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2년 07월 2012-07-06   1331

[아카데미] 공동체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

공동체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

2012 아카데미 느티나무 봄강좌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강의후기


박현아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시민기자

 

야생에서 살아남기 경쟁을 벌인다 치자. SBS <정글의 법칙>의 병만족族이 벌이는 사투를 보더라도 우린 멧돼지, 너구리, 지렁이보다 열등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뭉치기만 하면 세상의 절반을 통째로 날려버릴 일들을 도모하다가도 정작 혼자 남게 되면 끼니 한 번 챙기는 것조차 미션임파서블이 되고 만다. 결국 공동체라는 말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한없이 나약한 인간 본성과 관련된 문제란 말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멀쩡히’ 살아갈 수 없나니…….

마지막 시간에는 _내가 꿈꾸는 공동체_ 발표를 가졌다.

그래서였을까, 생각보다 수강생들이 많이 모였다. 첫날부터 강의 제목의 절묘함에 대한 목소리들이 드높다. ‘공동체’하면 유토피아같은 좋은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답답함, 억압, 규율 등 매력보다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 두려움 때문에 많은 이들이 ‘함께 살기’를 과감히 포기하시고, ‘혼자 놀기’의 달인들이 되어가고 있다. 바야흐로 ‘개인’만이 창궐하는 시대다. 마지막 시간에는 _내가 꿈꾸는 공동체_ 발표를 가졌다.(2)

그러나 성미산마을, 빈집공동체, 문탁네트워크, 문래동예술인마을 등 실제로 함께 살기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여러 사례들을 듣다 보니, 첫날 제시되었던 ‘공동체’에 대한 숱한 두려움과 의문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 이유는 어찌 보면 무척 단순하다. 공동체든 아니든, 사는 건 다 지지고 볶는 거, 딱 그 수준인 관계로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 미워하고 욕하고 싸우고, 제일 겁나는 건 누군가 삐치는 일이라는 것. 하여 누군가는 욕먹고 누군가는 상처 받고, 공동체도 그렇게 산다. 뭐, 더 폼 날 것도 더 도덕적일 것도 없다. 단, 좀 더 재밌기는 하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하고 싶은 놈이 나서서 하면 되고, 문제가 생기면 만나서 얘기하면 된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뭐 어쩔 수 없는 거지.

문래동창작촌 옥상텃밭

결국 강의를 듣고 난 우리 모두는 감춰져 있던 공동체의 위대한 정신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님, 말고!’, 그 의연한 삶의 자세에 용기를 얻은 우린 마지막 시간에 자신이 꿈꾸는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네친구만들기 프로젝트, 뜨개질 공동체(모임), 텃밭공동체 등등, 그동안 막연하기만 했던 ‘함께 살아가기’에 대한 꿈들이 강의를 통해 구체화되고 현실화되는 멋진 경험이었다. 그 자리에서 나 또한 꿈을 털어놓았다. 쓰레빠 + 츄리닝 + 대리기사 안 부르는 거리,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동네친구모임. 흐흐,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수강생들은 문래동창작촌 방문하여 실제로 함께 살기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들었다.

그동안 우린 왜 그토록 외롭게 살아왔던 걸까? 개인적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이 왜 그토록 겁나는 것일까? 그럼 함께 살지 않으면 우리 삶은 무한히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일까? 아니, 이보다 먼저 묻고 싶은 게 있다. 왜 우린 공동체 혹은 함께 살기에 대한 것들을 ‘꿈’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일까? 그건 언제까지 ‘미래’여야 하는 걸까? 같이 강의를 들었던 한 수강생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든 생각은 공동체는 미래가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미래에 내가 몸담을 곳이라는 생각이 공동체를 막연하게 만들고 있었어요. 2030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실현 가능한 쪽으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제가 만들고 싶어 하는 공동체에 보다 가까워진 것 같아요.”

공동체는, 함께 사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미래’여서는 안 된다. 오늘만을 살 뿐인 우리 모두에게 미래란 허구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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