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1990년대 이후 이남의 사회과학계에서 논의의 초점은 단연 시민사회론으로 모아졌다고 할 수 있다. 질풍노도의 80년대는 숨가쁘게 달려온 과정을 반추해 볼 겨를도 갖지 못한 채 동유럽의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와 함께 끝나고 말았다. 사회주의와 복지국가, 두 가지 실험의 실패는 서구학계에서 한동안 잊혀졌던 시민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왔고, 이런 분위기는 또 이남사회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또 90년대에 들어와 시민운동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사회운동이 등장했다. 계급담론이나 민족담론에 기초했던 종래의 민중주체의 사회운동과는 달리 이 새로운 시민운동은 ‘시민’이 운동의 주체임을 표방하면서, 기존의 사회운동에서 주변적인 문제로 취급했던 환경이나 여성, 작은 제도의 개선 등의 문제에 주목했다. 초기의 시민운동은 기존의 사회운동과 달리 비계급적 또는 초계급적 목표를 지향하였고, “해결 가능한 작은 문제들을 제기하면서 합법적인 방식으로 전문가들의 전문적 지식을 동원하여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을 취하여 큰 주목을 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새로운 시민운동에 지지를 보낸 층은 “대부분 과거의 사회운동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거리를 유지했던 온건개혁적 혹은 자유주의적 성향의 지식인, 전문가, 시민과 언론이었으며, 계급적으로는 대개 신중간계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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