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상] 2025 참여사회연구소 신진학자 논문상 수상작 발표

  • 이행태 『헌법상 노동기본권 보호에 관한 연구 : 이른바 노란봉투법 입법논의를 중심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논문보기)
  • 연준한 『클로드 르포르와 ‘민주적 갈등’의 정치 : 전장연 시위 논쟁에 부쳐』
    (평화연구 제33권 제2호, 논문보기)
  • 김진환 『팬데믹 시대에 시장 메커니즘이 모든 이의 건강을 보장하는데 있어 필연적으로 실패하는 이유 : 대한민국의 사례(The Predestined Failure of the Market Mechanism in Ensuring Health for all in Times of a Pandemic: The Case of the Republic of Korea)』
    (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and Health Services Volume 55 Issue 4, 논문보기)
  • 박내현 『홈리스 활동의 의미에 관한 재구성 : 아랫마을 홈리스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논문보기)

[시상식 및 수상작 발표회]

2025년 12월 15일(월) 오후 5시, 참여연대

[심사 총평]

올해로 여덟 번째, 참여사회연구소는 신진학자 논문상을 공모했습니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조명하는 연구’, ‘사회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연구’, ‘민주주의와 시민참여’, ‘평화·인권·사회정의’, 그리고 ‘공동체와 사회의 진보에 기여하는 연구’를 찾는 저희들의 요청에 무려 73명의 연구자들이 51편의 연구로 응답해주셨습니다. 51편의 논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동료 시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응모된 연구들의 이 같은 공통성과 다양성은 심사위원들을 한 편으로는 행복하게 다른 한 편으로는 곤혹스럽게 했습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와 공동체를 고민하는 연구자가 이렇게 많았다는 사실은 감사한 일이었지만, 이 논문들 사이에서 수상작을 뽑아야 한다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 숙고의 과정을 거쳐 네 편의 수상작을 선발했습니다.

먼저 당선작은 두 편이 선정되었습니다. 첫 번째 수상작은 이행태 선생님 「헌법상 노동기본권 보호에 관한 연구: 이른바 노란봉투법 입법논의를 중심으로」입니다.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이기도 한 이 글은 최근 국회를 통과하여 입법절차를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있는 ‘노란봉투법’을 헌법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쓰여진 이 글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와 사용자 개념을 확장하고, 정당한 쟁의행위의 범위를 확대하며,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이 헌법상 노동기본권 관점에서 정당성이 있음을 주장합니다. 다만 노동기본권 주체 범위가 헌법에 부합하도록 재정립되기 위해서는 판단기준의 구체화와 보충적인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심사위원들은 이 논문이 주제의 시의성뿐 아니라 주장의 논리적 일관성, 내용의 풍부함, 사회적 의미에서 장점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조법 2, 3조의 개정이 이루어진 지금 이행태 선생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 수상작은 연준한 선생님「클로드 르포르와 ‘민주적 갈등’의 정치 : 전장연 시위 논쟁에 부쳐」입니다. 이 연구는 클로드 르포르의 ‘민주적 갈등’ 개념을 빌어와 현대사회의 민주주의가 ‘투쟁’의 차원을 ‘경쟁’의 차원으로 환원시킴으로써 현실 속에 존재하는 배타성과 반다원성을 은폐하고 재생산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저자는 그 사례로 2022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권리투쟁을 듭니다. 장애인 권리투쟁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은 공론장에서 배제된 주체들로서 국가와 사회에 대해 불평등한 공동체를 바꾸도록 요구했다(‘투쟁’의 차원). 그러나 장애인들과 논쟁을 하겠다고 나선 정치인 이준석은 이를 마치 상이한 입장들 간의 다원주의적 타협의 과정(‘경쟁’)인 것처럼 호도했으며, 상당수의 대중들이 이에 호응하며 사회적 불평등이 시야에서 지워졌다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연준한 선생님의 연구가 이론적으로 명료할 뿐 아니라 그 이론적 문제의식을 현실의 문제에 적합하게 적용함으로써 이론과 실천의 거리를 좁히고 연구의 사회적 의미를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편의 당선작 외에도 우리는 두 편의 가작을 더 선정하였습니다. 첫 번째 수상작은 김진환 선생님「The Predestined Failure of the Market Mechanism in Ensuring Health for all in Times of a Pandemic: The Case of the Republic of Korea」입니다. 이 글은 일견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는 코로나19 시기 한국 의료체계의 대응이 실제로는 경제권력 우위의 의료체계를 통제하지 못함으로 인해 공중보건 조치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제되었다는 점을 폭로합니다. 이를 통해 의료 분야에서 사회적 권력을 강화하여 규제되지 않은 시장을 극복하는 것이 좀 더 공정하고 효과적인 재난 대응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을 제시합니다. 이 논문은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우리 공공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보건의료 분야 전공자의 시각으로 확인해주었다는 점에서 그 사회적 의미가 큽니다. 또한 어느새 잊혀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사회적 교훈을 다시금 불러온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연구입니다.

두 번째 수상작은 박내현 선생님「홈리스 활동의 의미에 관한 재구성: 아랫마을 홈리스 사례를 중심으로」입니다. 저자의 석사논문이기도 한 이 연구는 반빈곤운동공간 아랫마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홈리스들의 사례를 질적연구방법으로 분석했습니다. 임금노동과 공공일자리 경험이 있는 홈리스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저자는 이들의 일상활동의 의미가 단순히 ‘소득을 위한 노동’으로 환원되지 않는 ‘돕는 일’, ‘내가 해야 하는 일’, ‘보람과 만족감을 느끼는 일’,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아랫마을의 홈리스들이 서로 관계 맺고 연대하며 주체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근로능력’을 강조하고 ‘활동’이 아닌 ‘노동’에만 초점을 맞추어온 그간의 정책이 발견하지 못한 모습으로 대안적 노동담론과 일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심사위원들은 이 논문이 인간의 가치 있는 활동을 좀 더 넓게 정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현시대의 상황에 시의성이 있으며, 성실하고 일관성 있는 서술과 분석은 물론 실천적 의미를 제시했다고 보았습니다.

네 편의 소중한 수상작을 응모해주신 네 분의 연구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수상하지 못했지만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나누어주신 다른 마흔일곱 편의 논문의 저자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기준은 우리 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는 신진학자 논문상의 취지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가였습니다. 그 말은 안타깝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논문들에 담긴 연구의 중요성을 결코 폄훼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단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우리 사회와 삶을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여러 각도의 시선들이 모였을 때 우리는 우리 사회의 실재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수상하신 네 분의 연구자들을 포함하여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신진 연구자들을 응원해주신 분들, 그리고 참여사회연구소 논문상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5년 11월 17일

심사위원 김공회, 김치홍, 남재욱, 이미현, 이정연을 대표하여

심사위원장 남재욱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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