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부문 감축 목표 강화 및 탈핵 에너지 전환 목소리 높여
노동자 ·농민 목소리, 젠더 관점 반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촉구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NDC) 수립을 위한 대국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기후위기 비상행동’ 주최로 시민사회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민사회가 그간 주장해온 ‘2018년 대비 65% 감축 목표’의 당위와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고, 나아가 노동자·농민의 목소리와 젠더 관점을 반영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 수립하는 종합적 성격의 논의가 펼쳐졌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권경락 플랜 1.5 정책활동가는 “정부가 제시한 48%과 53% 목표는 산업계가 주장하는 장밋빛 성장 전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엉터리 안에 불과하다”며,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이번 2035 NDC의 미래 배출량 전망에서 산업 부문만 24% 증가하고 다른 부문은 현상 유지 또는 축소되어, 산업 부문 감축 목표가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 따르면 2035년까지 줄여야 하는 전체 감축량 중 산업 부문의 비중은 15%에 불과하다”며, “산업 부문의 전체 배출량 비중이 약 5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마땅히 산업 부문이 줄여야 하는 의무가 공공 부문이나 시민 참여 영역에 전가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지언 기후넥서스 대표 역시 전환, 수송 등 다른 부문에 비해 산업 부문 감축 목표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된 점을 지적하며 “국가 온실가스 목표가 산업계에 포섭”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인 철강 분야의 경우 지난 2030NDC 목표를 별다른 감축 노력 없이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난감축 분야’임을 강조하는 철강 업계가 정부 지원만 강조하고 온실가스 다배출 책임을 회피하는 점을 비판했다. 덧붙여, 이 대표는 “중간기술의 신설, 저탄소 원료 투입 확대, 재생에너지 사용 등 철강사 스스로 제시한 탄소중립 전략”조차 선언 이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철강은 전력 다소비 업계이지만,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1% 미만으로 에너지 전환 책임에서도 ‘무임승차’를 지속”하고 있음을 강조해 말했다.
김장희 녹색교통운동 활동가는 NDC에 2035 내연기관차 퇴출 목표와 같은 구체적 정책이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김 활동가는 “신규 무공해차가 최대한 공급되더라도 2025년 현재 90% 이상이 내연기관 차량이고, 2035년 신규 무공해차 공급 최대치는 980만대 수준”이라며,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를 공식적으로 정부가 선언하여 신규 내연기관차 수요를 억제하고 무공해차로의 전환 필요성을 구매자와 제작사에게 책임있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공교통과 연계한 교통수단 이용을 확대함으로써 교통 수요를 관리하는 적극적 정책 역시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035 NDC를 포함한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노동자·농민의 주체적 참여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김석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산업계가 요구하는 낮은 온실가스 배출 목표가 온당치 않다고 지적하며, 그 안에 노동자의 요구가 포함되지 않았음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에 입각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에 노동자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신지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역시 “기후재난 시대에 농민이 스스로 피해를 감당하는 것은 농업을 포기하고 국민 먹거리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기후위기 최전선에 있는 농민들을 중심으로 생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 사무총장은 같은 농민이라 하더라도 여성 농민의 위기는 또 다른 시각으로 봐야함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로 줄어든 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하거나, 남성 노동에 비해 교육과 정보 접근성이 낮은 상황을 지적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 또한 젠더 관점에서 NDC 수립을 전망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안대표는 “주민공동체 리더, 농부, 사업가, 생산자, 가사와 돌봄 노동자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여성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강력한 변화의 주체이자 이해관계자”라고 강조하며, 그런데도 정부가 진행하는 NDC 대국민 논의의 전체 토론회에서 발제·토론자 중 여성 비율이 9.5%에 그친 것을 비판했다. 이어 “UNFCCC를 통해 NDC 수립 과정에 젠더 분석, 성평등예산, 여성 리더십 확대를 제도화할 것이 권고”되었다며 한국도 사회적 소수자 참여를 제도화하고 성인지 예산과 정책영향평가를 NDC 이행 계획에 반영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부문인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토론도 이루어졌다. 유에스더 환경운동연합 정책변화팀 활동가는 시민사회와 국제사회가 2030년 탈석탄을 요구하는데 반해, 2040년 탈석탄조차 결정하지 못한 현행 탈석탄 계획은 “야심차지도 구체적이지도 않다”고 일갈했다. 이어 유 활동가는 정부가 여전히 온실가스 감축과 AI 산업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해결책으로 원전을 고려하는 점을 비판하며 원전이 “감축효과·경제성·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 감축수단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현재의 NDC 논의가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라는 숫자 문제로만 이해되며 사회 전환의 본질을 잃고 있다”면서 “기후위기 속에서 안전하게 존재할 삶이 보장된다는 것은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기후행동이 지난 기후 헌법소원을 제기한 취지 역시 “안전하게 존재할 권리, 다시 말해 ‘살 수 있는 사회의 조건’”을 묻는 것이었으며 헌법재판소 역시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국가의 보호 의무를 확인하였음을 강조했다.
▣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 토론회 개요
2035 NDC 시민사회 긴급토론회
🔸일시 : 2025년 10월 21일(화) 오전 10시
🔸장소 : 모임공간 상연재 컨퍼런스룸 11
🔸주최 : 기후위기비상행동
🔸주관 : 녹색연합, 플랜1.5, 환경운동연합
🔸발제
2035 NDC 정부(안), 무엇이 문제인가? / 플랜 1.5 권경락 정책활동가
🔸토론
좌장 : 기후위기비상행동 김은정 공동운영위원장
기후넥서스 이지언 대표
녹색교통운동 김장희 팀장
민주노총 김석 정책국장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상임대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신지연 사무총장
청소년기후행동 윤현정 활동가
환경운동연합 유에스더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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