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결정 지도부에 위임, 유예 결정과 다를 바 없는 무책임
금투소득세 유예·폐지 부추기고 민생지원금 재원 마련 가당키나 한가
민주당, 신뢰·강령·정체성 잃지 않으려면 금투세 시행 결정 내려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오늘(10/4) 의원총회를 열어 금융투자소득세의 시행 여부에 대한 최종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이는 노골적으로 금융투자소득세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지도부에 작금의 혼란을 마무리할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유예론을 직접 언급한 만큼 유예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종면 원내 대변인은 “유예와 폐지 의견을 합하면 시행 또는 보완 후 시행 의견보다 많았다.”라고 밝혔다.
어쩌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지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도입된 금융투자소득세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정당이 되어버렸나. 아니면 ‘보수에 가까운 실용주의자’를 자칭한 이재명 대표가 이미 정해놓은 결말을 따르는 것인가. 정체성 상실이나 대표 눈치보기 모두 초라하고 우스운 꼴일 뿐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지금이라도 민주당 지도부가 좌고우면 말고 금융투자소득세의 예정대로 시행을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촉구 집회에 참석하여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민생이고 국가, 국민, 투자자 모두를 위한 판단”이라 주장했다. 민주당을 향해 폐지로 당론을 채택하라며 “입장을 바꿨다고 놀리거나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는 비아냥도 서슴지 않았다. 1% 초부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소득세를 두고, 민생을 운운하는 왜곡된 주장으로 혹세무민하는 여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은 결국 민주당 자신이다.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전 거래세부터 낮추더니 대주주 기준을 50억으로 상향하고 금융투자소득세를 2년 유예하는 데에 합의해놓고 급기야 내년 시행을 몇 개월 앞두고 간보기만 일삼았다. 그 결과, 거센 조세저항과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한 억측과 왜곡이 확산되었다. 주식시장의 혼란도 가중되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당의 원칙도 소신도 찾아볼 수 없었다. 투자자들 저항으로 자본이득 과세를 미루면서 수십조 원의 재원을 필요로 하는 ‘기본사회’, ‘민생지원금’을 추진하겠다는 것 또한 모순의 극치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정말로 유예, 폐지된다면 국민의힘 만큼이나 민주당의 패착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근로·사업·이자소득처럼 금융투자로 얻은 소득에도 세금을 매기고, 거래세는 낮추되 금융상품별로 달리 취급되던 과세쳬게를 바로잡고 합리적인 손익통산, 손실 공제 등을 담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이는 분명 민주당의 약속이었다. 민주당 강령에도 동일한 내용이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 하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과세기반을 구축하여, 자산불평등을 완화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약속과 합의도, 강령과 정체성도 지키지 않는다면 더 이상 민주당을 믿을 수 있는 국민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아직 마지막 기회가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지금이라도 금융투자소득세의 조속한 시행을 결단하는 것이다. 서민·중산층을 대변한다는 정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를 비판한다는 제1야당으로서 보편복지를 주창하는 민주 정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할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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