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학교 2026-09-08   2538

[청년복지학교 후기⑫] 우리가 디자인하는 서로 돌봄 마을 랩(Lap)

2026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남수진

벌써 2026년 청년복지학교 5일째, 마지막 강의다. “청년, 어떤 복지국가를 꿈꿔야 하나”라는 첫 강의로 시작해 국회와 동자동 쪽방촌 탐방까지, 13강을 함께 들으며 묻고 나누는 동안 배움의 동료들과 제법 익숙해졌다.

마지막 시간은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우리가 직접 마을을 디자인해 보는 자리다. 올 3월부터 ‘지역통합돌봄’이라는 지역 중심의 돌봄 제도가 시행되어, 이 상상이 현실로 만들어지는 발판이 되리라는 기대까지 얹힌 터라 더 흥미로웠다.

2026.8.28.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우리가 디자인하는 서로 돌봄 마을 랩(Lab)>강의 중인 김보영 교수
2026.8.28.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우리가 디자인하는 서로 돌봄 마을 랩(Lab)> 강의 중인 김보영 교수(사진=참여연대)

최근 몇 년 사이 ‘돌봄’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으로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사실은 우리의 일상을 지탱해 온 큰일이었다는 것을, 이제 모두가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돌봄은 공적 제도로서 지역에서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욕구를 반영해야 하고, 그에 맞추어 제도적 자원도 재편되어야 한다.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에 기계적인 서비스 제공 관계일 수 없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보살피는 삶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일인 만큼, 관계로서의 돌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지역 안의 다양한 관계와 활동 속에서 정서적·신체적 건강을 일상적으로 돌보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통합돌봄’을 보장하려면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공동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누구나 돌봄을 요청할 수 있는 통합돌봄 지원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지자체의 돌봄을 총괄하는 통합지원 전담 부서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 사회복지 제도가 있어도 제도와 담당 부서가 저마다 분절되어 있어 복지 사각지대가 생겼고, 제도가 대상자에게 온전히 가닿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셋째,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돌봄을 계획하는 통합지원 회의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다르고 삶도 다양하니 욕구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획일적으로 대상화하는 돌봄이 아니라, 각자가 처한 상황과 필요에 돌봄이 맞추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여러 기관이 협력하고 함께 결정하는 통합지원체가 필요하다. 제도만으로 돌봄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돌봄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지역 자원의 활용과 관계 맺기가 더 넓어져야 하고, 그래야 구체적인 돌봄이 가능해진다. 즉 제도적 돌봄에서는 주민 한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 주거·복지·보건의료 등 필요한 지원에 닿을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하고,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어떻게 서로를 돌보는 주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들과 워크숍 가이드를 염두에 두고 우리는 두 개 조로 나누어 작업을 시작했다. 눈앞에 놓인 커다란 전지와 색색의 포스트잇으로 우리는 어떤 마을을 만들 수 있을까?

2026.8.28.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워크숍 결과 발표 중인 참가자들
2026.8.28.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워크숍 결과 발표 중인 참가자들(사진=참여연대)
2026.8.28.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워크숍 결과 발표 중인 참가자들

혼자였다면 막막했을 일인데, 함께 배우고 역할을 나누고, 마을의 이름을 짓고, 다양한 주민을 구성하며, 우리가 서로 돌보고 함께 돌볼 이웃들을 마주했다. 필요한 마을 인프라를 세우고 서비스 연계와 상호 돌봄망까지 설계할 수 있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서로를 돌보는 생태계를 함께 그려 보면서,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러야 하는지, 우리는 누구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사회복지학도로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 시간이 상상과 이상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함께 걸어가는 것, 그리고 그런 동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스스로를 돌보고, 서로 돌보고, 함께 돌보는 마을이 더 이상 꿈꾸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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