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2부 좌표 2_민주주의와 한국사회, 1945~2005

1. 문제제기

이 글의 목적은 해방 이후 지난 60년간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변화를 탐색하는 데 있다. 해방 이후 우리 역사를 건국(분단국가의 형성), 경제적 산업화, 정치적 민주화의 과정으로 보았을 때 민주주의는 정치적 민주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포괄하는 상위개념인 바, 건국의 목표가 근대민주주의의 형성에 있었다면, 산업화가 갖는 목표 중 하나도 민주주의를 확장하고 심화하는 물적 토대를 제공하는 데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를 접근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먼저 민주주의 이념의 역사를 다루는 방식이 그 하나라면, 민주주의를 산업화와 민주화의 관련 속에서 검토하는 것이 다른 하나의 방식이다. 이 글은 후자의 방식으로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민주주의의 역사를 검토하기 위해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의 문제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민주주의란 그리스어(語)의 ‘demokratia’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demo(국민)와 kratos(지배)의 두 말이 결합된 민주주의는 ‘국민의 지배’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가장 빈번히 쓰이는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유형은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이다. 직접민주주의가 모든 국민이 다수결의 원칙 아래 정치적 결정에 직접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을 지칭한다면, 대의민주주의는 국민 개개인이 직접 정치결정과정에 참여하지는 않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들을 통하여 정치결정 권한을 대리하게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민주주의의 하위유형은 자유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경제민주주의, 풀뿌리민주주의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어떤 유형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에 따라 해방 60년 동안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달라질 수 있다.

이 글은 기본적으로 한국사회에서의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발전을 주목하고자 하며, 특히 이 민주주의가 산업화 및 시민사회와 어떤 관련을 맺고 발전해 왔는가에 대한 탐색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산업화가 갖는 의미는 이중적이다. 산업화는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의 물적 토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민주화를 유보하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한편 시민사회는 민주화의 요구가 배태되는 주체이자 공간의 의미를 갖고 있다. 국가와 시민사회가 어떤 관련을 맺느냐에 따라 민주화의 경로에서 대의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의 관계가 다양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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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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