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방송외주제작분야 불공정신고에 대한 공정위회신 내용에 유감
참여연대 불공정근절사업⑦ 방송외주제작분야 불공정 실태
생계 걸고 신고해야만 조사할 수 있다?
설문조사 방식 신고 수용 거부 공정위에 심히 유감
1.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부위원장 김성진 변호사)는 방송외주제작 분야의 불공정 실태에 관해 외주제작사와 독립PD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3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분야에 대한 불공정 실태조사 및 불공정고시 제정 등을 요구하는 신고서를 접수시켰다(https://www.peoplepower21.org/Economy/1091711 참조). 이에 대해 공정위는 최근 신고 취지에 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문을 보내왔다. 신고 주체인 독립제작사협회, 독립PD협회, 참여연대 3개 단체는 공정위의 태도에 깊은 실망과 유감의 뜻을 밝힌다.
2. 방송 4개사의 저작권 독점에 대한 불공정성 지적에 대해 공정위는 “계약서 중 권리관계의 귀속에 관한 조항의 불공정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보이는 바, 이에 대해서는 ‘불공정약관 심사청구서’를 작성하시어 약관심사과로 불공정 약관 여부에 대한 심사를 청구”하라고 회신했다.
그러나 저작권 귀속의 불공정성에 관한 신고인들의 신고 대상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사이에 체결된 계약조항 자체의 법률적 문제뿐만 아니라, 협상을 통해 정해져야 할 저작권 귀속 문제를 ‘거래상 지위’를 가진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관행도 포함하는 것이다. 저작권 일체를 방송사가 소유하는 비율이 91.7%로 나왔고, 이런 저작권 귀속이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저작권 포기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정해지는 비율이 81.3%로 나타난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공정위가 저작권 귀속 문제를 계약조항 자체의 불공정성 문제로만 파악하여 약관심사과에 다시 신고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신고서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오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3. 공정위는 또한 다른 불공정 문제에 대해 “계약서 송부 지연, 일방적 제작비 삭감, 부당한 인사 간섭 등에 관한 내용은 관련 사업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그러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으로써, 구체적으로 각 행위가 발생한 사례에 대한 증거 및 관련 사실관계 등이 나타나 있지 않아 민원 내용만으로는 공정거래법 위반인지 여부에 대한 조사 및 판단이 어렵다”고 회신하였다.
신고인들이 굳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얻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공정 신고를 한 이유는 실명을 걸고 신고할 당사자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외주제작사의 방송사에 대한 종속이 심각하였기 때문이다. 방송사나 방송사 직원들의 불합리한 정책이나 횡포에 대해 공개적으로 항의할 경우 예상되는 반응을 묻는 설문 문항에서 응답자의 79.2%가 ‘어떤 형태로든 보복이 따를 것’이라고 답변한 상황을 공정위가 조금이라도 고려했는지 묻고 싶다.
더구나 신고인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공정위에 구체적인 피해신고인의 구체적인 불공정 피해 사실을 조사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 분야의 불공정 실태 전체를 철저히 조사하고 불공정고시의 제정과 같은 형태로 나서줄 것을 신고서에 분명히 밝혔다.
공정위의 답변은 우리 사회의 을이 갑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는 생계를 걸고 하라는 주문에 다름 아니다. 공정위는 이런 태도가 불공정 관행 근절을 중요한 책무로 삼고 있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4.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곧잘 편성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횡포를 부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방송사의 태도에 대해서도 실망을 감출 수 없다. 독립제작사협회, 독립PD협회, 참여연대는 방송사들이 지금이라도 외주제작사 및 독립PD들과 상생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한다. 참여연대와 방송 외주제작 관계자들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다른 형태의 공정위 신고, 국정감사를 통한 공론화 등 이 분야의 불공정 시정을 위한 노력을 2014년에도 이어갈 것이다.
독립제작사협회·독립PD협회·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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