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보건복지부장관에 거는 기대




백 종 만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복지부 출신의 장관은 한 명도 없었으며, 또 보건분야의 전문가로 볼 수 있는 의사, 약사, 간호사 출신 장관은 있었으나 복지분야의 전문가는 한 차례도 장관에 임명된 적이 없다. 김대중 정부에서도 복지부장관은 여성의 몫이었고 또한 공동정부의 한 축인 자민련의 몫이라는 점이 인사기준으로 중요시되어 개혁성과 전문성은 인사기준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5월 24일 김대중 정부의 제2기 내각이 출범하면서 새로이 임명된 차흥봉 장관은 지난 50년 동안의 보건복지부장관 임명 관례를(?) 깬 최초의 인물로 보도되었고, 개혁성과 전문성을 가진 장관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사회복지는 권리가 아니라 부자가 빈자에게 베푸는 자선으로 또는 위정자가 신민들에게 베푸는 은혜 정도로 인식되었다. 비교적 진보적인 정치학자였던 손학규 전 장관 같은 이도 복지문제는 정치문제가 아니라는 발언을 할 정도로 복지는 정치적 쟁점의 핵심으로 등장하지도 못했으며, 당연히 사회적 가치의 배분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서자로 취급되었다. 지난 현충일에 김대중 대통령은 생산적 복지를 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함께 삼위일체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6월 말경에는 이를 위한 추진기구로 “삶의 질 향상 기획단”을 복지노동수석실에 설치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생산적 복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화두인지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사회복지가 국정운영을 선도하는 중요한 지도원리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음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복지부 출신의 장관은 한 명도 없었으며, 또 보건분야의 전문가로 볼 수 있는 의사, 약사, 간호사 출신 장관은 있었으나 복지분야의 전문가는 한 차례도 장관에 임명된 적이 없다. 김대중 정부에서도 복지부장관은 여성의 몫이었고 또한 공동정부의 한 축인 자민련의 몫이라는 점이 인사기준으로 중요시되어 개혁성과 전문성은 인사기준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5월 24일 김대중 정부의 제2기 내각이 출범하면서 새로이 임명된 차흥봉 장관은 지난 50년 동안의 보건복지부장관 임명 관례를(?) 깬 최초의 인물로 보도되었고, 개혁성과 전문성을 가진 장관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사회복지는 권리가 아니라 부자가 빈자에게 베푸는 자선으로 또는 위정자가 신민들에게 베푸는 은혜 정도로 인식되었다. 비교적 진보적인 정치학자였던 손학규 전 장관 같은 이도 복지문제는 정치문제가 아니라는 발언을 할 정도로 복지는 정치적 쟁점의 핵심으로 등장하지도 못했으며, 당연히 사회적 가치의 배분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서자로 취급되었다. 지난 현충일에 김대중 대통령은 생산적 복지를 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함께 삼위일체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6월 말경에는 이를 위한 추진기구로 “삶의 질 향상 기획단”을 복지노동수석실에 설치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생산적 복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화두인지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사회복지가 국정운영을 선도하는 중요한 지도원리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음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는 개혁성과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보도된 차흥봉 장관이 김대중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의 전환 시점에 임명된 것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일로 바라보게 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대 사회의 복지제도는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시장에서의 배분원리를 대폭적으로 수정하거나 대체하는 제도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사회적 재화와 서비스의 재분배 기제를 시장원리와 상이한 방식으로 제도화하는 데는 사회 구성원 각계 각층의 이익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마련이다. 시장의 힘이 강하고 기득권 세력이 강한 사회에서 사회복지제도 수립의 과정은 항상 사회적 강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이제 김대중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복지 개혁은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최대로 보장하는 기조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대통령이 ‘복지는 인권이다’라고 설파한 것은 우리 사회가 사회적 취약계층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진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이해된다. 차흥봉 장관은복지발전의 중요한 전환의 시대에 장관직을 수행하게 되었기에 그 책임이 막중하며 또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우리는 장관이 새로운 2000년이 시작되는 전환의 시대에 복지개혁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이를 위한 초석을 쌓는 일에 전념해 주기를 바란다.

노령화사회로의 진입과 가족 기능이 급속하게 약화되는 이 시점에서는 시장체계의 결함을 보충하고 가족 기능을 보완하고 대체하는 사회복지 제도의 내실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신임 장관이 직면한 구체적인 개혁과제는 국민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 주는 소득보장체계를 정비하여 내실화하고, 단순한 의료비의 보장을 넘어서서 질병을 예방하고 재활을 도모하는 보건의료 보장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또한 노령화사회 핵가족사회에서 분출하는 개별적인 사회복지서비스 욕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정비하는 일도 중요한 개혁과제이다.

신임 장관은 보건복지부에 근무한 경력도 있고 사회복지학계에도 종사하였기에 이런 개혁과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이러한 사회복지 개혁과제에 대한 합의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의 국민연금 확대 과정과 의료보험 통합 과정에서 나타난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에 기초한 연금확대 반대 논리와 의보통합 반대 논리에서 볼 수 있듯이 개혁의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족과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 부족의 문제도 우리 사회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이다.


이와 같은 사회복지 개혁방향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진전된 복지사회로 진입하는 데 불가피하게 겪어야 할 사회적 진통이라고 생각된다. 장관은 이런 사회적 쟁점을 지뢰밭이라고 우회하거나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혀야 할 것이다. 지뢰밭은 제거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개혁의 발목을 잡게 된다. 개혁과정에서 부딪히는 지뢰를 발견하고 이를 제거하는 일에 장관이 앞장설 때 복지개혁을 성원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장관을 지지하고 성원하게 될 것이다. 복지부장관이 개혁 장관으로 불리기를 기대하며 건투를 바라마지 않는다.

월간 <복지동향> 1999년 07월호(제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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