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2 2012-05-15   1757

[심층분석4] 더 이상 시설에서 살고 싶지 않다

임소연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

들어가며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인 탈시설 논쟁이 이슈화된 것은 2000년대 중반이후 부터이다. 그전 까지는 시설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인권침해나 비리에 대해서 인권단체나 장애인단체 등이 공대위를 꾸려서 사건별 대응을 해왔었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장애인생활시설 인권상황실태조사’나 보건복지부의 ‘미신고시설 인권실태조사’ 과정을 통해, 성폭력 및 감금 등 아주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이 아니더라도, 단체생활이라는 명목으로 자기결정권이 제한되고 있는 시설 그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장애인이 시설에서 사는 것이 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왜 정부는 지역사회 자립정책이 아닌 시설정책으로 장애인 지원을 다하는 것처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장애인단체 및 인권단체가 ‘탈시설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아직 중앙정부차원에서 탈시설지원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민간의 탈시설지원 경험을 토대로 장애인이 시설에서 살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살아가기 위해, 더 나아가 더 이상 시설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어떤 지원체계가 필요한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시설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나오고 싶어한다. 나와야 한다. 

어떻게 탈시설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가? 
시설조사를 하면서 만나게 된 시설거주인, 시설 내 인권침해 등으로 사건 대응을 하면서 만난 시설거주인, 먼저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 소개 등을 통해 시설에서 나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즉 탈시설지원에 대한 공적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사적 경로를 통해서 첫 만남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중앙정부차원 공식적인 조사를 한 적이 없어서 얼마나 많은 시설거주인이 시설에서 나오고 싶어하는 지 알 수 없으나 최근 2-3년간의 추이를 보면 수도권 내에서 월 평균 10명 내외가 시설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나오고 싶다는 사람은 훨씬 더 많으나 일단 나오려면 주거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살 집이 없어서 못나오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볼 수 있다. 시설에서 나오고 싶으면 어디로 연락을 해야할지, 누구한테 연락을 해야할지 시설거주인은 매우 막막한 상황이고 공공전달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탈시설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어떤 사람들이 많이 나왔는가?
우선 외부와의 소통 도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휴대폰을 가지고 있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어서 메일로 소통할 수 있는 등 지속적으로 외부 활동가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적어도 지속적으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탈시설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간혹 시설에서는 보호자 동의라는 명목으로 만남이나 외출, 인프라가 없는데 어떻게 지금 지역사회 자립을 할 있으냐면서 탈시설을 동의하지 않으면서 탈시설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가족은 지역에서 사는 것에 대해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어 시설을 나가는 것에 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족 등 연고가 없는 경우 탈시설을 많이 하였다. 또한 글을 읽고 쓸 줄 알고 TV나 인터넷을 통해 장애인 복지에 대한 이런 저런 정보를 습득하고 알고 있는 사람의 경우 탈시설을 많이 하였고 시설 내에서 스스로 조금이나마 돈 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탈시설이 용이하였다. 시설거주인 스스로가 신분증, 통장을 관리하는 것이 당연하나 시설에서는 관리 능력이 없다고 하면서 대부분 일괄적으로 시설에서 관리하고 있고, 본인이 장애수당을 받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 상화에서, 일단 돈을 관리하게 되면 휴대폰도 장만하고 물건을 사러 시설 근처에 나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외부와 소통을 하게 되면서 지역사회 자립을 하게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출을 하여 먼저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이 사는 것을 본 사람의 경우로, 전화나 만남을 통해 소통은 계속하였으나 실제로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 지를 확신할 수 없어서 결심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먼저 자립생활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집에서 어떤 돈을 가지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본 경우 며칠이라도 지역사회에서 체험을 해보면서 결심을 굳히고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위의 경우를 모두 종합해 보면 전화와 같은 소통 도구를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와 지속적인 소통을 하면서 탈시설에 대한 지지를 받고, 외출 등을 통해 시설 밖의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탈시설을 결심하고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거쳐서 시설에서 나오게 되는가?
2005년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황실태조사’에서 만난 B씨의 경우, 2005년 10월 만났는데 본인이 나오고 싶다고 12월에 연락하여 그 후, 6개월 동안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탈시설하는 결심을 굳히고, 나와서 살 집 등을 알아보고 활동보조 등 지원 마련 과정을 거쳐 시설에서 나왔다. 보통 살 집, 활동보조 지원 등 물리적인 조건 마련과 함께 오랜 동안 시설에서 살면서 생긴 지역사회에 대한 두려움은 시설에서 나오는 결심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걸리게 만든다. 이 때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기관이 끊임없이 정보를 주면서, 새로운 삶을 선택한 당사자를 지지하고 수평적 관계에서 신뢰를 형성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역사회에서의 삶이 장밋빛 인생이 아니라는 것, 지원체계가 미비한 현실에서 자립생활에 대해 본인이 책임지면서 살아야 된다는 것 등을 공유하며, 하지만 함께 삶을 나눌 사람들이 있으니 논의하면서 살아가보자고 믿음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에서 나오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우선 시설의 거부감을 들 수 있겠다. 최근 시설 측도 많이 개방하면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대부분 시설에서는 외부인과의 만남을 꺼려하였다. 자원봉사자가 아니고, 특히 인권 뭐 어쩌고 하는 사람들, 장애운동활동가가 탈시설지원을 하려고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드러낸 곳 많았다. 이런 거부감은 시설거주인과 외부 사람과 만나는 것을 제한하는 형태로 나타났는데, 만남을 제한하는 것 때문에 탈시설지원하는 기관 및 활동가와 시설이 언쟁이 붙게 되면 시설거주인은 매우 불편한 상황이 되면서 탈시설 결심이 흔들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시설거주인과 소통에 있어서 휴대폰이나 이메일이 있는 경우는 꼭 만나지 않아도 소통을 할 수 있으나 그 마저도 없는 경우는 연락하기가 힘들어서 원할히 탈시설하기가 어려웠다. 시설에서 나와 어떻게 살까하는 지역사회 지원체계는 시설당사자는 물론 지원기관에게 가장 큰 고려점이 되고 있다. 시설조사나 탈시설지원 과정을 통해서 만나는 대부분의 시설거주인은 당장에 나가고 싶지만 ‘살 집’에 대한 정보나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 때문에 탈시설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활동보조의 경우도, 시설에서는 같은 방에 다른 장애인이 있고 밤에도 시설직원이 있으니 24시간 활동보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지역사회에서는 그런 지원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결심하기 어려워했다. 또한 장애등급 1급만 활동보조 신청이 가능한 현 활동보조제도에서는 1급 아닌 사람들은 지원받을 수 없으니 이 소득의 문제, 또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나마 기초생활수급권자인 경우는 최소한 수급비와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어 최소한 55만원 정도나마 받아서 어찌어찌 생활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비수급자인 경우나 수급자이지만 나와서 부양의무기준 때문에 수급 탈락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감히 지여사회 자립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탈시설 지원 정책은 어디까지? – 이런 것이 필요하다 

00재활원이라는 시설에서 16년간 생활을 했던 A씨는 시설에서 나가기를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시설을 먼저 나간 B씨와 연락하여, 장애인단체 활동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시설은 부모 동의 없이 외출이나 외부인 면회도 안 된다며, 만나지도 못하게 하였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장애인인 네가 나가서 어떻게 사느냐고 절대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성인이지만 본인의 의사대로 퇴소하지 못하고 유일한 소통 도구인 휴대폰을 시설 측에 뺏기는 상황이 생기면서 급기야는 야밤에 시설에서 1km 정도를 기어 나와서 탈출하였다. 그나마 겨우 외부와 연락할 수 있었던 휴대폰을 뺏겨버리자 이젠 죽었다 싶어서 직원은 없고 모두 잠들었을 때 탈출하였다. 무작정 B씨가 있는 서울로 가야겠다고 생각한 A씨가 가지고 있었던 돈은 겨우 4만원이었다.   


위 사례는 몇 년 전 시설에서 탈출한 A씨의 이야기로, 시설에서 나오고 싶지만 어찌할 수 없었던 총체적인 어려움을 모두 드러내고 있다. 시설에서 나오고 싶지만 마땅히 호소할 곳이 없다는 점, 보호자 동의라는 명목으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퇴소나 면회, 외출을 시설에서 제한하고 있는 점, 통장 및 신분증 등을 시설에서 관리 개별적으로는 돈을 사용할 수도 모으기도 어려운 점, 이처럼 긴급하게 탈출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나오게 된 경우 (물론 지역사회자립을 계획하여 나오는 경우도, 지원체계가 미비하여 나오고 싶다고 모두 나올 수는 없지만) 주거 공간, 활동보조 지원, 생활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는 공적책임기관이나 제도가 없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현재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탈시설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지 않다. 2011년 3월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신규 장애인거주시설의 경우 30인 이하로 규모를 제한했을 뿐이고 이도 기존 대형시설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말로는 탈시설자립생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정책수립을 하고 집행을 위한 예산 투여는 계속 밍그적 밍그적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이나 지역에서 현재는 대부분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과 같은 민간단체 중심으로 집중적인 탈시설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각 지역 장애인단체는 지자체에 탈시설지원체계 수립을 위한 정책마련과 예산 투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앙정부 차원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 인프라만으로는 지원이 어렵다고 한다. 중앙정부는 복지 지방이양을 들먹이며 지자체 책임이라고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핑퐁에 열심이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 탈시설전환부서가 필요하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경우 주정부에서 탈시설전환국(transition bureau)을 두고 시설장애인의 탈시설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 탈시설전환국은 시설장애인을 년 1회 1번 이상 면담하고 탈시설을 원하는 장애인에 대해 자립계획을 수립하여 적절한 주거제공에서부터 지역사회에 살 수 있는 각종 자원을 연결해주고 있다. 2007년 11월부터 시작된 부서인데, 1년 동안 150여명 탈시설 목표로 지원, 2008년 180여명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해서 살고 있었다. 즉 주정부 내 공식적인 행정시스템 내 탈시설지원부서를 설치하여 구체적인 계획 및 책임 하에 지원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서울시(2009), 부산시(2009), 광주시(2010) 는 장애인생활시설거주 장애인실태 및 욕구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들 조사결과 시설거주 장애인의 탈시설 욕구는 서울시는 57%, 주거 및 서비스 지원 시 70.3% 자립희망을, 광주시는 41.3%, 주거 및 서비스 지원 시 42.2% 자립희망을, 부산시는 57.6%가 자립을 희망하는 것으로 약 50% 이상이 자립생활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소희망

주거제공시

퇴소욕구

퇴소의지

주거 및 서비스

지원시 퇴소희망

무료

이용자

(응답사례수)

(964)

(963)

(959)

(265)

있다

56.3

53.6

43.6

69.4

없다

28.8

29.4

34.1

15.8

응답불가/거부

14.8

17.0

22.3

14.7

전체사례

(응답사례수)

(1,073)

(1,071)

(1,067)

(290)

있다

57.0

54.2

44.1

70.3

없다

28.9

29.5

34.1

16.2

응답불가/거부

14.1

16.3

21.7

13.4

100.0

100

100.0

100.0

[표 ] <서울시정개발원 ‘탈시설화 정책 및 주거환경 지원 연구’ 중 퇴소 희망에 대한 응답>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탈시설전환국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만 지난 2010년부터 ‘장애인전환서비스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시설거주인의 탈시설자립생활을 지원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 장애인장애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권리협약에는 장애인의 시설수용은 최후의 선택이며 자립생활 보장을 우선한다고 되어 있지만, 시설거주인이 시설수용을 거부하고 나왔을 때 갈수 있는 곳은 길거리나 다시 시설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자립하고 살 수 있도록 기존에 민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에서만 하고 있었던 탈시설 지원을 정부 및 지자체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책임있게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탈시설전환국에서는 정기적인 시설거주인 상담 및 자립계획 수립, 지역사회 자립 정보 제공, 주거공간 연계 등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이는 탈시설자립생활을 상담하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이 생기면, 위의 A씨처럼 탈출하듯이 쉬쉬하면서 탈시설하는 경우도 없을 것이면, 탈시설지원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원기관과 시설과의 마찰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탈시설전환체계 구축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이 필수적이겠다. 


시설장애인이 지역에서 살 수 있는 주거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2009년 이후 서울시(2009), 부산시(2009), 광주시(2010)에서 실시한 장애인생활시설거주 장애인실태 및 욕구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시설거주인이 지역사회 자립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주거, 소득, 활동보조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중 주거공간은 시설에서 나오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일차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시설에서 나오기가 어렵다. 

<그림 > 시설거주인의 주거공간  
시설거주인의 주거공간  .jpg


①과 같이 시설에서 곧장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우선 세대주독립이 되어야하는데 대부분의 시설거주인은 시설장의 동거인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최근에야 시설거주기간이 무주택기간으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물론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기 위한 보증금 마련도 녹녹치 않다. ②와 같이 민간임대로 가는 경우는 최소한 보증금이라도 있어야 되는데 시설 내에서 몇 백만원 이상의 보증금을 모으기 어렵고 편의시설을 고려할 경우, 일반 주택가에서 거의 집을 구할 수 없고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구하게 되면서 비용이 더 발생하게 된다. 이렇듯 시설거주인 개인의 노력만으로 집을 구해서 지역사회로 자립하기란 매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에 체험홈이나 자립주택과 같은 ‘전환주거’를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야는 것이 필요하다. 체험홈은 임시주거공간의 형태로, 오랫동안 시설생활로 인한 지역사회와의 괴리감을 줄이고 초기정착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주거지원과 함께 각종 서비스를 연계, 지원할 수 있다. 자립주택은 좀 더 독립적인 주거형태로, 체험홈이 1년 이내 등 비교적 짧은 거주기간을 갖는다면, 자립주택은 공공임대나 민간임대로 가기 전까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최소 보증금 등을 마련할 수 있는 기간 동안 제공하는 주택형태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전환주거는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자립하려는 시설거주인에게 제공해야하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물적토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09년 서울시 탈시설투쟁 – ‘더 이상 나를 장애인시설에 가두지 말라’며 시설에서 나와 탈시설지원을 요구! 피켓 하나 하나에 시설에서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이 역시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도 예산 집행도 없다. ‘집’을 제공해야한다고 하니 보건복지부는 국토해양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하고, 국토해양부는 장애인이니 보건복지부 소관이라 하며 다른 주거취약계층에 비해 탈시설장애인이 얼마나 더 취약한가를 시급한가를 증명하라고 한다. 집 없는 가난한 사람들 간 파이 싸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장애인전환서비스지원센터를 통해 체험홈과 자립주택(자립생활가정)을 제공하고 있다. 대구시, 경남도, 전남도 등에서 체험홈을 위탁기관을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는 정도이다.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시설거주인이 초기정착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주거와 함께 소득보장을 꼽고 있는데, 최대 걸림돌이 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기준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경우 그나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에 편입, 일을 통해 수입이 확보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기초생활보장 비수급자인 경우는 사실상 지역사회에 나와서 자립하기 어렵다. 시설에서 나왔지만 부야의무기준 때문에, 생계를 가족에게 책임지라고 한다면 다시 또 시설을 선택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비수급자는 평생 시설에 살 수 밖에 없다. 소득보장을 위한 부양의무기준 폐지와 함께, 탈시설자립생활을 촉진할 수 있도록 탈시설당사자에게 자립정착금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동시설 퇴소 시 모든 지자체가 그 지원금액은 다르지만 퇴소아동자립지원정착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장애인시설의 경우 현재 서울, 대구, 경남, 전북 등에서 탈시설장애인에게 500만원에서 1000만원정도 시설 퇴소 시 지원하고 있다.   

현행 활동보조제도는 장애등급만 1급 신청 자격이 주어지고 신규 신청의 경우, 장애등급재심사를 받아야한다. 분명 지역사회에서 자립하기 위해서는 활동보조지원을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장애등급 1급이 아닌 시설거주인은 이 제도의 지원 없이 자립할 수 있을지 두려워하고 망설이게 되고, 장애등급이 1급인 사람도 등급재심사를 받아서 등급이 오히려 낮아져서 장애연금과 장애수당에 영향을 줄까봐 신청조차 못하기도 한다. 결국 시설거주인 중 최중증 1급이 확실한 사람만 지역사회 활동보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말인데, 아이러니하게 최중증 장애인은 현재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시간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렵다. 장애등급으로 서비스를 제한하지 말고(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유형과 생활환경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그 필요도에 따라 활동보조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 또한 탈시설지원체계 마련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이다. 


나가며 

유럽, 미국 등에서는 1970년대부터 대형시설 폐기와 지역사회 자립생활 추세이고 우리나라도 최근 자립생활 패러다임의 확산과 장애인복지제도 확대 등으로 시설생활이 아닌 지역사회 자립생활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 욕구가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탈시설 직후부터 지역사회 정착가지 지원체계를 마련 자립생활 촉진하고 있으나, 지역별 편차가 심하고 대부분 지자체는 예산에 의존한 시범사업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탈시설자립생활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종합적인 현황 파악 및 정책 수립, 법적 근거 마련, 지원체계 마련, 예산 배정 등은 아직까지 부재한 상황이다. 캐비넷 정책은 이제 그만, 탈시설 지역사회로 방향으로 장애인정책 전환을 했다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줄 때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2년 05월호(제1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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