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과세는 정치적 고려의 대상 될 수 없어
행정자치부의 재산세 인상안에 대해 최근 자치단체들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강남지역 자치단체들 중심으로 행자부 권고의 절반에 못 미치는 선에서 인상률을 재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50% 범위 안에서 세율을 조정할 수 있는 자치단체장의 법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12일 이들의 요구를 수렴해 행자부 안에 훨씬 못 미치는, 아파트의 경우 평균 30%, 전체적으로는 20% 수준에서 재산세를 인상해 줄 것을 행자부에 건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 최영태, 회계사)는 이들 지역의 요구가 민선 자치단체장이 선거 등 정치적 고려 때문에 현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한 것으로 보고, 이를 강력 비판하는 바이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지역 자치단체에서 시작된 행자부의 재산세 인상안 거부 움직임은 이제 강북 등 서울 전역으로 번진 데 이어,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이 시행조차 되지 못한 채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행자부의 재산세 인상 방안은 그동안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왜곡된 과세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재산세와 종토세를 합한 보유세의 2003년 부과현황을 보면 지역별로 엄청난 불균형을 양산하고 있다. 강남의 경우는 보유세가 시가대비 0.03%~0.05%에 불과하지만, 강북의 대형아파트는 0.3%~0.4%로 그 형평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
또한 한꺼번에 세금을 최고 7배까지 올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오른 집값에 비하면 세금 인상분은 그리 크지 않다. 2002년 재산세의 부과현황을 보면 93.7%가 10만원 이하로 납부했고, 종토세 납부금액도 91.4%가 10만원 이하였다. 현 물가와 자동차세 등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낮은 금액으로 세금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행자부 안대로 재산세가 인상되더라도 실효세율이 여전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산술적인 수치에 매달려 행자부의 재산세 인상방침을 무효화시킬 경우, 최근 가까스로 안정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다시 소용돌이칠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행자부 재산세 인상안에 대한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 자치단체장들은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두려워한 나머지, 지역간에 심각한 과세 불평등을 낳고 있는 왜곡된 현행 재산세 과세체계의 정상화라는 중대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서울 강북 및 여타 지역 또한 시가에서 훨씬 떨어진 아파트에서 사는 주민들이 훨씬 고가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 주민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현실을 용인하고 동의한다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행자부 또한 자치단체들의 세율인상폭 재조정 압력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과세형평성 재고와 부동산시장 안정은 일관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것은 건전한 부동산시장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한,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이 중대한 원인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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