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예산 2024-11-13   10980

[논평] 국회 복지위, 기초생활보장과 돌봄공공성 강화 위한 예산 적극 확보해야

정부의 2025년 보건복지 예산안은 ‘약자복지’가 아닌 ‘약한복지’
기초생활보장/보육⋅아동⋅청소년/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 확충해야

오늘(11/13)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제1차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정부 보건복지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번 2025년도 보건복지예산안은 전반적으로 재량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예산이다. 기획재정부의 ‘2023~2025년 분야별 의무⋅재량지출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노동분야 재량지출은 지난해 69조 3,000억 원에서 2025년도 65조 4,000억 원으로 3조 9,000억 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된다. 노인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의무지출이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윤석열 정부의 취약한 책임 의식과 정책적 의지 부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어려운 분들의 삶을 돌보는 약자복지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돌봄 국가책임제를 역대 어느 정부보다 폭넓고 두텁게 실현해 가고 있다” 고 주장하는 등 기만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두텁고 촘촘한 복지로 국민 삶의 질을 증진하겠다”고 공언해 온 정부의 의지가 말뿐이 아닌 ‘예산’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기초생활보장 예산과 보육⋅아동⋅청소년 예산,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을 확충해 진짜 약자들을 위한 복지와 돌봄의 국가책임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첫째,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최후의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역할 축소는 물론이고 수급의 권리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 및 급여기준으로 사용되는 기준중위소득은 경제 상황과 세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재정 당국의 보수적인 입장으로 산식값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었고, 이로 인해 기준중위소득의 현실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정과제로 제시한 임기 내 생계급여 선정기준 35% 상향이 제외되어 있어 비수급빈곤층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덧붙여 의료급여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약 2.8% 감소했는데 본인부담체계를 현행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는 안을 담고 있어 큰 문제다. 정률제로의 개편은 가난한 이들의 의료접근성을 제한하고, 건강불평등을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므로 즉각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갑작스러운 위기 발생으로 인해 생계유지가 곤란해진 위기가구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긴급복지 지원사업 예산이 전년대비 2.3% 감소한 것도 문제다. 복지부는 “연간 불용액이 2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해 편성했다”며 저조한 실적에 따른 불가피한 삭감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예산 집행률이 높아 본예산만으로는 부족해 다른 사업에서 239억 원을 끌어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긴급복지 예산 감소는 불안정 노동의 확대, 불평등 심화, 고립과 고독사 고위험 가구 증가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위험의 심화 과정에서 확대되고 있는 위기가구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긴급복지 예산은 확대 편성되어야 한다. 

둘째, 돌봄의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 마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예산을 8.6% 삭감했다. 시도 사회서비스원 지원 예산은 2024년 80억 원으로 삭감된 이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16개 시도당 5억 원씩 지원예산을 편성했는데, 이는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사회서비스원의 본래 설립 취지에 반하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정부는 사회서비스원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하고, 이에 걸맞은 예산 지원을 통해 공공 사회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해야 하며 동시에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2026년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될 예정임에도 지역사회 보건복지 연계 재가 서비스 체계 구축 예산은 물가인상률 수준인 3.6% 증가에 그쳐, 이는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시범사업이 13개 지역에 국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예산 규모로는 전국적 확산은 물론 법 시행을 위한 준비조차 어려운 상태이다. 정부는 고령화 문제에 대한 지속 가능한 대응책으로 돌봄통합지원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지자체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정책적 지원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셋째, 공보육⋅공교육에 기반한 균등한 교육과 돌봄의 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내년도 보육과 아동⋅청소년 예산 또한 재검토되어야 한다. 전체 어린이집의 23%에 불과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예산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큰 폭으로 삭감되었는데 이는 민간의존적 아동돌봄 공급체계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다.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사업은 여전히 한시적인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에 의존하고 있어 재정적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영유아보육료지원사업, 시간제보육지원사업, 어린이집 교사 양성지원사업 등 대부분의 보육 관련 사업들 역시 국고보조사업 형태로 여전히 지방정부의 과도한 재정적 책임성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소관 아동⋅청소년 예산은 전년대비 3.7% 감소하고, 여성가족부와 기획재정부의 아동⋅청소년 예산을 포괄한 다부처 아동청소년 예산 역시 전년 대비 0.9% 감소했는데 이 역시 문제다. 저출생이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히는 상황에서 아동정책이 살기 좋은 나라를 구축하기 위한 예산이 적극적으로 편성되지 않고, 아동인구 수 감소에 따라 예산을 감축한 것은 아동정책 및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의지 부족을 보여준다. 특히 학대피해아동쉼터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숫자가 정부가 설정한 목표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신규 설치비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예산 편성이다.   

2025년도 정부 보건복지예산안은 ‘더 얕고 더 좁은 기초생활보장’ 시행을 위해 짜여 있어서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약자를 위한 ‘더 두텁고 더 넓은 기초생활보장’이 거짓임을 보여준다. 또한 시민들이 원하는 국가 책임의 돌봄이 아닌 시장에 던져진 돌봄의 사슬에서 각자도생을 강요하고 있다. 생계불안, 노동불안, 돌봄불안이 시민의 일상을 지배하고 불평등, 인구위기, 기후위기가 교차하는 가운데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정부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두텁고 촘촘한 복지’와 ‘돌봄의 국가책임제’를 위해 정부 예산안을 철저히 심사하고, 변화를 도출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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