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맞춤형’ 빈곤정책은 빛 좋은 개살구
박영아 | 공익인권법재단공감 변호사
들어가며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공적부조제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어 온 것은 낮은 보장수준과 넓은 사각지대이다. 낮은 보장수준은 기초생활보장급여로 최저의 인간다운 생활의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말하며, 넓은 사각지대는 그러한 기초생활보장급여조차 받지 못하는 인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최저생활을 보장하겠다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기초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제도의 실패를 의미한다. 그 중 더 심각한 문제는 공공부조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존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의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부양의무자기준, 두 번째는 재산의 비현실적 소득환산 그리고 세 번째는 근로능력자의 배척이다.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로 부양을 받고 있다고 가정하고, 재산이 실제로 소득원이 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한 비율을 곱한 금액을 소득으로 간주하고, 근로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실제 취업을 하고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당시 사각지대 해소방안으로 내세운 것은 부양의무자기준 완화와 재산의 소득환산제 현실화였다. 이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에서 공약한 빈곤정책의 핵심 내용은 급여종류별로 선정기준이나 급여수준을 별도로 정하여 의료ㆍ교육ㆍ주거 등 통합 급여체계를 ‘맞춤형 급여체계’로 재설계하고, 문화ㆍ에너지ㆍ통신 등 분야에 대한 맞춤형 급여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1) 그러나 보장수준의 전반적 열악함을 외면한 채 급여종류별 선정기준이나 급여수준을 달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하였다. 관련 법률 개정안은 입법예고, 공청회 등의 절차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2013년 5월 의원입법(유재중 의원 대표발의) 형태로 추진되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국가의 책임이 발동되는 인간다운 생활의 최저선을 의미하는 최저생계비 개념을 해체하고, 생계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주거급여 등 급여별 선정기준과 보장수준을 각 부 장관의 결정에 맡기는 내용이었다.2)
2014년 초 극심한 생활고를 비관해 동반자살한 세모녀 사건을 접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 분들이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거나 관할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이 상황을 알았다면 정부의 긴급복지지원 제도를 통해 여러 지원을 받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기초생활보장제도상 사각지대 발생이 전달체계의 문제 이전에 기초수급 자격요건에서 기인하는 구조적 문제임을 간과하거나 호도한 발언이다. 결국 그해 연말 “세모녀법”이라는 이름을 달고 통과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사각지대 해소와는 무관한, 이미 2013년 유재중 의원의 명의를 빌려 국회에 제출되었던 바로 그 법률안이었다. 시민사회의 끈질긴 문제제기로 생계급여, 의료급여 및 교육급여의 선정기준 및 보장수준의 최저선이 법률에 규정됨으로써 각 부 장관의 결정에 맡겨지는 최악의 결과는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거급여의 경우 선정기준의 최저선은 주거급여법에 규정되었지만 보장수준은 전적으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위임되어 있다(주거급여법 제7조 및 제8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대대적 개편 이후 보장성 강화는?
2015년 개별급여체제 전환 당시 기준중위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40 수준으로 책정되었다. 따라서 의료급여 선정기준은 개편 전의 기초수급자 선정기준과 동일하며, 주거급여 선정기준은 기준중위소득의 43%로 약간 완화되었다. 생계급여 선정기준은 제도 시행 직후 기준중위소득의 28%로 책정되었다가 2016년부터 29%로 상향되었다.4)
개편 전 생계급여 선정기준과 주거급여 선정기준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최저생계비 중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최대치인 현금급여 기준액5) 중 일정비율은 생계급여로, 나머지는 주거급여로 산정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구분하고 있었다(이 때 자가가구 등의 경우 주거급여 중 일부를 집수리 등의 현물로 지급하고 현금급여액에서 ‘현물급여 차감 기준액’의 명목으로 다시 차감하는 방식을 취함6)).
생계급여 선정기준은 개편전의 현금급여기준액(생계급여와 주거급여 중 현금으로 지급되는 최다액)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낮은 수준이지만, 개편전의 생계급여액보다는 높다. 그러나 주거급여 산정방식이 개편전 현금급여기준액의 일정비율로 산정되던 것에서 지역(급지)과 가구원수에 따라 차등화되는 구조로 바뀐 데다 영구임대주택 등 실질 임대료가 기준임대료보다 낮은 경우 주거급여가 실질 임대료로 한정되기 때문에 종전부터 현금급여를 받았던 수급자의 경우 거주지역, 가구원수, 거주형태 등에 따라 현금 수급액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당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부칙 제5조 제2항에서 “ 보장기관은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른 수급자의 현금급여액(종전의 제8조에 따른 생계급여와 제11조에 따른 주거급여의 합계액을 말한다)이 감소된 경우, 그 감소된 금액(이하 “보전액”이라 한다)을 해당 수급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경과규정을 두고 있으나, 같은 조건의 신규수급자에게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제도 개편 직후 가구당 월 평균 현금급여가 5.3만원(생계급여 4.1만원, 주거급여 1.2만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7)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주거급여 신규 수급자는 2015. 7. ~ 12. 사이 종전에 비해 11.4만 가구가 증가하였고, 월 평균 주거급여액은 개편전 8.8만원에서 개편 후 10.3만원으로 1.5만원 증가하였다. 그러나 매년 이루어지는 최저생계비 인상 수준의 증가액을 성과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임대료부담 과다가구 비율은 (기존 주거급여 수령 이후) 57.8%에서 (개편 주거급여 수령 이후) 45.3%로 감소되었다고는 하나 지역(급지)별로 주거급여를 달리하는 개편 후에도 과부담비율이 45.3%에 달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로 지적될 필요가 있다.8)

교육급여의 선정기준은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로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인상되었다. 그러나 초ㆍ중등교육법에 따른 저소득층 교육비지원사업과의 중복으로 종전에 교육비로 지원받았던 금액이 교육급여로 전환되었을 뿐, 실제로 추가로 보장을 받게 된 학생의 수나 액수가 표면적 발표와 달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즉,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교육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교육비 지원사업의 소득기준(중위소득 54%. 나아가 초중고 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이 교육급여 지원 사업에 비해 소득인정액 계산 방식이 완화되어 있어, 동일한 소득이나 재산을 가지고 있더라도, 교육비 지원 사업 방식으로 계산한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교육급여액보다 낮게 책정된다)이나 지원규모(급식비, 학교운영지원비, 방과후 수강권, 정보화교육지원 포함)는 오히려 교육급여보다 넓다. 교육비로 지원되지 않는 고교 교과서대(연 131,300원), 중고등학생 학용품비(연 53,300원) 및 초중학생 부교재비(연 39,200원) 정도가 교육급여 확대로 추가로 지급되는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9)
사각지대 해소는 여전히 요원하다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는 여전히 넓다
부양의무자기준(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이 없다고 간주되는 소득기준) 완화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되는 사항으로 개별급여체제로의 전환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15. 7. 1. 개별급여체제 시행일을 기다려 비로소 부양의무자기준을 완화하였다. 당시 부양능력이 없다고 간주되는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구간이 해당 부양의무자 가구의 최저생계비의 130% 미만에서, 해당 부양의무자 가구의 기준중위소득의 100%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반면 부양의무자기준 중 재산기준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었다.10)
당시 정부는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로 인한 신규수급자는 12만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2010년 빈곤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득인정액(소득평가액 더하기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최저생계비 미만이나 수급대상에서 제외되는 비수급빈곤층이 117만명으로 추산되며,11) 보건복지부의 2013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이는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미만인 인구의 43%에 달하는 규모12)인 점에 비춰볼 때 처음부터 사각지대 해소에 턱없이 모자란 목표치였다.
한편, 체제 전환 후 정부는 교육급여에 대해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그러나 교육급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초ㆍ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육비 지원보다 지원범위가 협소할 뿐만 아니라, 교육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기준 비적용은 처음부터 부양의무자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교육비 지원과의 통합ㆍ연계를 위한 것이었다(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2조의 2 참조). 즉 교육비 지원은 원래 부양의무자기준과 같은 제한이 없었고, 교육급여 확대로 교육비를 대체하면서 부양의무자기준이 적용되는 모순을 피하려고 했던 것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2015년 6월에서 2015년 12월 사이 생계급여 수급자는 약 4만 명, 주거급여는 약 7만 명, 의료급여는 18만 명, 그리고 교육급여 수급자는 21만 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13) 수급자 증가분 중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로 인한 증가규모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 자료는 없으나, 전반적인 증가규모가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 117만 명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교육급여 수급자 증가는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로 인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기존의 교육비 지원사업과의 중첩으로 인해 그 의미가 상당부분 퇴색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의료급여의 경우 선정기준 변동이 전혀 없었고, 일부 연구에 따르면 소득기준 충족가구 증가율이 2.3%에 불과하였음에도 수급가구 증가율은 그보다 훨씬 높은 12.7%로 나타난바, 그 이유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14)
자산의 소득환산(소득간주)은 오히려 가공재산까지 합산하는 개악이 이루어져
일정 규모(기본재산액) 이상의 자산에 대해 일정 비율의 환산율을 곱하여 소득으로 간주하는 것은 자산의 소득환산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해서 산정된 환산액은 소득인정액에 포함됨으로써 급여 삭감이나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산이 실제 소득원이 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비율을 곱한 금액을 소득으로 간주하는 것인데, 예금이자처럼 자산이 실제 소득원이 되는 경우 해당 소득이 소득평가액에 포함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득의 이중 산정이 되고, 실제 소득원이 안 되는 경우에는 가공의 소득을 합산하는 결과가 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자산을 가진 수급신청자에게 우선 자산을 현금화하여 생계를 이어가도록 하고 국가에 손을 벌리는 것은 마지막 보루이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러나 문제는 소득환산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비현실적이어서 이미 최저생계비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수급신청자에게 스스로를 더 빈곤하게 만들거나 수급신청을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특히 수급신청자에게 허용되는 기본재산액은 대도시 5,400만 원, 중소도시 3,400만 원, 농어촌 2,900만 원으로 2008년 이후 변동없이 낮은 수준으로 고착되어 있다.15) 대도시 1억 원, 중소도시 6,800만 원, 농어촌 3,800만 원까지 인정되는 주거용 재산도 위 기본재산액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월 1.04%(연 12.48%)의 소득환산율이 적용되며, 나머지 재산에 대해 월 4.17%(일반재산)/6.26%(금융재산)/100%(자동차)의 소득환산율이 적용된다. 나아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양의무자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대도시 22,800만 원, 중소도시 13,600만 원, 농어촌 10,150만 원의 기본재산액을 넘는 자산에 대해 월 1.04%(주거용 재산) 또는 4.17%(그 외 재산)의 소득환산율이 적용된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기준으로 부양능력유무를 판단한다.
박근혜 정부의 빈곤정책 공약 중에 재산의 소득환산제 현실화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현재까지도 위의 산정방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5. 12. 31.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과거 5년 내 다른 사람에게 증여하거나 처분한 재산까지 소득환산의 대상이 되는 자산의 범위에 포함시키도록 하였다. 부채 상환이나 개별 가구원을 위해서 소비한 사실을 입증하면 재산의 범위에서 제외되나, 요구되는 입증의 정도나 방법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5년에 걸친 소비를 모두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위험이 있다.16)
근로능력이 있는 빈곤층에 대한 변함없는 편견과 배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1997년 IMF 위기를 거치면서 가난이 개인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배경에서 입법되었다. 그러나 근로능력이 있는, 또는 근로할 수 있다고 간주되는 연령대의 빈곤층에게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제도임에 틀림없다. 2010년 근로능력평가제도가 생기고 2012년 12월 근로능력평가가 국민연금공단에 위탁된 이후 수급권자들이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대해 호소할 수 있는 길이 사라졌다. 국민연금공단이 근로능력평가를 실시하게 된 후 ‘근로능력 있음’ 판정은 5%에서 15% 전후로 세 배 가량 증가했다. 그 동안 국민연금공단이 실시하는 근로능력평가의 부실함, 자의성과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나 개선된 사항은 없다.17)18)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송파 세 모녀 동반자살사건은 근로능력 있는 빈곤층이 처한 절망스러운 상황을 뼈저리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가난이 사망의 원인이 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에도 수입이 일정치 않은 32세 시나리오 작가가 갑상선 항진증과 췌장염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며칠 굶다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19) 최저생활을 보장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결국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건들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근로능력자에 대한 배제는 그 동안 “추정소득” 부과라는 구체적 형태로 나타났다. 즉, 실제로 소득활동을 하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나 종전 임금에 일정한 일수를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소득으로 “추정” 또는 “간주”하는 것이다. 원래 상위법령의 근거 없이 보건복지부 지침으로 시행되어 오다가, 상위법령 위반이라는 법원 판결20)이 있자 개별급여체제 시행에 맞추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근거규정을 제5조 제3항으로 이름만 “확인소득”으로 바꾼 채 은근슬쩍 집어넣었다.

ⓒ참여연대
“송파세모녀법”으로 송파 세 모녀를 구원할 의사가 전혀 없었음은 자활소득 공제 폐지에서도 드러난다. 구 시행령 제5조의 2 제9호는 원래 “…자활근로 중 수급자의 근로능력 정도와 사업의 근로 강도 등을 고려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사업 및 … 자활기업의 사업에 참가하여 받은 소득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소득평가액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하였다. 자활사업 참여에 따른 소득의 발생으로 의료급여나 주거급여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하고 자활 참여이욕을 높이는 데에 의의가 있는 규정이었으나, 시행령이 2015. 12. 31. 대통령령 제26843호로 개정되면서 이 조항은 삭제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활소득공제는 EITC와 유사중복이라는 이유로 폐지가 결정되었다.21) 그러나 EITC와 자활소득의 소득평가액 공제는 완전히 별개의 제도로, 자활소득에 대한 소득평가액 공제가 사라지면 현재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대부분이 의료급여와 주거급여 등의 급여를 박탈당할 우려가 있다. 나아가 EITC는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을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인원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 따라서 자활장려금의 전면 폐지는 자활사업이 갖추고 있는 최소한의 공공성과 유인요인을 해체함과 동시에,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에게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탈빈곤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던 ‘맞춤형 개별급여’ 도입취지와도 정 반대되는 조치이다.22)
결론
박근혜 정부는 “송파세모녀법”의 통과로 빈곤정책 관련 공약을 실현하였다고 자평하는 모양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근간을 흔들며 헌법상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구체적 기준으로서의 최저생계비 개념을 무력화시킨 일련의 과정은 실로 요란했다. 그러나 정작 부양의무자기준, 재산의 비현실적 소득환산, 근로능력자의 공적부조로부터의 배제와 체계적인 자활지원의 부재 중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칠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할만한 대목이 없다. 정작 빈곤한 사람들의 삶은 크게 나아진 바 없고, 우리나라에서 가난은 여전히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혹독하고 가혹한 재앙이다.
1)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21228000616
2) 2013. 5. 24. 유재중 의원 대표발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5113)
3) 「2016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51면
4)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준중위소득의 30% 이상으로 인상예정이다.「국민기초생활 보장법」(2014. 12. 30. 법률 제12933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5조 제3항
5)수급자로 선정됨에 따라 현물급여 형태로 지급되는 타법지원액(주민세, TV수신료 등) 등을 차감한 금액으로서, 소득이 없는 수급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의 현금급여수준
6) 「2015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233-235면
7) 보건복지부의 2016년 7월 4일자 보도자료 「발로 뛰며 일군 맞춤형 개별급여 1년」
8) 김혜승, 2016, ‘주거급여의 실태ㆍ성과ㆍ발전방향’, 「기초보장포럼 맞춤형 급여의 의의와 발전방향」,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9) 김지하, 2016, ‘교육급여의 실태ㆍ성과ㆍ발전방향’,「기초보장포럼 맞춤형 급여의 의의와 발전방향」,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10) 개편당시 기준 중위소득은 최저생계비의 100/40 수준에서 책정되었다. 부양의무자기준 중 재산기준은 부양의무자가구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부양의무자가구의 최저생계비(A)와 수급권자가구의 최저생계비(B)의 합의 42% 미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개편 후 부양의무자가구의 기준중위소득(A*100/40)와 수급권자가구의 기준중위소득(B*100/40)의 합의 18% 미만으로 변경되었다. (A*100/40 + B*100/40)*18%는 (A+B)*45%로, (A+B)*42%보다 3% 상향된 수준이다.
11) 보건복지부의 2012년 6월 4일자 보도자료, 「빈곤층 가구의 생활실태와 복지욕구를 바탕으로 사각지대 해소 및 탈빈곤을 위한 제도 개선 적극 추진」
12) 이상은, 2016,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정책과제’, 「기초보장포럼 맞춤형 급여의 의의와 발전방향」,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61면
13) 노대명,2016, ‘생계ㆍ의료급여의 실태와 성과’, 「기초보장포럼 맞춤형 급여의 의의와 발전방향」,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49면
14) 강신욱, 2016, ‘기초생활보장 개편의 효과: 선정기준 변화를 중심으로’, 보건복지포럼, 29면
15) 기초생활보장법 바로세우기 공동행동의 2016년 7월 5일자 성명 ‘맞춤형 개별급여(송파 세 모녀 법)이 요란한 빈 수레였음이 확인되었다’
16) 문진영, 2016,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발제’,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토론회 자료집 23면
17) 김윤영, 2016,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토론문’,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토론회 자료집 75면
18)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009736
19)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1020817421023112
20) 서울행정법원 2014. 2. 20.선고 2013구합51800
21) https://129.go.kr/faq/faq02_view.jsp?n=11667
22) 문진영, 2016,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토론문’,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토론회 자료집 73-74면
월간 <복지동향> 2017년 2월호(제220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