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연금정책 2024-08-29   5521

[성명] 국민 노후 불안과 사회 갈등·분열 조장하는 윤정부 연금개악안 철회하라

더 내고 더 받겠다는 국민의 뜻 외면한 채 제도 개악에 골몰
‘세대 간 연대’·‘세대 내 재분배’가 기반인 연금제도 근간 훼손 우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8/29)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노후 불안을 야기하는 ‘자동안정화장치 도입’과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분열을 조장하는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을 골자로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공론화위원회에서 확인된 시민들의 요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다.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에는 시민 500명이 참여해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연금개혁안은 ‘차등적으로 더 내고 모두가 덜 받는’ 개악이다. 특히 국민의 노후보다 국민연금의 재정을 더 걱정하고,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낙제점이다. 정부가 진정 국민연금 재정을 우려한다면 연금 재정에 적극적으로 국고를 투입했어야 한다. 또한 진정 청년들의 부담이 걱정되었다면, 불평등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싸웠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그러한 행보를 보인 바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국민 노후 불안과 사회적 갈등·분열을 조장하는 윤정부 연금개혁안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철회를 촉구한다.

오늘 윤 대통령이 밝힌 ‘자동안정화장치’(Automatic Adjustment Mechanisms: AAMs)는 국민 노후 소득의 불안을 야기해 존엄한 노후가 불가능하게 하는 연금 삭감안이다. 자동안정화장치는 어떻게 포장해도 결국 연금 삭감의 수단이 될 것이다. 인구학적·경제적·재정적 지표의 변화에 기초하여 사전에 설정된 규칙에 따라 연금급여를 자동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OECD, 2021)인 자동안정화 장치는, 보험료가 상당 정도로 높은 수준이거나 공적연금에 대한 국고지원이 상당 정도 규모에 도달한 경우에 도입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해당사항이 없다. 또한, 이를 도입한 나라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도입하지 않는 나라보다 낮고 노인빈곤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이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에게 제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시 생애총급여액이 약 17% 삭감되는 것으로 추계되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국민연금 제도를 악화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하는 경우, 산출 근거가 되는 지표 산정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거나 정치적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말 그대로 ‘덜 받는’ 연금을 만드는 셈이다.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도 문제이다. 이는 ‘누구는 더 낸다’가 핵심으로,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 국민연금제도의 근간은 ‘세대 간 연대’와 ‘세대 내 소득재분배’이다.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은 이러한 연대를 훼손하고, 제도를 둘러싼 과장된 논란을 통해 형성된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것이다. 더욱이 덜 내는 청년이라 할지라도 결코 같은 조건에 놓여 있지 않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한 세대 내에서도 고용형태와 고용조건,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간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세대로 납작하게 눌러 담아 제도를 개악하는 그 결과는 갈등과 분열 밖에 남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발상은 확정급여방식을 얄팍하게 악용하는 사기적 행태와도 같다. 이는 되레 청년과 영세자영업자 등에 대한 보험료 국고 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결국,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은 ‘더 내자’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동일한 세대 내의 고소득계층에서 저소득계층으로 소득이 재분배되는 ‘세대 내 소득재분배’ 기능으로 소득계층 간 격차를 줄이고, 미래세대가 현재의 노인세대를 지원하는 ‘세대 간 소득재분배’ 기능으로 사회통합에 기여해 온 국민연금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

게다가 자동안정화장치와 함께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을 도입하면 이는 보험료 인상의 속도만 달리할 뿐 결국은 모두가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을 만들 것이다. 자동안정화장치로 인해 ‘덜 받게 되는’ 정도는 청년세대로 갈수록 더 커지게 되어 궁극적으로 ‘모두를 더 내게 하지만 모두를 노후불안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더욱이 자동안정화장치로 급여가 계속 삭감되어가는 상황에서 당장은 보험료를 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료든 국고지원이든 공적연금에 투입할 재원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 공적연금을 ‘적정부담-적정급여’가 아닌 ‘저부담-저급여’의 조악한 공적연금으로 만들 것이다. 또한 이는 많은 사람들을 민간연금으로 달려가게 하고 민간연금에 달려갈 수 없는 사람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 최고수준의 노인빈곤 해결이라는 중차대한 사회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노인빈곤 해결의 책임을 진 주체이다. 또한 대통령은 그 책임의 정점에 서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서 연금제도의 근간을 허물고, 각자도생으로 나가자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게다가 다른 한쪽에서는 상속세를 완화해서 자산가들 부의 대물림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맞물리면 불평등의 심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가장 큰 문제는 윤 대통령이 국민들의 총의를 모은 공론화위원회의 결과를 무위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인빈곤 문제는 단순히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그 피해는 청년과 미래세대에 돌아가 현세대 청년, 미래세대 청년 모두 빈곤한 노년을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국민연금은 ‘세대 간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제도이다. 현재 노인의 안정된 노후와 현재 청년세대의 안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보장 수준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국회와 정부의 역할을 촉구한다. 대통령이 자신의 책무를 망각한 채, 개혁안이라고 포장해 연금제도를 개악한다면 이는 우리 사회를 망치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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