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하도급 갑질 증거인멸1심 무죄 판결,검찰은 항소해야
현대중공업의 증거인멸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 항소요구서 보내
‘갑질’ 증거 파기해도 형법상 증거인멸 인정 안한 판결 비판해
‘하도급 불공정 증거인멸’ 무죄 종결은 ‘갑질’ 허용으로 남용될 것
참여연대와 조선3사(현대·삼성·대우)하도급갑질피해하청업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어제(6/26) 검찰에 서한을 보내 현대중공업 임직원의 하도급법·파견법 증거인멸교사 사건(2022고단5)이 무죄로 결정된 것에 항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참여연대와 대책위가 문제제기 한 이번 재판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대책위가 지난 2020년 6월 30일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의 조직적인 갑질 증거인멸과 공정위 조사 방해를 형법상 증거인멸죄로 고발하고 이후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기소결정을 내림으로서 진행된 것입니다. 이 사건 재판에서 재판부(형사5단독)는 피고인들이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들의 행위는 공정위 조사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대책위는 이러한 재판 결과는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 변호인측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공정위는 준수사·사법기관으로서 하도급법 등 공정위 소관 법률 위반사항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기소할 수 있고, 공정위 조사 자료는 하도급법 위반 형사사건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곧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연대와 대책위는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가진 상황에서 하도급 갑질 피해 하청업체들은 하도급법 등 법률 위반 사항을 공정위 외 다른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없기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만약 공정위의 조사에 대한 증거인멸 행위가 무죄로 종결된다면, 향후 유사한 사건 발생 시 ‘갑질 행위자들은 언제든지 증거를 인멸할 동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검찰이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2심에 항소하고 항소심에서 공소유지를 더욱 철저히 해 현대중공업측의 갑질 증거를 인멸에 대해 일벌백계 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서한의 핵심 메시지 입니다.
이 사건에 앞서 지난 2012년 이후 조선업계의 불황이 계속되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초대형 조선회사들은 저가·과다수주로 인한 손실을 하청업체와 노동자에게 불법적으로 전가해 문제제기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이에 공정위가 대대적으로 직권조사에 나서 조선 3사 모두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검찰고발 결정 등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 3사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사과나 반성 없이 공정위의 제재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법적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동안 하도급업체들에 대한 피해구제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도산과 임금체불 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경제정의 실현과 조선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러한 불공정 갑질 거래를 엄중히 심판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참여연대와 대책위는 이번 재판 외에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 등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붙임>
현대중공업 임직원의 하도급법·파견법 증거인멸교사 사건 (2022고단5)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의 항소를 요청합니다.
舊현대중공업(2019년 6월 기업분할 후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리, 이하, “현대중공업”)의 갑질을 견디지 못한 협력사들의 공정거래위원회, 노동청 신고로 경쟁·노동 당국은 2018년~2019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현대중공업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자 했으나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법 위반사항이 담겨있는 전자·문서 자료를 교체·삭제·폐기·소각해 증거인멸 및 이를 교사했으며, 그에 따라 귀 청은 2021년 12월에 이들을 피고로 지목하고 기소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재판부(박병곤 판사)는 지난 6월 20일 이 사건의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의 결정 사유와 그 문제점
재판부는 “이 사건 행위 당시 피고인들이 형사사건인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및 파견법 위반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했고 그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 속으로 받아들인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거나 인식했음에도 그러한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인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이 사건 각 행위 당시 피고인들은 공정위가 현대중공업의 갑질 사건을 조사한 후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의 갑질 증거 파기 행위는 공정위 조사에 대비하는 것이었지 수사기관에 수사에 대비했다고 볼만한 내용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무죄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 변호인들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공정위는 행정기관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준수사·사법기관으로서의 기능 역시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도급법 등 공정위 소관 법률 위반사항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기소할 수 있고, 공정위가 심사하는 사건은 공정위 결정이 사실상 1심으로 인정돼 2심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정위 조사 자료는 하도급법 위반 형사사건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미필적으로나마 자료를 파기하면서 향후 발각되면 문제가 될 것이고 적어도 회사나 관련자들의 형사사건에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 환경적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정위 조사 과정을 수사절차와는 다른 행정조사로만 기계적으로 분리해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만약 하도급법 등 법률 위반 사항을 공정위 외 다른 수사기관에도 고발할 수 있었다면, 이 사건의 전초가 된 하도급 갑질 피해 하청업제들은 당연히 그렇게 하였을 것입니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 검찰고발 조치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지 않으며, 2018년 경 진행된 대형 조선3사에 대한 공정위 조사 역시 모두 검찰고발하는 것으로 귀결된 바 있습니다. 증거를 파기한 사실이 확인되었고 그 증거 파기 행위로 인해 형사처벌 대상인 하도급법 위반 사항에 대한 조사·수사가 방해된 사실이 명백함에도, 재판부가 공정위 조사에 대한 대비였을 뿐 수사를 방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본 것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향후 불공정 갑질 사건 조사에 대한 증거인멸행위 방지를 위해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요청합니다.
만약 공정위의 조사에 대한 증거인멸 행위가 무죄로 종결된다면, 향후 유사한 경우가 발생할 때 행위자들은 언제든지 증거를 인멸할 동기를 갖게 됩니다. 경제적 거래 관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이익편취와 갑질의 효용은 큰 반면 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증거를 인멸하면 그 비용은 단지 과태료 지불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지금도 만연해있는 하도급 불공정 갑질행위를 사실상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며, 우리나라 시장 경제에서의 법 질서 붕괴와 경제정의 전멸을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귀 청에서 이 사건 1심 재판부 판결에 대응해 2심에 항소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에 더하여 검찰은 항소심에서 공소유지를 철저히 하여 하도급 갑질을 하고도 증거를 인멸한 현대중공업 관련자들이 처벌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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