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세미나] 제6공화국 헌정에 대한 성찰과 개헌의 전망

참여사회연구소-한국선거학회 공동주최 세미나 개최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한국선거학회는 10월 17일(금) 오후 2시, ‘제6공화국 헌정에 대한 성찰과 개헌의 전망’을 개최했습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계엄 및 내란과 탄핵에 이르는 과정은 우리 헌정체제의 극도의 취약성과 더불어 여전히 헌정질서가 원활히 작동하고 있음을 동시에 보여준 역설적 사건이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개헌은 ‘오래된 미래’입니다. 단지 권력구조의 개선만이 아닌, 민주공화제의 내실을 다져가기 위한 사회적 약속의 복원과 재설계 논의는 20여년에 걸쳐 전개되어왔으나 여전히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듯 2016-2017년 촛불정국을 거치면서도 유예된 바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12.3 계엄사태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정치적 갈등이 심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개헌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한국 민주공화제의 새로운 활로를 여는 키가 되어야 합니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123개의 국정운영 과제를 발표하면서 헌법개정을 1호 과제로 꼽았습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개헌에 관한 다양한 논의와 실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선거학회와 참여사회연구소 또한, 정치사회적 전환기 한복판에서 시민사회와 학계 간 공동의 전망과 활로를 열어가기 위해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공동세미나는 제6공화국 헌정에 대한 성찰과 함께 새롭게 맞이할 제7공화국이 나아갈 방향과 전망을 밝히고자 진행되었습니다.

2025.10.17.(금) 오후 2시, ‘제6공화국 헌정에 대한 성찰과 개헌의 전망’ 한국선거학회x참여사회연구소 공동주최 세미나,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사진=참여연대>

[제1세션: 제6공화국 헌정의 평가]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조석주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6공화국 체제의 권력분립과 민주주의간 관계, 기능의 유효성과 한계에 대해 진단했습니다. 조석주 교수는 제6공화국은 경쟁적 민주주의와 실질적 권력분립이 서로 뒷받침하면서 민주주의와 헌정주의의 균형을 만들어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2.3계엄사태 이후 극도로 불안정해지는 상황 즉, 민주주의를 옹호하지만 상대 세력에게 승리하기 위한 반법치적이거나, 반민주적인 수단을 승인할 수 있는 시민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시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상대 세력의 정치적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제도 개혁에 성공하는 집권 정치 지도자가 등장하면 민주주의는 퇴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수결적 결정이 엘리트에 의해 거부되는 경험의 반복은 시민의 정치체제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고, 정치 양극화를 강화할 수 있는데 강한 권력 분립이 외려 권력 분립에 대한 불신을 낳아서 민주주의 퇴행의 배경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역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특정 시기의 다수파에 의해 균형을 급격히 무너뜨리는 개혁은 좋은 효과를 내기 어려우며 오히려, 당면한 중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쟁의 다양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소수가 일정한 거부권을 가져야 함을 피력합니다. 단, 거부권을 가능한 ‘민주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고 의회내에서 다양한 정치세력의 영향력이 만들어 질 수 있는 방향,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 구성의 다양화 등을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2017년 이후 진행된 헌법개정 및 선거법 개정 논의 과정을 통해 시민주도 개헌의 가능성을 진단하고, 시민주도 개헌의 방향과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너무 경직된 한국 헌법개정의 현실을 들며 시민들의 동력 확보의 중요성과 전략, 특히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개헌연합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시기 개헌운동의 흐름을 반추하면서, 개헌 및 정치구조 개혁에 관해 거대정당들이 평행선처럼 합의없는 대치를 지속하면서 서로의 기득권을 내려놓기를 거부하는 동안 시민사회는 뜻있는 여야 국회의원과 더불어 초정파적인 개헌 및 정치구조 개혁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최소한의 합의기반도 형성왔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와 같은 시민사회 추진주체의 개헌을 향한 움직임에 소개하며 현 정치국면에서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이어 ‘개헌’보다는 ‘내란청산’이 우선시되는 상황, 또는 보수-진보간 연합에 따라 ‘개헌’과 내란청산’이 대립하는 것처럼 인식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며 양자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시민들간 정서적 형성과 확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밖에 개헌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 즉, 포괄적 전면개헌과 최소주의적 개헌, 단계적 접근의 가능성과 현실성, 시민의회라는 방법론 등에 대한 개헌실현을 둘러싼 논쟁거리를 제시하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조석주 교수의 발표에 대한 토론을 맡은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87년 민주화를 통해 건설된 제6공화국의 민주적 헌정질서는 경쟁과 참여의 확대를 결과하였지만, 대표와 책임의 제도화엔 한계를 가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제6공화국의 헌정질서는 대통령 직선제라는 최소주의적 요구를 반영했을 뿐 사회 다양성에 기초한 대표성 확대와 견제와 균형 그리고 응답성이라는 수평적·수직적·대각적 책임성의 강화에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제6공화국의 헌법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설계라기보다 유신 이전의 민주주의로의 회복 성격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 제6공화국 체제가 권력분립을 실질적으로 이뤘다는 발제자의 주장에 반박하며 여전히 형식적이란 상태라 주장했습니다. 또한, 권력분립간 민주주의의 갈등적 상황에 대해서도 권력분립이 다수의 전횡을 막고 숙의를 통한 ‘보다 많은 다수’의 의사를 형성하는 기제로 작동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하며 강한 권력분립이 권력분립에 대한 불신을 낳는 것이 아니라 권력기구 간 갈등이 힘의 우위에 의해 해소될 때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불신을 낳고 민주주의 퇴행의 배경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태호 운영위원장의 발표에 대한 토론자를 맡은 조계원 고려대 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발표문의 가장 큰 공헌은 ‘시민주도 개헌’이라는 구호를 단순한 이상론이나 상징적 언어로 소비하지 않고, 실질적 제도 개혁의 전략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일상화된 현실 속에서도 개헌의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라는 난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으며 특히 정치적 양극화의 시대에 개헌은 더 이상 정치 엘리트 간의 거래로 추진될 수 없으며 시민이 스스로 숙의하고 합의하는 공론장의 재건 없이는 헌법 개정의 정당성도, 실행력도 담보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 주목했습니다. 단, 단계별 목표 설정이 개헌의 긴급성과 정치적 동력을 분산시킬 가능성, 다층적 공론장의 확장은 공론의 심화보다는 피상적 확산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 공론장과 제도권의 협력체계가 현실 정치의 흡수 장치로 작동할 가능성 등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개헌담론상 가장 정치화되기 쉬운 의제인 ‘권력구조 개편’로 논의가 축소되지 않도록 시민 공론장이 절차의 공정성과 시민 참여의 제도화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제2세션: 제7공화국, 어디로 가야 하나] 조영호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사회로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장은주 영산대 성심교양대학 교수는 87년 헌정 체제가 ‘민주화’에만 초점을 두었다고 지적하며 ‘공화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민주화에만 초점을 두는 편협한 관점에 의해 양당제와 결합한 제왕적 대통령제가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와 교착 상태를 초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제6공화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헌의 초점은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고 민주주의가 더 큰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갖도록 함으로써 그 해방적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데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공동선의 정치, 존엄의 평등, 시민적 참여 확대라는 세 가지 원리를 토대로 선거방식을 달리하는 ‘한국형 양원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를 결합한 선거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여기서 한국형 양원제는 하원은 분권형 대통령제에서 총리 추천 및 불신임 권한을 독점적으로 가지고, 상원은 대신 하원에서 제출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방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은주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단순다수결제와 비례대표제가 혼합’된 국회를 지닌 한국만의 독특한 민주주의 모델을 한국적 상황에 맞는 창조적 민주주의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문우진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정치제도 전반을 검토하며 여러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정치제도를 설계하는 데 있어 ‘다수 지배’와 ‘소수 보호 원리’간 균형을 중요한 개념으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한국 정치제도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한국 정치제도는 선거제도와 정부유형, 사법부 독립성 등에 있어 다수제 편향을 띄고 있고 의회제도 정도가 합의제 요소를 갖고 있어 다수 지배에 유리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정치체제상 입법생산성, 책임정치, 소수보호, 정치양극화 해소 등의 지표에 따라 다당체제-다수결제가 가장 유리하다고 설명하는데, 이에 반해 한국의 현재 정치제도는 가장 불리한 양당체제-초다수결이라 지적했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문우진 교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부분개방 명부 권역별 비례제’라는 형태로 제안하고 대통령 선발과 임기에 대해서는 ‘대통령 4년 단임제+국회의원 4년’ 또는 ‘대통령 6년 단임제+국회의원 3년’을 제안하며 견제와 균형 그리고 책임정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장은주 교수의 발표에 대한 토론자를 맡은 허석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장은주 교수의 ‘민주적 공화주의와 제7공화국’에 대한 논의가 한국 현실에 맞는 정치제도 모색의 필요에 필요함에 공감하면서도, 제시된 개혁 방안의 실현가능성 및 수용성에 비판적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먼저, 허석재 입법조사관은 ‘분권형 대통령제(반대통령제)’의 도입이 현재 프랑스의 상황과 같이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선거제도에 있어서도 연동배분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의석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발표자의 지적에 동의하며 지역구의석 축소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호프식 반의회제를 도입하여 상원 선거에 비례성 높은 제도를 채택한다 하더라도 연동형은 부적절하다고 논평했습니다. 나아가 한국적 민주주의를 구현함에 있어서 이론적 유형에 집착하기 보다는 현행 헌법구조 하에서 ‘집행부-의회 관계’를 파악하여 문제가 되는 부분의 제도적 원인을 찾아 시정하는 방안이 유효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 또한, 대통령이 통치력을 상실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장치가 미비하다는 현실의 문제로서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태석 전북대 일반사회학과 교수는 문우진 교수가 제시한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현실적인 조건과 틀 안에서 비판점을 중심으로 토론했습니다. 특히 합의제 강화를 위해 국회운영에서의 여러 제도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의회나 상임위에서 마주하는 정치적·당파적 논쟁과 대립 그리고 결론적인 다수결로의 귀결이라는 현실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선-총선간 일정 차이가 소수보호에 유리한 요소가 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외려 의원내각제 도입이 책임정치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연동형 선거제도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권역별 선거제도에 대해서도 직능별 대표가 누락되는 점을 들며 전국-권역 비례대표를 3:7비율로 나누어 선출하면서 선거구 권역을 광역화 하는 방안을 역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공동세미나는 현재 우리 정치가 처해있는 정치체제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였습니다. 통치구조와 정치제도를 비롯한 정치체제와 우리 공동체가 지향해야할 규범과 이념에 이르기까지 두루 논의하고 토론했습니다. 또한, 플로어에서의 활발한 토론과 질의응답까지 이어지며 공동세미나는 더 활발한 논쟁의 장이 되었습니다. 한국선거학회와 참여사회연구소는 오늘 자리를 디딤돌로 삼아 한국정치의 혁신과 개혁을 위해 더 많은 공론의 장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을 다짐하며 행사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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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세미나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 제목: 제6공화국 헌정에 대한 성찰과 개헌의 전망
  • 일시·장소
    • 2025년 10월 17일(금) 14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프로그램
    • 14:00~14:20 | 개회식
      • 개회사 | 정태석 참여사회연구소 소장
      • 축사 | 김윤철 한국선거학회 회장
    • 14:20~16:00 | 제1세션 [제6공화국 헌정의 평가]
      • 발표1 | 민주주의와 권력분립: 제6공화국 헌정의 교훈 | 조석주 경희대 교수
      • 발표2 | 시민주도 개헌의 가능성과 방향 |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 토론1 | 김형철 성공회대 교수,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
      • 토론2 | 조계원 고려대 교수
    • 16:20~18:00 | 제2세션 [제7공화국, 어디로 가야 하나]
      • 발표1 | 민주적 공화주의와 제7공화국 | 장은주 영산대 교수, 참여사회연구소 운영위원
      • 발표2 | 한국의 정치제도와 개헌 | 문우진 아주대 교수
      • 토론1 | 허석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토론2 | 정태석 전북대 교수, 참여사회연구소 소장
  • 문의
    • 참여사회연구소 02-723-0808, ips@psp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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