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 대상 사실상 무제한 확장하고 중수청의 사건 선별 방치해
참여연대, 행정안전부에 중수청법 시행령안에 대한 입법의견서 제출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는 검찰개혁의 흐름 속에 이뤄진 정부조직법 개정입니다. 이러한 개정 취지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 분리 및 수사·공소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방향성이 각 중수청, 공소청법뿐만 아니라 하위법령 단계에서도 일관되게 관철돼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6월 22일(월), 중수청법의 후속조치로 행정안전부가 마련해 입법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이하 ‘시행령안’)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이하 ‘시행령안’) 」에 중대 문제를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입법의견서(총 13쪽)를 어제(7/6) 제출했습니다.
시행령안은 다른 수사기관과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저해하고 피의자·피해자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시행령안은 다음과 같은 중대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첫째, 중수청의 우선수사권·이첩요구권을 통한 사건 선별 구조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중수청법 제43조(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는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중대범죄 등을 인지했을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중수청장에게 통보 및 이첩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 점은 참여연대는 지난 중수청법 1차 입법예고안(1/12), 재입법예고안(2/24)에 대한 입법의견서에서, 이를 통한 중수청의 사건 선별 구조를 사실상 방치함으로써 기관 간 권한 충돌과 수사 지연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독소 조항으로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시행령안에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둘째, 통보 대상이 되는 중대범죄의 행위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시행령안 제12조(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는 통보 대상 중대범죄의 범위를 ‘제외되는 범죄’로 열거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다른 수사기관에서 통보해야 할 범죄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설계해, 수사대상이 되는 중대범죄를 제한해야 하는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합니다.
셋째, 개인정보 공유 및 인권 침해 우려가 상당합니다. 시행령안 제12조(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는 통보 대상 범죄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을 뿐, 통보되는 정보의 항목 범위, 피의자 단계에서의 통보 적정성, 사건관계인에 대한 통지 및 이의제기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은 없습니다. 수사정보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이전을 통제할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입니다.
넷째, 법률상 근거가 불분명한 수사심의담당관에게 조사종결권 등을 부여하는 건 위임된 입법 범위를 초과하는 것입니다. 시행령안 제14조(수사심의신청 사건의 조사) 제2항은 수사심의담당관을 둔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위임 범위를 넘어서 중수청법 제44조(수사심의 등) 수사심의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직위 수사심의당당관을 새로 만들고 과다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시행령안은 모법이 정한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 통보 대상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확장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이전과 기관 간 권한 충돌을 통제할 절차는 마련하지 않은 채, 오히려 법률상 근거 없는 직위(수사심의담당관)에 조사종결권까지 부여함으로써 시민의 기본권과 사건관계인의 절차적 권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수사-기소의 완전하고 조직적인 분리와 수사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검찰개혁의 본래 취지를 하위법령 단계에서 훼손시키는 것입니다.
중수청법 시행령안이 안고 있는 위 네 가지 문제는 개별 조항의 기술적 흠결이 아니라, 하나의 공통된 구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통보 의무 및 이첩 제도 자체는 중복수사를 방지하고 수사기관 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정보 공유와 사건 조정 절차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지만, 문제는 시행령안이 이러한 제도의 필요성을 명분으로, 정작 그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본권 침해와 권한 남용을 통제할 장치는 갖추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준비 부족이나 시행 일정을 이유로 이러한 통제장치 마련을 미루는 것은, 제도가 왜곡된 채로 고착되는 결과를 낳을 뿐입니다.
참여연대는 중수청법 시행령안이 수사-기소의 실질적 분리와 수사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위 네 가지 항목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을 촉구합니다. 국회 및 관계 부처는 이번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충실히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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