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에 이은 금융과세 형해화 시도, 세제합리화 역행
민생안정과 복지확대 위한 재정 역할 제한, 세수감소만 초래할 것
총선 민심에 역행하기로 기조를 정한 윤석열 정부가 재벌부자감세 추진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어제(4/21)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배당 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는 분리과세하고,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을 늘린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소득에 대해 체계적으로 과세하고자 하는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폐지를 주장한 데 이어 기존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예외를 두는 방식으로 또다시 과세체계를 흔들겠다는 것이다.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했지만, 연 2000만원을 넘는 이자소득과 합산된 배당소득이 금융소득종합과세(최고세율 45%)에 합산되지 않는다고 기업가치가 제고될 리 만무하다. 고소득·개인대주주에 이익을 몰아준 채 세수 손실만 초래할 뿐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세제 합리화에 역행하고 세수감소만 초래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을 반대하고 규탄한다. 또한 자산가들과 재벌대기업의 세부담 완화에 매몰되어 있는 윤정부의 전면적 기조 전환을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에 적극적인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고 배당을 확대한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에게는 배당소득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 도입했다가 폐지한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유사한 방향이다. 하지만 2017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배당소득 증대세제 도입으로 인한 시장 전체의 배당성향 증가는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반면, 상당한 세수의 손실만 초래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배당소득은 주로 고소득층과 기업의 대주주들에게 귀속되고 이들의 한계소비성향은 높지 않기 때문에 민간소비의 확대와 그로 인한 투자 증대 등의 2차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효과는 없고, 세수만 감소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56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세수결손을 겪고, 2022년 재벌부가감세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상황에서도 연이은 재벌부자감세를 추진하는 정부의 모습에서 총선의 매서운 심판에 대한 반성과 개선을 찾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래 재벌부자감세를 추진하며 실증적 연구에 기반하지 않은 각종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속세 완화·금투세 폐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종부세 형해화 등이 그것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역시 궤를 같이 한다. 주지하다시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기업 지배구조에 있다. 이를 손보지 않고 배당 소득에 대한 과세를 완화하는 것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는 결국 불평등 심화라는 부작용만 남기고,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불평등 문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기회가 날 때마다 자산과세를 후퇴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평등 문제 해결에 손 놓겠다는 선언이다. 미래세대를 위한다며 정부의 재정적 역할을 축소하고, 철지난 낙수효과에 기대어 재벌부자감세를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의 조세·재정 기조가 우리사회의 미래를 잠식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금투세의 차질 없는 추진과 재벌부자감세의 철회, 그리고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적극적인 세원발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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