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21년 01-02월 2021-01-01   1083

[떠나자] 환경을 돌보고 지키는 여행

환경을 돌보고
지키는 여행

 

새해엔 지구와 환경을 지키는 데 조금 더 관심을 두려 한다. 우리가 지구 생태계와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지난 1년, 신종감염병을 호되게 겪으며 얻은 배움이기도 하다. 환경파괴에 따른 기후변화, 바이러스 확산의 고속도로가 돼버린 세계화의 파괴력을 경험하고 예전처럼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라도 두리번거리겠다는 마음이다. 

환경을 돌보고 지키는 여행, 여행자와 지역주민이 상생하는 로컬여행에 관심을 기울여볼 생각이다. 대면 접촉을 줄여야 하는 2021년에도 여행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비대면 로컬여행으로 대안을 찾는 움직임에 부응하며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를 찾아보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 지구 생태계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을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이다. 바이러스 확산과 기후변화의 위협 속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와 생태계 회복을 되돌아보기에 적당한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고 계절도 타지 않는 곳이라 새해 겨울 여행지로 괜찮다.

 

열대기후부터 극지대까지 세계 5대 기후가 한 곳에 

서천 국립생태원은 세계 5대 기후를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열대부터 극지대까지 살아 숨 쉬는 지구 생태계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국내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이다. 국립생태원 정문으로 입장해 10분 정도 걸으면 5대 기후대가 전시된 공간인 에코리움을 만날 수 있다. 유려한 곡선미가 시선을 사로잡는 에코리움 건물로 입장해 본격적인 생태여행을 떠나보자. 

 

월간참여사회 2021년 1-2월호 (통권 282호)

1 에코리움 외관 전경  2 열대관  

3 사막관  4 극지관

 

관람 동선을 따라가면 가장 처음 만나는 곳은 열대관이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열대의 습하고 뜨거운 공기가 확 다가온다. 열대기후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어우러진 이 공간에서는 자연스럽게 입고 있던 겨울용 외투는 벗게 된다. 이어지는 사막관은 건조하고 시원하다. 사막여우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들이 살아가는 사막생태계다. 세 번째 지중해관은 후각이 먼저 반응하는 곳이다. 상쾌한 허브향이 코끝을 간질이며 몸 구석구석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유칼립투스, 올리브 나무를 감상할 수 있다. 온대관에 들어서면 벗고 있던 외투를 다시 입게 된다.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기후대로, 동백나무와 귤나무가 친근하게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지막 극지관이다. 극지대의 생태환경을 보여주는 개마고원과 타이가숲, 툰드라 지역, 그리고 그 안에 살아가는 북극곰 등 극지 생물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극지관 마지막 코스에는 남극 펭귄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턱에 끈 모양이 있는 턱끈펭귄, 부리가 주황색인 젠투펭귄을 유리 너머로 볼 수 있다. 2013년 국립생태원 창립부터 함께 살게 된 펭귄들은 3년 전 인공부화에 성공하면서 개체수가 다소 늘었다고 한다. 전시장 유리에 특수필름을 부착해 펭귄들 눈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펭귄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말소리를 내지 않는 관람 예절은 필수다.

 

동식물을 포함해 공기와 물, 흙과 기후 등을 포괄하는 생태계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모두가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으로 나아가기 쉬워지고, 그만큼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과 의미를 마음에 담아갈 수 있다. 국립생태원의 세계 기후 체험으로 지구 시민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여보길 추천하는 이유다. 

 

국립생태원은 12월 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에코리움을 포함한 내부전시실 운영을 중단하고, 습지 등 야외전시공간만 무료개방 중이다. 방문하실 분들은 사전에 에코리움 관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천 판교마을로 떠나는 레트로 여행 

서천 국립생태원 방문길에 함께 들러볼 만한 곳으로 판교마을이 있다. 마을에 남아있는 옛 건물을 통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고 지역 음식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930년대 장항선 판교역이 들어서면서 번성했던 판교마을은 한때 충남 3대 우시장으로 불리는 판교우시장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붐볐던 곳이다. 1980년대 마을이 철도시설 공간 부지로 묶이면서 개발이 제한되었고, 2008년 장항선 직선화 공사로 판교역이 이전하면서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마을은 그대로 시간이 멈춘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인적이 드문 쇠락한 마을 골목길을 바라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든다. 동시에 마을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흔적들을 잘 보존하고 미래지향적인 마을 자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갖게 된다. 

 

판교마을에는 오래된 적산가옥인 장미사진관부터 3대째 이어지며 마을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동일주조장,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물자를 실어 나르던 구판교역, 판교우시장의 흔적이 남은 오일장 벽화골목까지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들로 가득하다. 특히 판교마을엔 냉면집이 유명한데,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육회비빔밥, 곰탕을 함께 내는 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우시장의 전통이 남아서인지 맛도 좋고, 늘 동네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월간참여사회 2021년 1-2월호 (통권 282호)

판교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적산가옥 ‘장미사진관’ Ⓒ정지인

 

월간참여사회 2021년 1-2월호 (통권 282호)

3대째 대를 이어 운영되었던 ‘동일주조장’ Ⓒ정지인

 


글·사진. 정지인 여행카페 운영자

희망과 용기를 주는 여행, 성장하는 여행, 모두에게 평등한 여행을 꿈꾸는 여행카페 운영자입니다. 여행으로 바꿔 가는 세상, 우리 모두의 행복한 일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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