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0 2010-06-10   2102

[동향5] 기초노령연금을 즉시 인상하라


김민재
사회연대연금지부 문화선전홍보국장




 지난 5월 7일(금),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농민/시민사회/야4당 공동으로 기초노령연금 인상, 연금제도개선위원회 설치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와 함께 야당 대표에게 기초노령연금 인상의 염원을 담은 대국민 서명지(서명인원 – 20,572명)를 전달하였다.



왜 기초노령연금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한목소리로 인상을 요구할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4월 보건복지부에서는 어째서 기초노령연금이 인상된 것처럼 브리핑을 하며 국민을 호도하려 했을까? 그리고 정부와 여당은 무슨 이유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지 그 내막을 지금부터 조목조목 살펴보자.



기초노령연금이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초노령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재산이 적은 70%에게 단독노인은 9만원, 부부노인은 14만4천원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노인층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해 65세 이상 노인의 69%인 363만명이 지급을 받았다.



이 기초노령연금은 2008년 1월부터 시행함과 동시에 국회 내 연금제도개선위원회를 설치하여 연금지급액 인상 등에 대해 논의하도록, 기초노령연금법 제4조 제2항에 명기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이 다 되어가는 2010년 6월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법위반이며, 국회의원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 기초노령연금법 부칙 제4조의2【연금액의 단계적 인상에 관한 경과조치】>


제5조제1항 본문에 따른 연금액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국민연금법」제51조제1항제1호에 따른 금액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인상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연금지급액의 조정에 따른 소요재원대책, 상향조정의 시기 및 방법,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 등을 논의하기 위하여 2008년 1월부터 국회에 연금제도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설치⋅운영한다.



만약 2008년부터 국회 내 연금제도개선위원회가 설치되어 기초노령연금이 단계적으로 인상되었다면, 지금 시점에 단독노인의 경우 1만3천원, 부부노인의 경우 2만1천원을 매월 연금액으로 더 지급받고 있을 것이다. 비율로 따져보면,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약15%에 해당하는 금액이 덜 지급되고 있다.



[표 1] 덜 지급되고 있는 기초노령연금액 2010.6월 현재

























구분


현행(A값의 5%)


변경 후(A값의 5.75%)


차액


단독 가구


부부 가구


단독 가구


부부 가구


단독 수급


부부 모두 수급


1인당 연금액


90,000


144,000


103,000


165,000


13,000


21,000



그런데도 보건복지부는 올해 4월에 기초노령연금을 인상했다고 하던데?



기초노령연금 지급을 주관하고 있는 정부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올해 3월 16일 브리핑을 통해 기초노령연금을 올해 4월부터 단독수급자는 종전 8만8천원에서 9만원으로 인상하고, 부부수급자의 경우에는 14만8백원에서 14만4천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액이 오르는 부분은 사실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언급한 인상은 기초노령연금법에 규정해 놓은 본질적인 의미의 인상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금액 인상 요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크게 필요하지도 않은 점을 악용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인상분을 마치 특별히 올리기라도 한 것처럼 포장하는 선심성 보도를 한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기초노령연금액의 산정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소득월액(A값)의 5%로 정해서 매년 4월부터 다음년도 3월까지 적용된다. 2010년도에 적용하는 A값은 1,791,955원이고, 그에 따라 기초노령연금은 이 A값의 5%에 해당하는 9만원으로 책정되었다. 그런데 이 A값은 매년 물가가 오르고 직장인들의 임금이 오르는 것과 연동해 해마다 그 액수가 몇 만원씩 올라가고 있다. 따라서 기초노령연금액도 A값에 따라 자연적으로 연동되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마치 기초노령연금을 특별히 인상이라도 한 것 마냥 해마다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는 국가가 본질적으로 인상해야 할 부분을 도외시한 채, 정책적으로 마치 기초노령연금을 인상이라도 한 것처럼 착시 현상을 주는 것이다. 그로 인해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위한 ‘카네이션 캠페인’이 진행될 때도 시민들 중에는 종종 현재 기초노령연금이 매년 인상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왜 또 인상해라고 하냐며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었다.



왜 정부와 여당은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가?



기초노령연금 인상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국회에서 위원회를 설치하여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기초노령연금이 인상되지 못한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고 있다. 한편, 여당인 한나라당의 경우는 야당의 계속된 연금제도개선위원회 설치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초노령연금 개선 논의를 하려면 공무원⋅사학⋅군인연금도 함께 다루어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핑계를 대며 연금제도개선위원회 설치를 자꾸 뒤로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이 기초노령연금의 단계적 인상을 위한 연금제도개선위원회 설치를 주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재원 부담이 크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현 정권이 보편적인 노후복지를 실현하는 것에 대한 의식이 너무 미흡한 탓이다. 나라의 젖줄을 망치고 국토를 파괴하는 4대강 사업에는 국가 예산을 수십조나 쏟아 붓고 있으면서, 기초노령연금 인상은 재원이 부담된다는 것 자체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에 통과된 ‘장애인연금법’을 보면 이를 더욱 확연히 알 수 있다. 국가 예산을 집행하는 기획재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결국 기존의 장애수당을 장애인연금으로 명칭만 바꾸어 놓았다고 할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480만 장애인의 비난과 분노를 받는 이런 장애인연금법안이 만들어지게 된 것도 기초노령연금 인상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인식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것이다.



현 이명박 정부는 집권하기 전에는 노인층의 표를 얻으려 기초노령연금을 20만원으로 올린다고 공약하고,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에는 한발 더 나가 기초노령연금 수급 대상자도 65세 이상 노인의 70%에서 80%로 확대한다고 해 놓고, 막상 약속을 이행해야 할 시기에 와서는 손을 놓은 채 엉뚱한 곳에 국가 예산만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카네이션 캠페인을 시작하다



이처럼 법에서 정해 놓은 최소한의 규정조차도 지키지 않는, OECD 국가 중 빈곤한 노인이 가장 많은 나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이 가장 많은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위해 한국은퇴자협회와 공공노조 및 사회연대연금지부는 공동으로 올해 어버이날을 앞두고 ‘2010년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카네이션과 함께 기초노령연금을 더 드리자’는 카네이션 캠페인을 기획하였다.



그리고 지난 4월 2일, 카네이션 캠페인을 알리는 전국적인 버스⋅지하철 광고를 시작함과 동시에 4월 6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카네이션 캠페인 선포 노동/농민/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그 다음날 경향과 한겨레 사회면 톱기사로 보도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순천KBS⋅청주MBC⋅CBS 라디오 인터뷰와 춘천 MBC 시청자 세상보기에 ‘카네이션 캠페인’ 관련 내용이 방영되었다. 이어서 지역별로 개최된 카네이션 캠페인 관련 기자회견으로 지역신문과 인터넷 언론을 비롯한 여러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의제가 점차 확산되었다. 그리고 카네이션 캠페인 거리 선전전 및 서명전을 통해 기초노령연금 인상의 염원을 담은 대국민 서명도 이어졌다. 서명을 받으면서 당사자인 노인층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5월 7일,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와 야4당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지를 전달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민주당은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당론으로 채택하였다.



보편적인 노후 복지를 향한 첫 걸음으로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위한 ‘카네이션 캠페인’은 이제 시작이다. 올해 처음 시작한 이 캠페인은 기초노령연금이 실질⋅보편화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우리 사회도 이제 복지를 국민이면 당연히 인간다운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사회적 보장책을 국가에 요구할 권리인 사회권적 권리로 인식하고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적극 노력해야 한다.



동 시대를 살면서도 국가의 정책적 이념에 따라 국민의 노후생활이 행복해지기도 하고, 비참해지기도 한다. 전자에 속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보편적인 기초연금을 시행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처럼 후자에 속하는 나라들은 수급대상을 선별하는데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이로 인해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인들이 너무도 많다.



노인부양 문제가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적 책임이라는 공동 분모가 시민의식으로 형성되면서 종국에는 보편적 기초연금 도입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때만이 노후에 겪을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우리의 부모님을 비롯한 이 땅의 어르신들에게 올해 기초노령연금 13,000원을 꼭 더 드리는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06월호(제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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