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보호아동의 가정형 보호와 초기보호체계 논의의 배경
보호아동 탈시설 로드맵이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가정 외 보호아동에 대한 장기 시설 보호의 관행과 현실을 구조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정책 의지의 명시적 선언이었다. 이후 보호아동 ‘탈시설’ 로드맵은 보호아동 ‘가정형 거주’로의 로드맵으로 수정되었으며, 이는 탈시설의 범위를 가정 보호가 아닌 가정과 유사한 ‘가정형 거주’로 축소하는 정책 방향성의 반영으로 해석되었다. 보호아동을 ‘아동양육시설’에서 ‘가정형 거주’로 전환하여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된 보호를 제공하고 있는 양육시설의 소규모화 및 기능전환, 가정형 보호의 활성화, 원가정 보호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추진되어야 한다(김선숙 외, 2023).
그런데 최근 진행되고 있는 가정형 보호로의 로드맵 논의는 이러한 보호아동 보호체계의 구조적인 재편 작업이 ‘초기보호센터(체계)’를 중심으로 축소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특수욕구아동의 분리를 통한 시설보호의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김다은, 2024). 초기보호센터(또는 초기보호체계)는 입양의 날 기념행사 개최 보도자료에서 입양 전 보호 강화 계획으로서 최초로 공식화되었다(보건복지부, 2024.5.11.). 보건복지부는 전체 시설보호아동 11,899명 중 41.9%인 4,986명이 ADHD, 경계선 지능,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특수욕구아동으로 진단하고, 이들의 욕구에 대응하기 위하여 아동양육시설을 전문적인 복합시설로 기능전환을 추진하고, 보호대상아동들의 욕구와 상황에 맞는 보호조치를 위하여 사례 회의 등 ‘초기보호과정을 정비할 것’으로 밝혔다(보건복지부, p.6). 이러한 계획은 2024년 11월 5일 한국아동복지협회가 개최한 제1회 한국아동복지대회에서 보건복지부의 아동초기보호체계 구축안으로 보다 구체화되어 제시되었으며, 2025년 4개 시도에서 시범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본 고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동초기보호체계 구축안을 검토하고 보호아동의 인권 보호라는 기본 원칙을 기준으로 보호아동 가정형 거주로의 로드맵의 큰 틀 안에서 아동초기보호체계 구축 방안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아동초기보호체계 구축안의 주요 내용
보건복지부는 경계선 지능 등 특수욕구아동에 대한 초기 예방 및 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으로부터 아동초기보호체계 구축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2024년 3월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아동복지시설 내 경계선 지능, ADHD, 장애 등의 특수욕구아동이 41.9%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들을 위한 전문가의 맞춤형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맞춤형 조기 개입은 아동초기보호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기존 아동양육시설의 기능을 확장하여 만들어진 아동초기보호센터는 아동 일시보호 및 보호조치 결정을 총괄 조정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로서 최대 12개월 동안 신규 보호대상아동의 보호를 총괄 담당하는 기구다. 초기보호센터는 보호아동의 초기 치료, 종합검사를 수행하고, 일시 보호조치 후 사례 회의를 통해 보호아동의 보호조치(안)을 마련하는 등 시도 단위 총괄 조정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현행 사례 회의는 시군구 아동보호팀 내 팀장, 아동보호전담요원, 학대전담공무원, 시설담당공무원 등 담당자의 실무회의로 진행되며, 아동의 보호조치 관련 사항에 대한 논의 결과를 사례결정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심의하여 결정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초기보호체계 개편안은 사례 회의를 유관기관 실무회의로 확대하여 시도, 시군구 아동보호팀 담당자1와 초기보호센터장 등 종사자, 지역 아동복지시설, 가정위탁지원센터, 그룹홈 종사자의 참석을 필수로 하고 있다. 이러한 확대 구성된 유관기관 실무회의를 통해 보호아동의 보호 계획이 논의된 후 이를 사례결정위원회에 안건 상정하여 최종 보호조치 결정이 내려지는 구조이다.


현행 보호아동 초기보호체계의 문제점
초기보호센터를 설치하고 유관기관 실무자를 포괄하여 확대된 사례 회의를 통한 초기보호체계를 강화하는 개편안은 현행 일시 보호조치의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현재의 보호아동 일시보호체계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보호아동에 대한 초기보호의 제약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보호대상아동의 일시보호가 필요한 경우 시설 및 가정형 일시보호의 접근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 대한 전문적인 일시 가정 보호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발생한 신규 보호대상아동 1,746명 중 17.6%인 308명에 대해 일시 보호조치가 이루어졌고, 일시 보호조치의 86.4%가 일시보호시설에서 보호되었으며, 가정형 일시보호를 받은 아동은 전체 일시 보호조치 아동의 13.6%(42명)에 불과했다.

시설을 통한 일시 보호조치의 가장 큰 문제는 시설의 지역적 편중에 따른 접근성의 제약에 있다. 전국의 일시보호시설은 17개로, 지역적으로 서울, 광주, 강원에 각 2개소, 경기에 3개소가 설치되었으며,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경남을 포함하는 5개 시ㆍ도 지역을 제외한 12개 시ㆍ도에서 아동일시보호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시도 단위에 편중되어 설치되어 있는 일시보호시설에의 접근성은 매우 떨어지며, 아동의 거주지와 다른 지역에 일시보호소가 있는 경우 아동의 원 거주지, 원적 학교에서 생활할 권리를 지켜주기 어렵다(전민경, 2023). 친구와 학교를 떠나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일부 아동은 일시보호를 거부하거나 거주지 근처의 청소년쉼터 입소를 희망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일시 가정위탁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서 가정형 일시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중장기 보호조치의 경우, 학대피해아동, 2세 이하의 아동, 장애아동, 경계선 지능 아동의 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전문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전문가정위탁제도가 2021년 도입되었으나, 일시보호의 경우, 특수한 욕구를 가진 아동에 대한 가정형 보호가 명확하게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2020년 도입된 아동보호체계의 공공화와 함께 설치된 전국 시군구 아동보호팀과 아동보호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아동보호체계의 컨트롤타워로 기능하고 있으나 보호대상아동 초기대응체계의 전문성을 제대로 담보하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아동보호전담요원은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상담·조사, 양육 상황 점검, 보호 계획의 수립 및 보호 종료 후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며, 2023년 말 기준 715명이 배치되어 229개 시군구 당 평균 3.12명의 아동보호전담요원이 아동보호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민소영 외, 2024). 그러나, 아동보호전담요원의 처우와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제도 도입 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아동보호전담요원의 채용 형태를 살펴보면, 32.3%가 공무직(무기계약직)이었으며, 시간선택제가 53.9%, 사회복지/일반직 공무원이 9.7%, 일반임기제 등 기타가 4.1%로 가장 낮았다(이상정 외, 2024). 이처럼 불안정 고용 상태에 있는 전담요원의 채용 직위와 처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공공인력의 업무 여건 개선은 초기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토대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보호조치 등의 의사결정기구인 사례결정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의 제한성 등의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공공화 이후, 2021년 아동보호팀의 아동보호 관련 업무 중 분리 조치 및 원가정 복귀 등의 중요한 아동보호 사안에 대한 의결을 위해 사례결정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각 지자체별 사례결정위원회의 기능에 대한 참여 경험 연구 결과(정선욱 외, 2023)는 현행 사례결정위원회 회의 진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지자체마다 상당히 다르게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례결정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기능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의 인적 인프라가 미흡한 지자체에 대한 지원 및 대안적인 운용 방식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보호아동의 보호조치 및 보호서비스 관련 시군구 단위의 자원 형평성의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에서 시도 단위의 종합적인 업무 조정 체계는 부재한 상황으로, 이는 보호아동의 진입에서 종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시도 단위의 컨트롤타워 설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동초기보호체계 재편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필요성
이상에서 검토한 초기보호체계의 문제점은 시급히 개선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작업은 초기보호체계 재편의 기본 원칙과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해야 한다.
먼저 초기보호체계 재편 논의는 철저하게 아동의 관점에서, 아동의 권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출발해야 한다. 경계선지능장애, ADHD 등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른바 ‘특수욕구아동’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과 치료적 개입은 초기보호단계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초기의 일시보호단계로부터 보호조치단계, 원가정 복귀 또는 자립준비단계에 이르는 보호체계의 모든 단계에서 서비스제공자의 교체를 최소화한 지속적인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특수욕구아동은 보호의 첫 단추를 꿰는 초기보호단계에서부터 특별하고 전문적인 가정형 보호가 필요하며, 전문가정위탁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초기보호센터와 같은 형태의 시설에서 ‘특수욕구아동’을 최대 1년까지 분리 보호하는 것은 특수욕구아동의 가정형 분리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실증연구 결과에 반하는 방향성이다. 예컨대, (김광혁 외. 2024)는 호주 사례에 대한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해서 주거형 보호의 초기배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가정 외 보호 서비스 이용 아동의 잦은 배치가 이들의 심리, 정서, 학업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로, 주거형 보호의 초기배치가 가정 외 보호 배치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아동을 중심으로, 특히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동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주거 및 양육자 변화, 최소한의 치료서비스제공자의 변화를 통해 단절 없는 양육 및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초기보호체계를 재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원칙 위에서, 지금까지 다양한 정책연구와 정책토론회를 통해 논의되었던 보호아동의 가정형 거주로의 로드맵이라는 큰 틀 속에서 초기보호체계 재편 방향과 재편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재검토되어야 한다.
기존 양육시설의 일시 그룹홈으로의 소규모화 전략을 통한 일시보호서비스의 접근성 제고
현재 초기보호체계의 가장 큰 이슈는 일시보호서비스에 대한 낮은 접근성에 있다. 아래의 <표 3>은 일시보호시설 총량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40여 명을 수용하는 시ㆍ도 중심으로 설치된 소수의 시설형 일시보호서비스의 접근성이 문제이며, 보호아동 가정형 보호로의 로드맵이 명확히 지향하는 소규모화 전략을 통해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대규모 일시보호시설을 중장기적으로 학대피해아동의 일시보호를 위한 학대피해아동쉼터와 유사한 형태의 그룹홈 형태로 소규모화하여 일시보호서비스의 지역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아동양육시설의 다수가 지역사회의 전문 치료센터로 기능전환이 이루어지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학대피해아동과 비학대보호아동으로 이원화된 일시보호체계는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위탁의 확대 전략과 양육시설 기능전환의 연계를 통한 초기보호 인프라 확보
보호아동의 가정형 거주로의 로드맵 추진의 현실적 어려움은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구조와 질서에 따른 경로의존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 있다. 기존의 많은 양육시설의 소규모화 및 기능전환의 작업과 함께, 매우 부족한 가정위탁 및 가정형 보호의 비중을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확충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와 유사한 아동보호체계를 가정위탁 중심으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일본에서는 2016년 ‘새로운 사회적 양육비전’을 통해 추진해 왔다. 이러한 추진 과정을 통해 향후 사회적 보호의 중심을 양육시설에서 가정위탁으로 이행하기 위한 원칙과 우선순위를 명시하였으며, 구체적인 목표 수치, 목표 달성의 시기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여 공식화하였다. 예컨대, 2018년 의무화되었던 ‘광역시도 사회적 양육추진계획’에 따르면, 취학 전 아동의 양육시설 입소 금지, 7년 이내 위탁가정 위탁률 75% 이상 달성, 애착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3세 미만 아동은 5년 이내, 취학 전 아동은 7년 이내 가정위탁 75% 이상 실현 등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시설에 대해서는 입소 기간을 1년 이내로 단기화하는 기능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류정희 외, 2021).
정말로 보호아동 가정형 보호로의 전환을 이루어내길 원한다면, 이렇게 구체적으로 양육시설의 소규모화 및 기능전환, 가정위탁을 양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 방안과 전략의 수립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전면화할 필요가 있다. 2021년 전문가정위탁이 도입된 이후부터 가정위탁제도는 일반가정위탁, 전문가정위탁, 일시 가정위탁으로 분류되고 있다. 기존의 대리양육(조부모), 일반가정위탁, 친인척 가정위탁은 일반가정위탁으로 통합되었으며, 특별한 욕구를 가진 아동을 위한 전문가정위탁과 일시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일시 가정위탁이 운영 중에 있다(보건복지부, 2024).

전체 가정위탁 보호아동 9,526명 중 97%를 일반가정위탁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대리, 친인척가정위탁의 비율은 더 이상 확인할 수 없으나 대리 및 친인척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2. 전문가정위탁 도입 이후 전문가정위탁 세대에게는 국고보조(서울 40%, 지방 70%)를 통해 전문아동보호비 명목으로 아동 1인당 10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으나, 여전히 전문가정위탁은 312명으로 전체 위탁아동의 3.3%, 일시 가정위탁은 13명으로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위탁가정에 대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하여 가정형 보호를 제공하는 위탁가정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또한 기존 가정위탁지원센터는 인프라와 인력의 부족으로 위탁아동 및 위탁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적인 사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앞으로 증가하는 위탁가정 및 소규모 가정형 그룹 등에 대한 통합적인 사례 관리를 제공하는 거점기관이 확충되어야 하며, 양육시설의 기능전환에 가정형 거주 단위의 거점기관 기능을 추가하여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김다은, 2024).
마지막으로, 특수욕구아동에 대한 보호와 돌봄의 기본단위는 위탁가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수욕구 아동, 문제행동으로 집중 돌봄이 필요한 아동일수록 가정형 돌봄을 받도록 우선 배치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문적인 지원 기능을 갖춘 가정위탁을 초기/중장기 구분 없이 하나의 전문가정위탁으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아동의 경우 필요에 따라 전문가정위탁이 일시적인 초기 보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가정형 보호가 보편적인 보호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 일시보호와 중장기보호의 구분 없이 소규모 그룹 형태의 가정형 보호와 가정위탁으로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아동양육시설의 전문시설로의 기능전환과 특수욕구아동에 대한 치료적 개입의 연속성
기존의 아동복지시설은 245개의 양육시설, 17개의 일시보호시설, 12개의 보호치료시설3, 15개의 자립지원시설 등과 520개의 공동생활가정을 포함한다. 여기서 소규모화와 전문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기능전환의 주요 대상은 아동양육시설, 일시보호시설, 아동보호치료시설 등이다.

특수욕구아동의 돌봄과 보호는 전문가정위탁(또는 전문 소규모 가정형 보호)에 의해서 초기보호에서 보호조치 결정 이후 중장기 보호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반면, 이들 아동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 개입은 전문적인 치료시설에 의해 수행되어야 한다. 전문 치료시설로의 기능전환이 전체 245개 양육시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기능전환을 통해 지역별로 촘촘히 확충된 전문 치료센터 인프라를 특수욕구아동은 초기보호에서 보호 종료, 자립준비 기간에 이르기까지 단절 없이 연속적인 상담 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특수욕구아동의 상담 및 치료가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의 지역사회와 격리된 초기보호센터에서 별도의 치료 제공자에 의해 제공되는 것은 퇴소 이후 치료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수욕구아동에게 필요한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개입과 치료를 어렵게 한다. 그러므로, 특수욕구아동의 돌봄과 양육의 기본단위를 가정형 보호로 제공함과 동시에, 초기보호부터 보호종료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지역사회 전문상담치료기관의 치료를 병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문 치료시설은 다수의 이용형 시설과 일부 특화된 집중치료시설(거주형)로 구성되는 중증 체계로 설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동치료시설은 지역에서 아동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이용형 시설(센터)을 기본으로 해야 할 것이며 아동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관 통원 서비스 제공 인력 배치 방안을 필수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응급의 집중적인 치료 개입을 필요로 하는 보호아동을 위한 단기 집중 치료시설을 특화된 형태로 설치해야 할 것이다.
전문 치료시설로의 기능전환뿐만 아니라 아동양육시설의 기능전환은 자립준비 청소년을 위한 자립지원센터, 면접 교섭 및 원가족지원센터, 가정위탁 및 가정형 보호 거점지원센터 등 현재 부족한 아동보호 및 자립지원시설 인프라 등을 포괄하여 적정한 자원의 배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양육시설의 기능전환 과정에서 지자체의 고정적 재정지원 부족, 전문 인력 확보에서의 어려움, 부적합한 시설 환경 개선의 어려움 등이 예상된다(김광혁 외, 2024). 따라서, 아동양육시설의 기능전환 노력과 시도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재정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시군구 아동보호팀(아동보호전담요원)과 시도 조정기능의 강화 필요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초기보호센터를 통한 초기보호체계 강화 방안 관련 검토가 필요한 핵심 이슈는 2가지로 아동보호전달체계와 연관된다. 첫째는 기존의 (내부)사례 회의를 초기보호센터 및 가정 외 보호 시설 및 위탁가정 실무자를 포함한 통합사례 회의로 확대하여 초기보호과정 사례 관리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2020년 아동보호체계의 공공화 과정에서 아동보호팀은 시군구의 아동보호의 총괄 컨트롤타워로서 설치되었다. 보호아동의 초기보호는 아동보호전담요원을 중심으로 하는 아동보호팀의 내부 사례 회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조치 계획을 전문적으로 검토하고 승인함으로써 조치 결정을 내리는 의사결정 구조가 사례결정위원회다. 앞서 논의하였던 아동보호전담요원의 전문성의 부족과 사례결정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의 지역별 편차 등의 문제는 다른 민간 전문 기관의 개입과 이중의 의사결정 구조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오히려 아동보호체계의 공공성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동보호체계의 공공화가 시작된 지 불과 4년이 지났다. 전달체계의 변화는 장기간에 걸친 미래를 위한 투자로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보호서비스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완성해나가야 하며, 우리는 그 길고 지난한 길을 떠났고, 거대한 기존 질서의 변화라는 더욱 어려운 로드맵을 펼치고 있다. 보호아동의 초기보호과정에서 국가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그 역할을 담당하는 아동보호전담요원의 지위 및 처우의 개선 및 사례결정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정립에 전달체계 재정비 작업의 최우선 순위가 주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아동초기보호체계에서 핵심적인 기구인 아동초기보호센터가 시도 단위 아동보호를 위한 자원과 업무의 총괄적인 조정 업무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동 인구의 감소가 대도시와 농산어촌 등 지역별로 커다란 편차를 띄고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지역의 아동보호 및 복지자원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이슈는 초기보호과정에서는 일시보호시설의 접근성에 있어서의 지역별 편차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시도 차원의 자원과 업무의 조정기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아동보호 관련 인프라 및 자원의 조정연계 기능은 초기보호단계뿐만 아니라, 보호조치, 자립 지원에 이르는 아동보호체계의 전 단계에서 해결되어야 할 필수적인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는 초기보호센터를 통한 초기보호체계의 문제로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보호 및 복지전달체계 전반에서 시도의 조정 및 연계 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공체계로서 확립되어야 한다. 즉, 시군구 아동보호팀-시도 아동복지과(아동복지전담부서)-중앙정부(복지부) 간의 전달체계 간 각각의 역할과 기능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지금까지 비어 있었던 아동보호 전달체계 내 시도 차원의 기능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도의 총괄조정업무는 시도 차원에서 아동보호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역할과 권한을 명확하게 부여하는 방식에 의해서 실질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어른에게는 불편하지만 아이에게는 좋은’ 체계를 향한 첫발
보건복지부의 초기보호체계를 다루었던 최근의 언론 기사에서 한 현장 실무자는 특수욕구아동을 전문적인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분리 보호하는 체계에 대해 “어른에게는 편하지만 아이에게는 나쁜” 체계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시사인, 2024). 이러한 평가는 우리에게 ‘보호아동의 가정형 보호 로드맵’과 아동초기보호체계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가리키고 있다. 그것은 바로 ‘어른에게는 불편하지만 아이에게는 좋은’ 체계이어야 하며, 어른과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아동 중심으로 작동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보호아동을 위한 가정형 로드맵은 우리를 가로막는 수많은 현실의 상황 논리를 깨어나가겠다는 정책 의지의 천명이다. 이것은 기존의 이해관계와 기성의 질서를 단계적이고 그리고 지속적으로 재편해 나가고자 하는 힘들고 불편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위기에 선 우리 아이들에게 내 집처럼 좋은 집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초기보호체계에 대한 재검토와 사회적 논의는 이러한 불편한 노력의 시작점이다.
| 미주 |
- 현행 아동보호체계에서 시도 단위의 아동보호팀은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시군구 아동보호팀 담당자는 아동보호전담요원을 의미한다. ↩︎
- 2021년 기준 대리가정위탁이 64%, 친인척가정위탁이 24.6%로 전체 가정위탁의 88.6%를 차지했다. ↩︎
- 아동보호치료시설은 「아동복지법」 제50조에 따라 설치되는 아동복지시설의 한 유형으로, 「아동복지법」 제52조에 그 종류가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시설은 「소년법」 제32조 제6호에 따른 처분을 받은 아동(가목)이나, 특수한 치료나 요양이 필요한 아동(나목)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 참고문헌 |
한국아동복지협의회, 전주대학교, 2023, “기능전환과 다기능화를 통한 보호아동을 위한 최상의 양육환경 및 한국형 아동복지시설 발전방안”.
“‘보호아동은 시설에서’ 이제는 변해야 하는데”, 시사인, 2024년 11월 25일,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379.
김선숙 외, 2024, 『보호아동 가정형 거주로의 전환 로드맵 수립 지원 연구보고서』, 보건복지부, 한국교통대학교.
류정희 외, 2021, 『보호대상 아동ㆍ청소년 지원강화방안 연구』, 교육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민소영 외, 2024, 『제 3차 아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연구』, 아동권리보장원.
보건복지부, 2024, “아동이 최우선인 입양, 국가가 준비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 2024, “2023년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
보건복지부, 2023, “2023년도 아동복지시설 현황”.
보건복지부, 2024, “2023 보건복지통계연보”.
이상정 외, 2024, 『중간퇴소 자립준비청년 통합적 자립지원 방안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민경, 2023, 『경기도 학대피해아동의 보호조치 실태분석 및 개선방안(학대피해아동보호시설 중심으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정선욱 외, 2023,『아동보호체계 관계자의 사례결정위원회 참여 경험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아동복지협회, 2024, “아동을 위한 최상의 이익은 무엇인가? 아동복지시설의 기능전환과
월간<복지동향> 2025년 03월호(제317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