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24 사회대전환 2차 포럼 ‘복합위기 시대, 경제력 집중과 산업공동화 대응 방안’
경제력 집중의 구조적 문제와 한계
자동차부품 산업의 이중전환, 대안을 모색하다
인구절벽, 탄소중립 및 디지털전환은 기존의 사회체제를 흔들면서 저성장, 지역소멸,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를 비롯하여 일자리와 생활양식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다가오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최근 정부 정책은 이를 역행하는 방향으로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발전 가능성 및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노동소득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다수의 국민을 불안정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더구나 자산, 소득, 지역 등 전방위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복합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여 체제 대전환 및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종합적인 대안을 찾고 여론화하기 위해 참여연대를 비롯한 각계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24 사회대전환 포럼>을 시작했습니다.
그 두 번째 포럼이 지난 9월 27일(금) 오전 9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열렸습니다. 포럼은 ‘복합위기 시대, 경제력 집중과 산업공동화 대응 방안’이라는 부제로 두 기조발제와 각 부문별 발제로 진행되었습니다.
경제력 집중과 산업공동화, 늦어지는 산업 전환 대응에 피해는 아래로
2024. 9. 27.(금) 오전 9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 2024 사회대전환 2차 포럼 ‘복합위기 시대, 경제력 집중과 산업공동화 대응 방안’ <사진=참여연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산업전환’을 주제로 첫 번째 기조발제를 맡은 박상인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은 우리 나라 제조업의 위기에 대하여 중국의 저부가가치 상품 생산, 고부가가치 부품 소재 산업 진화의 단절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주력 산업을 진화시키는 게 아니라 여전히 단가 올려치기나 기술 탈취에 기초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에 매몰되었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산업 부문 탄소 배출량이 많은 데 비해 탄소중립이나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이로 인해 세계시장에서 중국에게 더 빠른 속도로 대체되어 노동 부분에 큰 어려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들의 대안으로 중요 산업들 중심으로 전력망과 전력 개통 관리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RE100 클러스터를 만들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고부가가치 산업 및 그린 산업으로의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 해소와 공정거래법 대신 소수주주와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익편취 자율 규제 전환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종합적으로 노동, 복지 등 사회 전반적인 정책들이 함께 가야만 복합위기의 대전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동차산업의 이중전환과 양극화: 한국부품산업의 문제’를 주제로 두 번째 기조발제를 맡은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장은 현재 자동차 산업 문제의 핵심은 전통적인 부품 산업의 미래 불투명성, 5대 OEM(완성차업체) 중 현대·기아와 중견 3사(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의 양극화 현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중 전환’이 탈탄소와 디지털화라는 두 차원에서 일어나는 변화라고 했는데요. 현재 자동차산업에 중국이나 미국의 테크기업들이 들어오고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 회사들이 성장하며 전통적인 부품 산업 공급망 구조가 축소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OEM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부품사에 가격, 비용에 대한 압력을 가중해 부품사의 수익률은 점점 더 떨어져 자동차산업에 위기가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에 탈탄소 차원에서 스코프3까지 가기 위해 OEM들이 부품사들과 협력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성 때문에 산업 내 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 고용의 질도 낮아지고 있으며, 수입 부품 의존도 상승에 따른 국내 부품 산업의 붕괴와 지방 소멸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국내 공급망 확충과 기후정의 체제로의 산업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고, 정부와 노조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가짜 개인사업자 증가, 내수와 고용 축소, 지방의 위기
불공정한 원하청구조가 근본적 원인, 이제는 극한의 상황
기조발제 이후 각 부문별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첫 순서로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이 ‘디지털 전환, 무역전쟁이 몰고 올 대전환, 누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시행하는 임금근로 실태조사를 보면 1988년 최저임금법 시행 이후 최초로 올해 1월 1일자로 임금 근로자 수가 줄었다고 합니다. 인구 감소가 아니라 3.3% 소득세를 내는 개인사업자로 위장되어 AI 산업의 학습 데이터를 걸러내는 일에 투입된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데요. 이들뿐만 아니라 88만명에 달하는 플랫폼 노동자들도 자영업자로 위장되어 있는데, 오 실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양극화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수출을 기반으로 한 경제가 지속가능하지 않아 보이는 현 상황에서 다단계 하청,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 수출에 최적화된 노동 산업 구조를 내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 노동자 소득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더불어, 산업전환고용안전법에 따라 자동차산업 내 노사정 대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진 발제에서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자동차산업에서 이루어지는 전환에 대해 정부 차원의 분석이나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전속거래 업체 구조에 변화가 오며 기존 협력업체들이 불안정해지고 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RND(연구개발) 투자와 인력이 없는 현실, 완성차 수출은 늘어나는데 부품 수출은 줄어드는 내수 문제로 인한 고용 감소를 설명했습니다. 지역 문제에 있어서도 전문직과 젊은 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 임금격차,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미래차 전환에 대한 낮은 이해도 등으로 지역의 고용도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나병호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정책국장은 원하청 불공정 거래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산업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하여 발제했습니다. 나 국장은 부품사들은 개발에 큰 비용이 드는데, 개발을 했다 하더라도 현대기아차가 써주지 않으면 수포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과거부터 쭉 이어져 온 원청과 하청의 불공정거래가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친환경 차량 부품 개발도 현대·기아차가 계열사를 통해 직접 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사의 핵심 부품 개발은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그렇게 현대·기아차 및 그 계열사에 대한 종속과 의존이 심화되어 납품단가가 인하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나 국장은 재벌 중심 수출 지향적 성장 과정에서 최종재를 생산하는 소수의 원청 대기업만 배부르게 하는 구조가 현재까지 이어졌고 이러한 불공정한 원하청 거래가 임금격차, 노동조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되는 독소규정을 삭제하는 법 개정과 탄소중립위원회 등 사회적 대화에 부품사 등 이해관계자의 참여 보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정동호 한국지엠 전국정비사업자연합회 부회장이 ‘전기차 전환과정에서 자동차 정비업 위기와 해결방향’을 주제로 발제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현재 전기차 비율이 10%에 달할 정도로 전기차 전환이 선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와 더불어 자동차 정비업계에서 공임과 부품값이 매년 올라 지금은 극한 업종화 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러한 문제들을 업체한테 맡길 것이 아니라, 닥쳐올 위기에 대한 판단과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지엠 본사가 현장에서 팔리지 않고 잘 나가지도 않는 부품들을 밀어내는 문제와 본사에서 하는 정비사 평가가 불투명하게 이루어지는 문제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포럼에 정부 측으로 참석한 송은정 고용노동부 지역산업고용정책과 사무관은 공정한 노동전환 지원 방안의 큰 결실로 산업전환고용안정법 제정되었고, 현재 전문위원회 구성이 거의 마무리되어 올해부터는 산업전환 기본계획, 태안 화력발전소 등 여러 산업전환에 대한 중요한 과제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관련 직종들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고용이 줄어드는 분야에서 늘어나는 분야로의 직종 전환이 어려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좌장을 맡은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포럼에서 산업 전환 과정에서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 대해 중소기업이나 부품사업체 의견을 듣고 싶었으나, 개인적으로 만나면 불균형한 원하청이나 기업 혁신 및 새로운 기술 투자 등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던 분들이 공개적인 포럼에서 대외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워 해 섭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기업 측에서도 왔으면 좋았을 텐데 빠져서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산업의 위기를 피하기 위한 대화가 필요한 때
이번 2차 포럼에서는 한국의 주요 산업인 자동차산업 내에서 어떻게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어떤 위기가 찾아오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정부 측에서도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포럼은 복합위기 시대의 산업전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접근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부와 국회가 인식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산자부와 기재부, 노동부, 그리고 당사자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포럼이 산업전환 대응을 위한 노사정 대화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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