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통합돌봄의 실현 위한 실직적 예산 확보 필수적
건강보험의 국고지원은 법정 기준 준수해야
오늘(11/10)부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제1차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열어 2026년도 정부 보건복지예산안을 상정하고 심의할 예정이다.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은 총지출 137조 6,480억 원으로 2025년도 예산 125조 4,900억 원 대비 9.7% 증가한 규모다. 내년도 예산의 경우도 법령에 의해 예산의 증감이 강제되거나, 정책 대상 규모의 변화로 증가된 자연증가분이 주도했는데, 이는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통한 보건복지 확대의 의지가 취약함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복지·돌봄 안전망은 두텁게 보장하고, 지역·필수·공공의료는 촘촘하게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은 “복지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전반의 질적 개선이나 구조적 전환으로 도약하지 못한 미완의 예산으로 평가”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로 표방되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말뿐이 아닌 ‘예산’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보건복지부 예산의 경우 장애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관련 예산과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의 공공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산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감액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공공성, 즉 사회복지에서의 국가 역할을 억제한 윤석열 정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예산 편성이다. 또한 보건분야의 산업육성형 연구개발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사회서비스에 AI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예산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점은 산업화를 명분으로 보건복지 서비스의 시장화를 확대할 것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더불어,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등 일부 예산을 특별회계로 이전하는 재정 책임의 구조적 이동은 지자체의 자율성 확대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의 부담 완화책에 불과하며, 지자체간 재정력 격차에 따른 주민 삶의 질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예산안 심의에서는 돌봄과 의료의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예산이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제대로 된 통합돌봄을 위한 예산을 적극 편성해야 한다. 내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전국 229개 모든 지자체에서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통합돌봄 확충예산은 국비 779억 원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선도사업이나 시범사업으로 준비된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예산지원 대상지역도 전국이 아니라 재정자립도 하위 80%에 해당하는 183개 지자체에 4~10억 원을 편성하였다. 즉, 재정자립도 상위 20%에 해당하는 지자체 46곳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고, 배정된 예산 자체도 시범사업 사업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시군구와 읍면동에서 돌봄전담조직을 구성할 인건비 지원도 턱 없이 부족하다. 통합돌봄 사업의 국고지원 비율 역시 서울 30%, 그 외 지역 50%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으로 낮은 비율로 상향조정 되어야 마땅하다. 통합돌봄의 시행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원의 예산 역시 매우 미진하다 할 수 있다. 돌봄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 인프라의 격차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사회서비스원의 원래 취지가 복원되고 이에 맞는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의 국고지원은 법에 명시된대로 확보되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로 건강보험의 국고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내년도 예산안에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비율이 윤석열 정부보다 후퇴한 수준으로 편성되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와 「국민건강증진법」 제23조는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 상당액을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원은 매년 이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란 단서 규정을 이유로 역대 모든 정부는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은 구조적 불안정에 노출되어 있다.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의료이용이 많은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보험료 수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의 재정을 유지하기 어렵다. 국고지원의 확대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조건이다. 따라서 국회는 국고지원 규모를 법정 기준에 맞게 확보하고, 그 집행과 관리 또한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비슷한 사회보험제도를 유지하는 국가들처럼 건강보험 재정에서 국가가 부담하는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번 2026년도 정부 보건복지예산안은 시민혁명과 탄핵 이후 등장한 새 정부의 예산이라고 보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주요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예산 반영은 미흡하고, 자연증가분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복지 확충의 의지를 발견할 수 없어 시민과 사회적 약자들의 실질적 삶의 변화를 이끌지 의문이다. 기초보장제도의 엄격한 선정기준 완화와 보장성 강화를 위한 예산은 증가하지 않았거나, 증가폭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중앙정부의 책임을 지방으로 전가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공공성’이 사라지고 ‘성장 논리’가 우선되는 이번 보건복지예산안은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이야기하는 복지·돌봄 안전망이 튼튼히 구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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