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민들 제1공단에 녹지문화공원 조성 나서
“성남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뭔가 잔뜩 불만을 쏟아낼 것 같은데도, 성남 시민들은 별 반응이 없다. 성남은 대한민국 제1의 도시인 서울과 부유한 신시가지인 분당 사이에 위태롭게 끼어 있다. 성남은 고도로 집중화된 서울의 숨기고 싶은 배출구다. 사람들은 떠밀리듯 성남으로 이주해오지만, 언젠가는 떠나야 할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분당은 행정구역으로는 성남시에 속해 있지만 두 지역은 전혀 딴판이다. 직선으로 시원스럽게 뚫린 넓은 길, 보기 좋고 쉬기 좋게 만들어 놓은 산책로,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들. 그런데 성남은 어떤가. 차도로 이어진 비탈진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고 놀고, 변변한 문화시설 하나 찾기 힘들다. 분당과 성남이 같은 행정구역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그러나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쁘고, 돈벌어 떠나기에 바쁜 성남에서도 부족한 녹지공간과 문화공간을 만들어 보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시작됐다. 도시계획 전문가들과 성남의 30여 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여러 차례 간담회를 열어 지혜를 모은 결과 ‘1공단 녹지문화공간 만들기 운동본부 준비위원회’를 빠르면 3월 말 정식 발족할 예정이다.
운동본부는 적당한 녹지공간 후보지부터 물색하고 나섰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성남 제1공단이 적격이라고 의견을 내 놓았고 운동본부도 이에 동의했다. 성남 제1공단은 구시가지의 중심부로 공시지가로도 평당 300만 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땅값이 비싸서 공업용지로 쓰기는 더 이상 어렵다는 진단이 내려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제1공단의 3만2000여 평을 사들여 고층 주상복합건물 등을 건설해 시 재정 확충에 나설 계획을 세우기도 했으나 이 계획은 경기도에서 반려되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공간의 위치, 크기,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이곳이 공원 부지로 안성맞춤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운동본부는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시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10만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이 나서야 시청을 움직여 공원 조성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본부는 이와 함께 시의회 간담회를 통해 타당성 검토를 제안했다.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운동본부는 오히려 의욕에 가득 차 있다. 무분별한 도시계획과 개발 논리 속에서 그저 힘겹게 살기만 했던 시민들에게 ‘녹지문화공간 만들기’ 운동이 삶의 터전을 자기 손으로 바꿔나가는 소중한 경험이 되고, 성남이란 도시를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한 시민은 “우리 손으로 공원을 만든다니 정말 멋진 일이다.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 같다”고 말했다. 새 봄, 시민들의 참여만큼 도시는 푸르러질 것이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