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경찰감시 2009-10-16   2772

[2009 국정감사에서 다룬 문제들-행안위②] 경찰의 불법행위 드러난 국정감사


10월 5일부터 24일까지 국회의 국정감사가 진행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달 국정감사기간을 맞아 ‘정부에게 꼭 따져 물어야 할 43가지 과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들 43가지 과제 이외에도 그동안 참여연대를 비롯한 개혁적 시민사회운동이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할 것을 촉구한 많은 개혁과제들이 있습니다.


[참여연대 보고서 바로보기] 2009 정기국회, 정부에게 꼭 따져 물어야 할 43가지 과제


참여연대는 이들 과제들이 이번 국정감사 기간에 다루어진 경우 그 내용을 소개하는 [2009 국정감사가 다룬 문제들]을 시작합니다. 의원들의 합리적인 문제지적, 피감기관의 대답,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의원들과 피감기관의 대응 등을 소개합니다.


지난 12~13일에 걸쳐 진행된 경찰청 국정감사는 ‘공안 사범 조회 리스트’의 실체에 대한 공방과 경찰청장의 ‘검거위주’, ‘과잉진압’ 직접 지시에 대한 책임 추궁에 집중되었습니다.


사라진 줄 알았던 ‘공안사범리스트’와 연좌제 부활?

최규식 의원(민주당)이 국감에 앞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작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가 검거된 시민이 ‘공안 사범 조회 리스트’(이하 리스트)에 올랐는데 이 리스트에는 검거된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 남편, 가족의 30년 전 공안기록까지 모두 기록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자료를 집회법 위반 증거로 법정에 제출했는데 이것은 헌법 제 13조 연좌제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입니다.


‘시위사범 전산입력카드’에는 입건된 사람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집회/시위 일시, 내용, 사건 분류, 적용 법조, 범죄 사실, 조치 결과 등이 입력되고 관리 시스템인 ‘공안사범 조회리스트’에서는 가족의 이전 집시법 관련 경력까지 검색할 수 있게 돼 있었습니다.


최규식 의원은 12일 강희락 경찰청장에게 “공안사범 조회 리스트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반인권적 연좌제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강기정, 신지호 의원은 물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대부분 포함된 이해할 수 없는 이 자료의 실체와 내용을 경찰청장이 직접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최규식 의원)


이와 관련해 강희락 경찰청장이 “공안사범자료는 조회 후 파기하는게 원칙이지만 촛불집회 연행자들이 많다보니 당시 강남경찰서 직원의 개인적인 실수로 검찰 송치자료에 첨부한 것 같다”는 말로 공안 사범 자료를 활용한 것을 인정한 것과는 달리 당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노환규 서울지검장은 “공안사범자료가 지난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고 폐지돼 지금은 안하고 있다”고 실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증폭시켰습니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81년 이래 관리 주체는 법무부”라고 답하고, “(법무부와 군 등이 참여하는) 공안사범자료관리협의회가 존재하고 있으며 관련 자료 공개에는 협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과거 정부에도 계속 관리돼왔다”고 했으나 검찰은 폐지했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상 관리안한다”로 말을 바꾸고 “우리가 만든게 아니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했습니다. 이처럼 검,경의 답변이 엇갈리는 것을 이춘석 의원과 최규식 의원이 지적하며 계속 추궁했으나 양 기관은 떠넘기기식 답변으로 끝내 의혹을 풀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공안사범조회리스트가 명백한 헌법위반이기 때문에 인권침해 사례를 밝히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으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찰의 집회의 자유 침해와 용산참사 과잉진압


작년 미국산광우병위험쇠고기반대 촛불시위 이후 경찰의 ‘집회결사의 자유’ 침해는 날이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올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경찰차벽으로 서울광장을 봉쇄하여 추모제를 방해하였고, 심지어 광화문 광장에서는 기자회견, 일인시위만 해도 불법연행을 일삼고 있습니다. 또한 2009년 1월 20일, 용산 재개발지역 5층 건물 옥상에서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강경진압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국정감사에서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 위원들에게 경찰의 일련의 위법적이고 비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과 적법한 경찰권 행사에 대한 답변을 다뤄주기를 요청했습니다.


대한민국 경찰은 불법경찰?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 지휘부의 무전기 녹취록을 공개,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강경 진압’을 주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기정 의원(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주상용 경찰청장은 집회 해산 명령을 내리면서 ‘마지막 잔당 소탕’, ‘(시민들이) 인도에 산재돼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쫓아가서 검거하라’고 직접 지시했고, 인도에 있는 시민들이 부상을 입을 정도로 과도한 진압을 했음에도 부단장들에게 여러차례 잘했다고 칭찬했습니다.


(강기정 의원)

* 강기정의원이 제출한 경찰 무전기 녹취록 전문
091013(보도자료)_서울경찰청장_강경시위진압_직접지시.hwp





그러나 집시법 제20조에 따르면 불법시위라 할지라도 상당한 시간 자진해산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해산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주 청장은 “삼삼오오 이동하는 것을 검문하고 검거하라”, “보는 족족 검거해서 검거인원을 많도록 하라” 등의 지시를 내렸습니다.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정’, ‘집회시위 경찰 관리 지침’ 내부규정까지도 모두 무시한 셈입니다.

경찰은 심지어 일반 시민들을 일부러 자극해 잡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 1일 서울광장 부근에서 서울청 2기동대장이 인도에 있는 시민들을 검거해야 하냐는 물음에 장전배 서울청 기동본부장은 “채증하면 시비 걸 거야. 그럼 검거해”라며 오히려 시위대를 흥분를 흥분하도록 유도해 강제연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집회를 하는 시민들을 때려잡으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존재하는 것임에도 대한민국 경찰은 헌법, 집시법, 내부규정까지 무시하는 불법 경찰입니다. 이런 경찰을 시민들이 어떻게 믿고 치안을 맡기며 집회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용산문제의 책임은 용산범대위?

8일 국회 행안위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희철 의원(민주당)은 법보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인기 의원(민주당)도 “철거민들이 생계 대책을 요구하는데 특공대가 들어갔다, 이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8월 중순께 한국교회봉사단이 제시한 사망자위로금, 장례비지원, 세입자 보상금 등이 포함된 중재안에 합의 직전에 이르렀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정부 사과와 임시상가 등 수용할 수 없는 추가 요구로 협상타결이 아직 지연되고 있다”며 협상결렬의 책임을 용산범대위로 돌렸습니다. 그 답변과 관련해 최인기 의원은 경찰 강제력에 의해 사람이 죽었는데 “선례가 남기 때문에 임시상가를 제공 못한다는 사고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성의만 있으면 도울 수 있는데, 왜 못 돕는다고 하느냐”고 따졌습니다.

반면 신지호 의원(한나라당)은 “용산범대위는 작년 광우병 사태 때 촛불시위하던 단체들”이라며 촛불시위 전력을 들먹였고, 이은재 의원(한나라당)은 “용산참사가 일어난 것은 부럽 과격 시위 때문”이라며 “경찰은 불법시위를 뒤에서 조종한 전철연 남경남 의장을 하루빨리 검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일 과잉진압으로 발생한 참사의 경찰 책임추궁보다는 어쩔수없이 망루를 세우고 시위를 한 철거민들에게 책임을 몰았습니다.



13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백동산 용산경찰서장과 박삼복 당시 서울시경 경찰특공대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김희철 의원은 “용산참사와 관련한 재판에서 진압 전날 농성자들이 돌이나 화염병을 던지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다”며 “경찰은 시위대의 위협 행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히 특공대를 투입해 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참사 당일 진압대원들은 망루안의 시너가 60통이나 있는 줄 모르고 진압을 시도한 것에 대해 “결과적으로 박 특공대장 등 당시 경찰 지휘라인은 작전의 위험성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소중한 부하들을 사지로 내몬 꼴이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2009 국정감사 총정리


이번 경찰청 국감에서는 어느 기관들 보다도 법을 올바르게 지키고 공정하게 집행해야 할 경찰이 앞장서서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경찰청장들을 비롯해 경찰의 인권의식이 얼마나 수준 이하인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공안사범리스트와 시스템을 폐기하고 용산참사를 가져온 책임자 처벌, 그리고 집회시위의 과잉진압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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