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10-01-27   2060

또 PD수첩이냐?

 

방통심의위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 징계는 위헌적 검열
탐사보도의 본질인 ‘문제제기’도 하지 말라는 억지
국가추진사업에 대한 보도 공정성심의 제외되어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 이하 방통심의위)는 오늘(27일) 오후 4시 전체회의에서 MBC PD수첩의 12월 1일 방영분 “4대강과 민생예산”편에 대해 제작진 의견진술을 듣는다. 이는 PD수첩의 “4대강과 민생예산” 편이 편파적이고 확인되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제기된 민원을 심의하면서 내린 결정으로 이후 제재여부를 정한다고 한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방통심의위가 정부정책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PD수첩에 대해 또다시 공정성 기준을 정치적으로 악용해 징계를 결정한다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헌법상 금기시되는 “검열”이라고 본다. 따라서 방통심의위는 PD수첩에 대한 정치적 심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방통심의위의 이번 “의견진술청취” 결정은 지난 12월 22일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가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 편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공정성, 제14조 객관성 등을 근거로 “경고‘ 수준의 제재조치가 적절하다는 데 합의하고 ’의견진술”을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소위원회는  PD수첩 제작진이 제목부터 의도적으로 “4대강 사업‘과 ’민생예산‘을 연관지으려고 했으며, 방송내용도 정부입장에 반대하는 측 입장을 정부 측보다 많이 방송하여 질적, 양적 균형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제작진이 미리 설정한 결론“에 따라 ”프로그램을 편집, 제작, 일방에 치우친 내용을 편파적으로 전달하”였으므로 방송심의규정상 공정성 등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PD수첩은 잘 알려진 대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 탐사보도는 일상적인 취재원(출입처)과 보도자료에 의지하는 일반 보도 형태와 다르다. 장기적 기획 하에 심층취재를 하고 정보가 부족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공론화하여 의미 있는 담론으로 만들어 낸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고발하고 드러내는 것이 탐사보도의 특성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다.
 
PD수첩이 4대강에 수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반면 민생예산이 삭감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관련이 없는 두 가지를 비교했다“라고 지적하는 것은 이와 같은 탐사보도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판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게다가 PD수첩은 국민이 보기에도 엄연한 예산의 불균형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언론 본연의 임무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또한 언론의 역할이 감시와 비판 기능이라고 한다면 권력비리나 사회 부정 또는 잘못된 정부정책에 대한 단서는 늘 한정적이고 불공정하며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힘과 정보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국민은 정부정책에 대해 소위 ‘균형잡힌’ 시각을 접하기보다는 일방적인 홍보성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심층취재를 바탕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의문을 제기하는 PD수첩과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로일 것이다.

PD수첩이 정부예산편성에 대한 비판적인 인터뷰를 더욱 많이 제시했다는 것은 더 많은 힘과 정보를 가진 정부의 일방적 “홍보”에 비판과 문제제기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던 것뿐이다. 또 상당수 인터뷰들은 대안제시와 사실전달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편가름을 할 수도 없는 내용이었다.

212월1일방송된"4대강과민생예산편 자료화면-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 방송 이후 국회가 이와 같은 문제제기를 감안하여 예산 편성에 반영하였던 점은 PD수첩의 방송이 충분히 설득력 있고 공익에 부합하였다는 직접적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정성을 기계적으로 해석해 정부추진사업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단죄하려고 하는 것이다.
 
국가가 예산권과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방통심의위의 공정성 심의는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 정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는 출범 초기부터 있었다. 사실상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 지난해 YTN앵커들의 ‘검은옷’진행에 대한 중징계 결정,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중징계 결정 등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거나 반대 입장을 규제하는데 방통심의위가 앞장서 왔다.

바로 이와 같은 정치적 남용의 가능성 때문에 행정기관에 의한 표현의 내용에 대한 규제는 헌법적으로 금기시된다. OECD국가들 중에서 방송은 물론이고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매체에서 행정기관이 내용규제를 하는 곳은 거의 없다.

독일, 영국, 일본의 공영방송에 대한 공정성 심의는 국가의 심의가 아닌 자율규제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고 미국은 폐지한지 오래이다. 행정기관은 항상 권력자 및 여당에 유리한 방식으로 내용을 재단하여 국민의 알권리 및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심대하게 훼손하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는 사법기관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실상의 “국가 검열기관”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인정하고 그 심의를 최대한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른바 ‘소극적 심의’를 하여야 할 것이다. ‘심의권’을 이용하여 권력자의 정치적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은 명백히 탈헌법적인 일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방통심의위가 공정성을 잣대로 PD수첩에 가하는 압박이 철회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또 방통심의위의 공정성 심의가 적어도 국가추진사업에 대한 보도에 대해서는 폐지되어야 할 명백한 이유이다.

PIe2010012700.hwp논평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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