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가폭력에 대한 인정과 사과도 필요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 됐다. 다시 한번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2022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조사를 통해 국가정보원이 참사 이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사찰한 사실이 확인되었지만, 사찰 문건 공개와 국가폭력의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하다. 국정원은 조속히 세월호 참사 관련 문건을 공개해야 한다. 국정원이 어떤 목적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사찰했는지, 그 규모와 내용은 어떠했는지에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재명 정부는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이라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을 공식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사참위 조사 당시 국정원이 보유한 세월호 관련 문건은 무려 68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은 사참위에 56만 건의 문건 목록을 공개했지만, 12만 건은 목록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사참위에 제출한 2,176건의 문건 역시 종이로 가려진 사본으로 그 내용을 온전히 파악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동안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등 사찰 피해자들이 국정원이 수집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할 것을 청구했지만, 국정원은 문건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보부존재 또는 비공개 처분해 왔다. 국정원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참여연대를 포함해 유가족을 지원한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사찰을 벌였지만, 아직도 누구의 지시로, 어떤 목적으로 사찰이 이루어졌는지, 어디까지 보고되었는지, 그리고 그 규모가 어떠했는지조차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3월 30일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자료 공개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고, 어제 국정원은 유가족의 요청을 수용해 정보공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공개 자료 12만 건의 공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이 약속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사찰 정보의 공개는 국가폭력 진상규명의 출발점이다. 국정원은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비식별 처리 문서의 원문뿐만 아니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세월호 참사 관련 정보와 문건도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 국가폭력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는 것이야말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다하고 안전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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