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 흑역사 더 이상 안 된다

경제개혁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10/10) 오전 10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 흑역사, 더 이상 안된다: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승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찬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오늘 좌담회는 재벌을 기업과 동일시해 총수의 사익추구와 범죄행위에 책임을 묻지 않는 사법적 관행, 언론 보도 실태를 비판하고 다가오는 삼성물산 불법합병 1심 선고가 재벌총수 봐주기식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살펴봐야할 쟁점을 확인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재벌총수 집행유예 결정, 기업가치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
최한수 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경북대 교수)은 첫 발제에서 그동안 삼성 재벌총수 일가는 한국사회에서 사실상 ‘언터쳐블’한 지위를 누렸지만 과연 ‘총수에게 좋은 것이 그 기업에게도 좋은가?’하고 반문했습니다. 재벌 총수의 사법처리에 대한 공포마케팅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지만 회장이 부재했던 2017년 삼성전자는 흔들림없이 잘 나갔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 교수는 경제개혁연구소에서 실시한 실증분석을 인용해 ▲ 총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 사법처리는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주가의 변동 역시 긍정과 부정적 반응이 대칭적으로 존재할 뿐이며, ▲ 오히려 재벌총수의 범죄에 대해 실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라는 관대한 판결이 내려질 경우 그 회사의 주가 반응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부정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법원의 관대한 판결이 총수로 하여금 사적이익 추구 행위를 계속하게 하는 동기가 되고 그렇게 되면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최한수 교수는 재벌 기업집단의 상속 등 오너 이슈가 기업집단 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재벌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은 우리 경제의 효율성을 저하하므로, 총수에게 좋은 것이 삼성에게 좋은 것은 아니고 삼성에게 좋은 것이 우리 경제 전체에게 좋은 것도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삼성 저널리즘과 불공정 재판, 정경유착으로 이어져
이어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삼성공화국, 삼성 저널리즘을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습니다. 신미희 사무처장은 삼성 저널리즘을 무노조경영 비판, 초법적 경영 모르쇠, 경제성장 만능론과 일등주의 경쟁론, 전근대적 경영세습에 있어 현 삼성의 입장과 동일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고, 지난 20년 간 삼성 총수 일가의 사법적 이슈에 있어서도 일방적으로 삼성을 감싸고 ‘면죄’ 여론을 조성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사무처장의 발제 내용을 보면 삼성의 총수일가의 사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쉬쉬한 반면, 재벌가의 미담과 화제뉴스로 그 불법성을 희석하고, 노골적으로 삼성과 총수를 찬양하고 띄워주는 행 모습을 보인 언론의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오는 1월 26일 1심 선고가 예정(2월 5일로 연기)된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도 다수의 언론은 이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던 반면, 이재용 회장이 뇌물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에는 사면론을 부각하며 가석방 후 이재용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여주면서 특혜를 옹호했습니다.
경영상 목적이 아닌 지배력 승계 위해 이루어져
세번째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행위를 짚었습니다. 발제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의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발생한 불법사항은 아래의 5가지입니다.
① 에버랜드의 주식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의 주식가치를 낮추는 시세조정 등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콜옵션 부채 관련 분식회계 행위 등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위반 행위
② 삼성물산 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리한 합병비율로 합병이 추진되는데도 이사들이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합병 결의하도록 한 행위 등 특정경제가중처벌법(배임) 위반 행위
③ 삼성물산 주주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유도하기 위해 박근혜 정권에 삼성전자 자금을 횡령하여 뇌물을 제공하고 그 밖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괄적 지원을 기대하고 삼성전자 자금을 횡령하여 뇌물을 공여한 행위
④ 삼성증권으로 하여금 고객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가지고 있는 소액주주들에게 위계로 합병찬성을 하도록 한 행위
⑤ 합병 찬성 후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하여 부당합병 문제가 발생하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폭주하는 것을 막으려고 인위적인 합병 후 삼성물산 주가관리 행위
김남근 변호사는 위 불법사항 중 ③뇌물과 관련된 내용은 먼저 진행되었고, 나머지 불법사항에 대해 이제 선고를 앞두고 있다고 정리해 설명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삼성 경영권 승계 불법 행위 재판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 이념 구현, 정경유착 폐습을 단절, 경영권 승계수단으로 악용되는 계열사간 부당지원 행위, 감시와 견제 역할을 못하는 이사회 지배구조 개혁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김종보 변호사는 검사측 공소장과 피고 이재용측의 최종변론 메모 내용 및 기타 자료 등에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재판의 주요 법적 쟁점을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우선 김종보 변호사는 “이번 재판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전제가 되는 쟁점은 합병의 목적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인지, 아니면 두 회사의 경영상 판단인 것인지”에 있다며, 피고 이재용측은 합병 결정이 경영상 판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여러가지 사항들을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종보 변호사는 우선 이재용측이 삼성물산의 성장동력이 침체로 상황타개 방편으로 합병을 추진할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물산 자체의 성장동력이 약화되었다면 알아서 자산매각, 신사업 투자 등의 자구책을 세웠어야하고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자에 불참한 것과 모순된다고 짚었습니다. 또한, 이재용측은 당시 삼성물산 이사회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합병에 동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도 삼성물산 이사회에서 모직과의 합병에 대해 사전 논의된 바 없고 사전 안건 제공도 없이 불과 1시간 동안 합병 안건 설명 후 전원찬성으로 가결되었으며, 합병 비율의 적정성과 합병 후 매출 60조원 달성에 대한 근거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이 합병시너지를 실질적으로 검토해 논의한 바 없고, 인위적 주가부양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의 합작회사인 에피스의 나스닥상장 등 허위 호재를 공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용측은 합병TF가 시너지효과를 검토했고, 실제로 상당한 시너지가 창출되었다고 주장했으며, 에피스는 실제로 나스닥에 상장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통합 삼성물산 매출은 2022년 현재 43.1조원으로 2020년에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당초 목표에 크게 못미치고, 합병 전 바이오젠 콜옵션 이슈가 해결되지 않아 에피스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점으로 비추어 보아 합리적인 반박이 아니라고 평가됩니다. 무엇보다도 증권선물위원회가 2014년 3월까지 바이오젠이 에피스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 약정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하지 않은 것을 고의적인 중과실로 결론내렸는데, 이를 공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이재용측이 어떠한 해명을 내놓고 있는지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김종보 변호사는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해 재판부가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좌담회를 주최한 여러 단체들은 오는 1월 26일(2월 5일로 연기) 재판부가 그동안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식으로 사법적 절차가 이루어졌던 그 관행적 고리를 과감하게 끊고, 공정하고 엄격하게 법 원칙에 따라 판결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삼성물산 불법합병의 최대 피해자이자 국민노후자금의 수탁자인 국민연금이 손해배상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올해 중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갈 예정입니다.
좌담회 자료집[원문보기/다운로드]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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