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삼성바이오로직스 2015년 분식회계 인정한 법원

삼성 합병 이후 분식회계 급조 인정하며 합병과 분식회계 연결해
불법합병 1심 무죄 판단 뒤집는 이번 판결, 2심 재판서 고려되어야

오늘(8/14)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비록 과징금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지만 그 판단의 근거가 된 ▲2015년 삼바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을 변경한 회계처리가 고의 분식회계라는 점과 ▲분식회계와 삼성 합병의 연관성을 인정하면서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인정하지 않은 부분은 2012년~2014년 삼바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공동지배했다는 증선위 결정 부분 뿐이다. 특히 법원은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특정한 결론을 정해 놓고 이를 사후에 합리화하기 위하여 회계처리를 하는 것은 원칙중심 회계기준 아래에서 원고 로직스에 주어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각종 증거자료를 불인정하며 분식회계를 부정하고 이재용 회장(이하 ‘이재용’)에게 무죄를 선고한 삼성합병 1심 판단도 뒤집는 결과이다.

삼바 분식회계는 (구)삼성물산에게 불리한 합병비율로 추진된 삼성 합병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이재용 회장 승계작업의 일환이다. 이재용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재용이 23.2%를 보유 중이던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분을 4.06% 보유 중이던 (구)삼성물산을 1:0.35라는 부당한 합병 비율로 합병시켰다. 통합삼성물산의 회계절차 과정에서 (구)삼성물산 헐값 매입 정황을 감추고, 제일모직의 부풀린 가치를 최대한 정당화 하기 위해 삼바는 6.9조원, 에피스 5.3조원으로 가치를 평가했다. 그러자, 이에 따른 콜옵션 부채 1.8조원을 반영하면 삼바는 자본잠식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삼성의 <’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 관련 회사 내부문건>(첨부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삼바 자본잠식 문제 해결을 위해 1) 바이오젠과의 계약서 소급 수정, 2)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 변경, 3)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유지하되 기업가치 평가액 축소 등의 방안을 고민하다, 2번을 채택해 4.5조원대 분식회계가 이뤄졌다.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 변경에 따른 삼바의 회계처리에 대해 참여연대는 2017년 금감원에 특별감리를 요구했고, 금감원도 특별감리를 통해 삼바의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했다. 이를 최종 판단한 증선위가 2018년 7월 12일 삼바의 ▲콜옵션 공시 누락은 ‘고의’, ▲지배력 판단 부당 변경 부분은 (추가 감리를 요구하면서) ‘기각’했고, 추가 감리를 진행한 뒤 11월 14일 ▲지배력을 변경해 4.5조원의 회계상 이익을 반영한 것에 대해서도 ‘고의’로 결론 내리고 80억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삼바는 증선위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다만, 이는 2012년과 2014년 삼바와 바이오젠이 에피스를 공동지배했다는 증선위 결정을 인정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이다. 도리어 2015년 회계처리가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먼저 결정한 뒤 진행된 고의 분식회계라는 점과 이 분식회계와 삼성 합병과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법원은 설명자료를 통해 “삼바는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하기로 먼저 결정한 뒤, 사후에 사실과 상황을 모색”했고, “관련 내부 문서 등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는 구 삼성물산의 합병 문제, 삼성물산의 재무제표 문제 등을 이유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 삼성물산의 합병일이 2015. 9. 1.이었기 때문에, 삼바는 지배력 상실 시점을 2015. 9. 1. 이후로 검토”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법원은 삼바의 분식회계와 삼성 합병의 연결고리를 정확하게 짚어냈다.

이번 판결은 결과만 놓고 보면, 법원이 증선위의 80억 과징금 등을 취소했기 때문에 분식회계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일부 언론도 삼바가 금융당국을 상대로 6년 만에 ‘승소’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삼바는 80억 과징금 부과처분 등의 취소는 얻어냈지만, 삼성 합병 정당화를 위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번 판결로 분식회계를 부정하고 이재용에게 무죄를 선고한 삼성 합병 1심 판결의 문제점도 다시금 드러났다. 이번 판결은 삼성 합병 2심 재판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금융당국 역시 항소를 통해 2012년~2014년 회계처리 문제도 다퉈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재용 승계를 위해 주가를 조작하고 분식회계까지 저지르며 자본시장을 뒤흔든 중대한 범죄행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책임처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법원의 역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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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첨 자료 : ’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 관련 회사 내부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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