 하나의 국고보조사업이 될 뿐인데도 말이다. 노인복지 부문의 예산안은 일반예산 규모를 줄이고, 지자체 재량사업도 아닌 대규모의 국고보조사업을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옮기면서까지 국가책임을 지방으로 넘기고, 닥쳐오는 과업과 위기조차 외면하고 덧대기로 일관하는 사회보장사업의 모습에서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를 벌써부터 내려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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