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3 2023-07-01   1174

[기획2]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안전망의 평가와 방향 모색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층적 고용안전망 체계 구축

코로나 고용위기는 고용보험의 중요함과 취약성 모두를 명백하게 드러냈다. 이전의 위기 대응과 다르게 고용조정이 아닌 일자리 유지를 우선할 수 있었던 것은 고용보험이 제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2020년 77만 명, 2021년 34만 명의 일자리를 지켰다. 또한 실업급여를 통해 2020년 178만 명, 2021년 187만 명 실업자의 생활 안정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 가입자들은 취업자의 절반에 불과하였다. 실업과 생계 위협이 비공식 근로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플랫폼 노무제공자, 영세자영업자 등 노동시장 취약 계층에게 집중되었지만, 임금근로자 중심의 고용보험은 이들을 보호할 수 없었다.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방역 조치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중단에 소득 지원이 필요했다. 생계가 위협받으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고용보험의 보호를받을 수 없는 취업자에게 긴급 정책들이 시행되었다. 소득이나 매출이 감소한 일정 소득 이하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대상으로 6차례에 걸쳐 순 인원 102만 명에게 3.9조 원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원하였다. 또한 집합 금지, 영업 제한 등 방역조치에 따라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에게 9차례에 걸쳐 60.3조 원을 지원하였다.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대상으로 소득을 지원하는 조치는 처음이었지만, 지원 대상의 적절성, 지원 시기의 시의성, 지원 금액의 적정성 등 여러 측면에서 논란이 컸다. 피해를 입은 위기 집단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 소득이나 매출의 감소를 반영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고용 위기는 보편적인 고용안전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0년 7월에 합의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노사정은 고용 충격이 취약 계층에게 집중되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사회 안전망을 촘촘하게 마련해 실직과 생계의 위협에서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이런 사회적 공감대가 2020년 12월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1년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제 고용보험과 국민취업지원제도로 구성된 중층적 고용안전망을 형식적으로 갖추게 되었다. 

고용보험 적용 확대

임금근로자 중심의 고용보험은 코로나 고용위기 동안 비전형 취업자 일부에게 확대되었다. 우선 2020년 12월 예술인 프리랜서에게 고용보험이 적용되어 2022년 7월 현재 14만 명이 가입하고 있다. 근로시간이나 근로일이 아니라 문화예술용역계약의 금액을 기준으로 적용, 보험료 부과, 급여 지급이 이루어진다. 노무제공자1)도 2021년 7월 12개 직종, 2022년 1월 플랫폼 노무제공자 2개 직종, 7월 5개 직종으로 확대하여 약 130만 명이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은 월 소득 기준으로 적용하고, 보험료를 부과하며,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소득 기반 고용보험에 근접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퀵서비스기사(음식배달원 포함)와 대리운전기사가 노무제공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 노무플랫폼 사업자에게 피보험자격 신고 및 보험료 납부 의무를 부여하였다. 소득의 실시간 파악과 사회보험료의 원천징수가 가능한 노무플랫폼 사업자를 활용하여 플랫폼 노동을 보호하자는 논의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도로 구현한 사례라고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의 고용보험 확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직종별 적용 확대 방식으로는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의 보편적인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하여 고용보험위원회는 직종이 아닌 소득 기반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의결한 바 있지만, 종속성 여부·사업주 특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또한 임의가입 방식으로는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촉진하기 어렵고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이 가입을 기피하는 역선택의 문제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연 적용이 바람직하다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자영업자 고용보험 적용확대 연구회의 전문가위원 제안서가 제출되었지만, 사회적 대화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실업급여 제도 개편에 치중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소득기반 고용보험으로 전환에 따라 최저기초일액과 기여기간의 산정 방식 개선은 불가피하지만, 구직급여 하한액을 사실상 폐지하자는 주장은 어떤 일자리 제의든 수락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저임금 근로자의 안정적인 구직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실업급여가 급여 의존성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실증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논의해야 할 것이다. 

소득기반 고용보험으로 전환 

2020년 5월 전국민 고용보험의 추진 계획이 발표된 이후 우선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은 실시간 소득의 파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취업과 실업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근로일과 근로시간을 구분하기 어려우며, 소득의 변동성이 큰 비전형 취업자들을 고용보험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기의 소득 정보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원천징수 방식으로 소득세가 사전 징수되는 근로자의 근로소득과 인적용역 사업자의 사업소득 파악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인적용역 사업소득과 일용근로소득은 2021년 7월부터 국세청에 매월 소득을 신고되고 있으며, 상용근로소득과 인적용역 관련 기타소득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세법이 개정되면 2024년 1월부터 매월 소득 파악이 가능하다. 

<표 2-1>은 2021년 귀속 소득 기준으로 매월 소득 파악이 가능한 취업자 규모를 추정한 것이다. 매월 신고되는 소득·수입 정보를 이용하여 소득을 매월 파악할 수 있는 취업자 규모는 한 해 동안 소득세를 신고하는 취업자의 75.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시간 소득 파악이 획기적으로 진전됨에 따라 소득 기반 고용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소득 기반 고용보험은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 정보를 이용하여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실소득에 기반하여 보험료를 부과하고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취업 형태 간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조세-고용보험 간 소득 정보의 공유 및 조세-고용보험 신고의 일원화를 통해 사업주의 부담을 줄이고 보험 행정을 효율화할 수 있다. 

그러나 매월 파악된 국세청 소득 정보의 활용은 매우 제한적이다.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 정보는 고용보험 행정에만 제공되는 데, 제공 내용도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의 일용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정보에 한정되고 있다. 취업 형태 간 이동이 활발하고 다양한 소득원을 가지는 비전형 취업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제한된 소득 정보로는 고용보험을 운영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고용보험은 고용보험 행정에 별도로 신고되는 소득 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며, 국세청 소득 정보는 고용보험 미신고자를 발굴하거나 고용보험 행정에 신고되는 소득과 비교하는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다. 노동시장 지위와 관계없이 일정 소득 이상인 취업자 모두가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을 확대하고 자영업자에게 의무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취업형태별 사회보험료 차이로 인한 고용의 외부화 유인을 줄이기 위해서도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노무제공자를 직종이 아닌 소득 기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과세 정보가 미비(1인 미디어 창작자, 봉사료 수취자)하거나 노무 제공과 관계없는 경우(다단계판매자의 후원수당) 등 명확한 경우만 제외하고, 사업소득이 원천 징수되는 인적용역사업자 전체에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에 따라 보험료 부담이 새로 발생하는 사업주에게는 사회보험료 지원을 지원하거나 세액 공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소득기반 고용보험으로 전환은 나아가 사회보험 간 적용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보험료 부과 소득기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건강보험의 직장 가입자를 확대하고 국민연금의 납부예외자,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제도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소득 기준으로 사회보험 운영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소득세와 사회보험의 신고를 일원화하고, 국세청 신고소득 정보를 사회보험 행정에 활용하는 시차를 줄이는 등 소득 기반 사회보험으로 전환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제2고용안전망 역할 강화

2021년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시행에 따라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취업 취약 계층에 대한 제도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코로나 고용 위기 동안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과 소상공인지원금이 임시적인 조치라면,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실업 급여 수급권이 없는 취약 구직자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소득·재산 조사를 통해 지원이 필요한 취약 구직자를 체계적으로 판정해 시의성 있게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제도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2021년 42.2만 명, 2022년 28.5만 명에게 소득 지원과 취업 지원을 결합하여 제공하였다. 참여자의 2/3가 고용보험 일자리에 취업하고 참여 후에 임금이 증가하는 등 취업취약계층의 취업 성과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지원 인원 목표에 비해 참여자 수는 크게 미달하고, 저소득층의 참여가 저조하며, 구직촉진수당 수급자의 70%가 청년에 편중되어 있다. 이에 따라 취업취약계층이 더 나은 일자리로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지원서비스에 투입해야 할 행정 노력이 참여자 모집에 동원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2023년 들어 피부양가족 수에 따라 가족수당을 추가 지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직촉진수당이 낮고, 신청 이후 첫 구직촉진수당을 받기까지의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등 수당 수급만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제도를 엄격하게 설계하였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참여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비전형 취업자에게 고용보험이 확대되었지만, 아직 절반 가까운 취업자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차 고용안전망의 역할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근로빈곤의 주된 원인이었던 저임금은 최근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라 다소 개선되었지만, 빈곤층의 취업률이 낮고, 취업 기간이 짧아서 빈곤을 벗어나기 어려운 문제는 여전하다. 더 나은 일자리로의 이행을 위한 취업지원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이 반복적인 실업과 저임금 일자리에 고착되지 않도록 소득 보장과 고용정책적인 개입을 결합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저소득층 지원제도와 국민취업지원제도 간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근로장려금 수급 요건은 재산 기준을 제외하면 구직촉진수당 수급 요건과 유사하다. 근로장려금 수급자의 40%가 구직활동을 하며, 근로장려금이 더 나은 일자리로 이행을 지원하는 효과가 부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로장려금 수급자가 국민취업지원제도로 참여하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계 문제로 인하여 참여를 기피하지 않도록, 저소득층이 구직촉진수당 수급자격자로 인정되면 수당의 일부를 선지급하여 대기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

월간 <복지동향> 2023년 7월호(제2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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