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의 감정 표현하며
치유와 성장을 경험하세요”
정세윤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간사
“음악에 안긴 내 몸을 마음가는 대로 흔들고, 부드럽게 만져주다 보니, 세상이 평화롭고 내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전 처음 만져본 내 갈비살들, 진주목걸이 같은 내 척추, 타인과 따뜻함을 나누는 손동작. 낯선 감촉, 동작과 이미지… 그 새로움이 내게로 와서 내 것이 되었다.”
“몸과 대화를 시작하면서 잊었던 기억들이 속속 생각나기 시작했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옛 기억들이 전부 소환되어 돌아오는 것만 같았다.… 이제 겨우 내 집에 도착한 느낌이 든다. 이 집이 참 반갑고 좋다.”
몸의 대화라니, 참여연대에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실 게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소개한 인용문은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2010년 가을강좌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워크샵>에 참여했던 두 분의 워크샵에 대한 경험을 표현한 이야기다.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는 2010년 가을강좌로 이제는 회원모임으로까지 발전한 우쿨렐레 강좌 외에도 김민수 교수의 디자인 강좌, 사진작가 임종진의 사진교실 등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의 강좌를 개설했다. 그 중에서도 진행시간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는 간증(?)이 쏟아져 2011년 1월에 앵콜 강좌를 앞두고 있는 강좌가 있었으니, 바로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워크샵>이었다. 그 비결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도대체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워크샵>이라는게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 워크샵을 진행했던 표현예술치료사 이정명 선생님을 만났다.
먼저, 단도직입적으로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워크샵이 무엇인지 물었다.
“여성들은 자신의 몸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을 거부하도록 교육받으면서 살았지요. 사회가 통제하는 동작의 경계를 잘 지켜야 좋은 여자로 대접받으니까요. 불행하게도 이로 인해 여성은 몸 안의 진정한 감정의 표현을 통제하도록 훈련됩니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워크샵은 이런 통제 시스템 안에서 살아온 내 몸은 나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과 정서들이 내 몸 안에 있는지 알아보고 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조신한 여자라는 표현이 남아있는 걸 보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자신의 몸과 감정 표현에 억압적인지 이해가 된다.
“사실 이런 작업은 아기가 말을 배우는 것과 같이 시간이 걸리고 공을 들여야 합니다. 몸이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마치 어머니 품 같은 따뜻한 마룻바닥에 누워서 안전하게 몸을 내맡기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몸은 긴장에는 익숙하고 이완하는 덴 낯설거든요. 충분히 안전할 때 이완되고, 그때 진정한 움직임의 충동이 마치 어린 아이의 말처럼 조금씩 느껴지거든요. 그 과정 속에서 몸에 저장되었던 감정을 만나고 떠나보내고 그것들의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주는 작업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신의 몸에 저장되어있던 감정들을 만나고 표현하는 것. 즉 워크샵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몸 안의 묵은 감정을 창조성으로 변형시켜주는 것입니다. 몸은 감정의 집이거든요. 몸 안에 있는 감정이 창조적으로 변형되지 않으면 그것은 자신과 삶을 계속적으로 무력화시킵니다. 나쁜 사랑의 패턴을 계속한다거나, 쇼핑 중독, 폭식, 우울증 같은 증상이 모두 변형되지 못한 몸의 묵은 감정들과 관련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감정은 어린 아이와 같아서 자신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친절하고 안전하게 놀아주고 눈물 흘려주고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합니다. 함께 머물러주면, 감정은 엄청난 것을 선물로 전해줍니다. 이 워크샵에서는 자신의 몸의 감정과 창조적으로 작업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분노의 감정이 일어날 때, 소리를 지르고, 베개를 치기보다 분노의 전사 춤을 추게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건강한 형태의 감정 투사 작업은 예술입니다.”
가장 건강한 형태의 감정 투사작업인 예술을, 많은 시민들은 이른바 예술 좀 하는 사람들의 것으로만 생각하고 바라봐왔지 않던가. 잘 못하니까, 남들이 볼까 부끄러워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꾹 참아왔던 우리들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게 삶을 무력화시키는 몸의 병이 될 수도 있다니….
“이 워크샵에서는 몸 안에 담긴 삶의 역사를 다시 방문해서, 애도하고 용서하고 그것을 다시 사랑의 체험으로 전환시키는데, 그 과정을 춤·그림·시로 만들어보면서, 자신의 가장 취약한 감정이 예술표현의 재료가 되는 아름다운 변형의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워크샵에 오면 누구나 예술가가 되지요.”
누구나 예술가가 된다. 잘 하건 못 하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자신의 몸으로,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치유와 성장이 일어난다. 이제 뭔가 알 것 같다.
헌데 다른 곳도 아니고 이른바 가스통 할배들의 표적이 되는 시민단체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솔직히 말해 이정명 선생님의 입을 빌려,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어떤 시민교육을 만들어가야 하는지 말하고 싶어졌다.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교육이 ‘시민들의 삶의 문제에 대답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알고 있어요. 변화의 중심주체는 시민입니다. 이때의 시민은 사회적 존재이지만, 동시에 한 개인, 그 자신으로부터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인식을 만드는 토대는 바로 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몸에 대한 시민교육은 중요합니다. 나아가 몸은 늘 변화합니다.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움직임을 창조적으로 다루고, 더불어 춤추고 그림 그릴 수 있다면, 공동체와 사회라는 거대한 몸체의 건강성을 확보하는 방식도 훨씬 더 창조적일 것입니다. 이런 방식을 ‘창조적 연결’ 또는 사회적 치유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시민 개개인이 자신의 감정과 몸의 표현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사회, 그러한 창조적 예술활동을 통해서 시민 개개인과 사회가 건강해지고, 사회변화도 더 창조적 방식으로 일어나는 사회, 이 역시 참여연대가 꿈꾸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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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2011년 겨울강좌>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워크샵-
강좌기간 2011. 1. 6. ~ 2. 17.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총 6회
강사 이정명 : 국제공인 표현예술치료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강사
1.06 1강 나의 몸이미지 : 내 몸을 어떤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는가?
1.13 2강 가슴 : 어떻게 사랑과 연민을 표현할 수 있을까?
1.20 3강 손과 팔 : 가슴과 머리의 메신저
1.27 4강 척추 : 어떻게 무너지고 다시 회복하는가
2.10 5강 골반 : 열정과 즐거움을 확장하기
2.17 6강 전신 자화상과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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