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이ㅣ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1
2026년 3월 26일부터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위기아동청년법’)이 시행되었다. 이제 일정 조건을 충족하여 지원대상이 된 ‘가족돌봄아동·청년’은 사례관리와 심리상담, 건강관리, 학업 및 취업, 주거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가 명시되고, 실태조사 실시와 기본계획 수립, 전담기구 설치 등 체계적인 지원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법안 제정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동안 영 케어러 실태와 지원 정책 논의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가족돌봄아동·청년’ 명명과 ‘가족’과 ‘돌봄’의 인정 범위 쟁점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법안이 제정되었으며, 고립·은둔아동·청년과 함께 ‘위기아동·청년’으로 통합된 지원 법령이 마련되면서 새로운 쟁점도 생겨났다. 여기에 전담기구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까지 포함하여 정부의 후속과제로 남겨두고 법안이 통과되었으나, 뚜렷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시행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7일 국회 김선민 의원실에서 진행된 ‘영 케어러 관점에서 본 「위기아동청년법」 시행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동일한 문제들이 또 다시 제기되었다. 이제 막 시행된 「위기아동청년법」이 실효성 있는 영 케어러 지원 정책 시행의 기반이 될 수 있을지, 그 쟁점을 짚어보자.
34세 이하, 아동과 청년 단일 지원체계는 적절할까? – 연령별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
「위기아동청년법」에 따르면, ‘가족돌봄아동·청년’은 34세 이하의 돌봄이 필요한 가족에게 간호·간병 및 일상생활 관리 또는 그 밖의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제2조). 청년에 초점을 두고 19~34세로 제한했던 최초의 정부 제안 법률안에 비하면, 아동까지 포괄하게 된 것은 법안 제정 과정의 성과이다.
|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위기아동·청년”이란 34세 이하의 사람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다만, 가목의 가족돌봄아동·청년의 연령에 대하여는 「병역법」에 따른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거나 이행한 경우에는 그 병역의무를 이행한 기간을 가산한다. 가. 가족돌봄아동·청년 : 돌봄이 필요한 가족에게 간호·간병·일상생활 관리 또는 그 밖의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 사람 |
그러나 아동과 청년 집단의 상이성과 차별적 접근의 필요성이 법안 논의 과정에서 문제로 제기되고, 일부 의원 발의안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점, 호주와 일본 법안에서는 연령별 다른 지원이 명시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2, 생애주기 특성에 따른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는 13세 미만은 드림스타트로 별도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지만3, 연령별 맞춤형 접근의 방향과 원칙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전달체계에 차이를 둔 접근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을지, 법안 제정의 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족돌봄아동·청년, 누가 지원을 받는가? – 배제되는 영 케어러 문제
「위기아동청년법」은 지원대상자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 영 케어러 중 친족을 돌보며 학업과 취업에 상당한 곤란을 겪는 주 돌봄자인 경우에만 지원대상이 될 수 있다(제13조). 시행규칙과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일부 예외 사항을 인정하고 있지만, 가족이 아닌 자를 돌보거나 부돌봄자인 영 케어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 제13조(지원대상자 선정 등) ① 전담조직의 장은 제10조부터 제12조까지에 따라 발굴되거나 신청을 한 도움필요 아동ㆍ청년이 제1호 각 목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가족돌봄 지원대상자로, <중략> 선정하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결과를 당사자 또는 그 가족에게 안내하여야 한다. 1. 가족돌봄 아동ㆍ청년 가. 돌봄대상가족(「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수급자 등과 같이 고령, 장애, 질병, 중증수술, 정신질환 또는 약물 등으로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친족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있을 것 나. 돌봄대상가족과 도움필요 아동ㆍ청년 외 35세 이상 다른 가족 구성원이 없을 것. 다만, 35세 이상 다른 가족 구성원이 있더라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족돌봄 아동ㆍ청년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다. 돌봄대상가족과 도움필요 아동ㆍ청년의「주민등록법」상 주소지가 일치할 것. 다만,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돌봄대상가족과 도움필요 아동ㆍ청년이 생계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 도움필요 아동ㆍ청년이 가족돌봄으로 인하여 본인의 학업 및 취업에 상당한 곤란을 겪고 있을 것 |
다양한 실태조사를 보면,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외 기타 범주에 속하는 사람을 돌보거나 주 돌봄자가 아닌 영 케어러가 조사에 따라 20% 후반~60% 초반까지 존재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호주는 돌봄대상자에 가족, 친척, 지인 등 다양한 관계를 포함하며, 선정 과정에서는 주돌봄 여부에 관계없이 돌봄의 강도와 필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지방정부 조례 역시 돌봄대상자를 ‘가족’에 한정하지 않고, 사이타마현은 ‘친족, 친구, 기타 가까운 사람’을, 이바라키현은 ‘가족, 친족 및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돌봄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가구구성 요건에 초점을 둔 대상선정 기준은 다양한 상황에서 돌봄을 수행하는 영 케어러의 존재를
비가시화하고 정책 대상에서 제외하는 오류를 다시 범하게 한다.
영 케어러, 위기·취약집단으로만 봐야하는가? – 돌봄자를 더욱 주변화 시키는 문제
「위기아동청년법」은 영 케어러를 고립·은둔아동·청년과 함께 ‘위기아동·청년’으로 범주화한다. ‘위기아동·청년’ 개념은 해당 범주의 아동·청년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들이 제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가진 문제적 사회구성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위기의 사회적 원인을 비판하기보다는 개인의 결핍에 초점을 맞춰 해당 집단을 더욱 주변화하는 한계가 있다.4 영 케어러를 ‘위기아동·청년’으로 범주화하는 접근 또한 영 케어러가 야기된 사회적 원인을 간과하고 영 케어러의 상황을 개인적 문제로 환원할 우려가 있다.
먼저 2022년 정부의 가족돌봄청년 지원 정책을 보면, 교육-취업-결혼·독립이라는 생애 과업을 설정해놓고 가족돌봄청년을 이를 달성하지 못한 집단으로 드러낸다.5 우리 사회가 규정한 청년기 생애과업에는 돌봄이 없으며, 따라서 청년기 돌봄 수행은 그 자체로 위기로 인식된다. 영 케어러가 수행하는 돌봄의 가치에 대한 인정, 생애과업과 함께 돌봄을 수행할 수 있는 지원체계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다.
또한 영 케어러는 개인의 문제, 가족구조의 문제로만 발생하지 않는다. 영 케어러 발생의 근본 요인은 사회적 돌봄의 공백에 있다. 공적 돌봄의 부재 속에서 돌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자들이 가족 돌봄에 의존하게 되었고, 그 부담이 아동·청년에게 전가된 것이다. 여기에 가족 내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과 미흡한 지원이 더해져, 돌봄 이후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 모두가 더욱 취약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입법 과정에서 이러한 구조적 원인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채, 위기의 원인과 극복의 책임 또한 개인에게 전가되는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 케어러 지원은 ‘왜 돌봄대상자가 사적(가족)돌봄에 의존하게 되었는가’, ‘왜 돌봄 이후 돌봄대상자와 영 케어러 모두가 취약해지고, 고립되는가’를 묻고, 사회적 돌봄체계 개선을 전제로 돌봄자(영 케어러)와 돌봄대상자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광역 단위의 전담조직(청년미래센터), 실효성이 있을까? – 생활권 단위의 조기발굴 체계와 민관협력 지원체계의 필요성
영 케어러 지원 전담조직은 ‘청년미래센터’이다. 정부는 기존 복지체계로는 발굴·지원이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별도의 광역단위 전담기구 설립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2024년 8월부터 4개 광역 시·도에서 시범 운영을 했으며, 올해 8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광역단위의 지정·위탁 방식의 전담기구가 실제 발굴과 밀착 사례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4월 7일 국회 김선민 의원실 토론회에서도 청년미래센터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들이 집중적으로 제기되었다.
먼저 행정복지센터 등 기초지자체 단위의 공공기간 발굴·지원 체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공공정보 접근성이나 대상자와의 신뢰 형성, 접근 용이성 측면에서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제23조에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열람·처리 권한을 전담조직의 장에게 부여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이 역시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제도 시행과정에서 지켜봐야할 문제이다. 일부 의원 발의안에서 지원센터 설치·운영 외에 영 케어러 업무 전담공무원 및 민간전문인력 배치를 통해 공공의 직접 책무를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하였는데,6 이 역시 지역사회 기반 영 케어러 지원체계 수립의 대안으로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
또한 영 케어러 지원 정책에서는 조기 발굴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며, 이를 위해서는 생활권 기반의 조기 발굴과 민관협력 지원 체계가 강화되어야 한다. 「위기아동청년법」에도 학교, 의료기관, 유관기관을 통한 발굴과 전담조직장의 직권 신청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나(제10조), 권고 조항으로 제시되어 있다. 일부 의원 발의안에 있던 발굴·연계 의무 조항에 비하면7 약화된 것으로 조기 발굴과 협력체계의 실질적 작동에 우려가 제기된다.
| 제10조(도움필요 아동ㆍ청년의 발굴) ① 전담조직의 장은 위기아동ㆍ청년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직권으로 사례관리를 위한 상담을 실시할 수 있다. 이 경우 상담의 내용에 관한 사항은 제12조 제2항을 준용한다. 1. 실태조사 시 도움필요 아동ㆍ청년으로 발굴되어 전담조직에의 전화번호 제공에 동의한 사람 2.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도움필요 아동ㆍ청년으로 판단하여 전담조직에 지원을 요청한 사람 가.「초ㆍ중등교육법」 제19조 및「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교원 나.「의료법」 제3조에 따른 의료기관의 장 다.「아동복지법」 제37조에 따른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통합서비스지원을 실시하는 기관의 장 라.「아동복지법」 제50조에 따른 아동복지시설의 장 마.「청소년 기본법」 제17조에 따른 청소년복지시설의 장 바.「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사회복지시설의 장 사.「청년기본법」 제3조 제7호에 따른 청년시설의 장 아.「청소년복지 지원법」 제29조에 따른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장, 같은 법 제30조에 따른 이주배경청소년지원센터의 장 및 같은 법 제31조 제1호에 따른 청소년쉼터의 장 자.「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른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의 장 차. 그 밖에 보건복지부장관이 도움 필요 아동ㆍ청년의 발굴과 관련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한 기관의 장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도움필요 아동ㆍ청년의 발굴ㆍ상담ㆍ신청 등을 위하여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온라인, 전화 등 위기아동ㆍ청년 지원 원스톱 창구를 설치ㆍ운영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전담조직의 인력과 사례관리 규모를 보더라도 광역단위 전담기구의 한계를 예상할 수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운영 중인 청년미래센터는 기관당 약 200~300명의 영 케어러를 관리하였다. 13세 미만 아동을 제외한 정부 추정 영 케어러 수가 10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8 광역단위 지원체계가 영 케어러의 사례관리를 충분하게 실효성있게 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주|
- 이 글은 ‘김송이. (2025). 영 케어러 지원 법제화와 정책 쟁점: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중심으로. 한국가족복지학, 72(2): 277-306’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
- 김남희 의원이 발의한 “돌봄 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안”에서는 ‘18세 미만인 돌봄 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에 부합하도록 돌봄 부담에서 벗어나 아동의 권익과 안전이 존중되고 건강하게 양육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함’이 제시되었으며, 일본 ‘사이타마현 케어러 지원 조례(埼玉県ケアラー支援条例, 2020)’를 보면 영 케어러를 18세 미만인 자로 별도로 규정하고(2조 2항), ‘자립생활의 기초를 배양하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기르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영 케어러에게는 적절한 교육 기회 보장, 심신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 자립이 지원되어야 함(3조 3항)’을 명시하며 케어러와 18세 미만 영 케어러 지원 방향에 차이를 두고 있다. ↩︎
-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26.3.25.). “아동·청년이 짊어진 가족 돌봄과 고립의 무게, 국가가 함께 나눕니다” ↩︎
- 추주희, 2019, “소년 혐오인가 사회 위기인가? 위기청소년 담론에 대한 비판적 시론”, 「경제와 사회」, 124:127-160. ↩︎
- 관계부처합동, 2022, “가족돌봄청년(영 케어러) 지원 대책 수립 방안”, https://www.opm.go.kr/opm/index.do ↩︎
- 서영석의원 발의안, 정춘생의원 발의안, 김남희의원 발의안에는 지원센터 설치·운영 외에 영 케어러 업무 전담공무원과 전담공무원 지원을 위한 민간전문인력을 두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 ↩︎
- 서영석의원, 강선우의원, 김남희의원 발의안에서 학교와 유관기관의 영 케어러 발굴 및 지원프로그램 안내, 지원기관(전담조직) 연계를 의무조항으로 두고 있다. ↩︎
-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23.4.27.), “가족돌봄청년, 주당 21.6시간 가족 돌본다” ↩︎
월간<복지동향> 2026년 5월호(제331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