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금융감독체계 개편 공약 파기한 정부·여당 규탄한다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금융소비자 피해에도 개혁 포기 선언
독립적 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 담은 개편 방안 제시해야

지난 25일 정부·여당이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전격 철회하고, 이튿날 금융감독 체계 개편 없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권한을 나누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금융정책과 관료들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부족한 점을 채우기는커녕 마치 골치아픈 문제는 시도조차 하지 않겠다는 듯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폐기시켜버렸다. 심지어 대통령 임기가 6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주요 공약을 폐기한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정부·여당이 약속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무책임하게 뒤집은 것을 규탄하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중심에 둔 실질적인 개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정책의 폐기가 아니라 금융감독의 구조적 결함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을 외면한 퇴보다. 우리나라 금융감독체계는 그동안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이 한데 묶여 사실상 감독이 정책에 희생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저축은행 사태, 라임·옵티머스 사태, 반복되는 금융정보 유출 사태들이 바로 그 증거이고 결과이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융감독 내에서도 사실상 하위 과제로 밀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여러 정무적 사정이 복잡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이유로 폐기해서는 안 될 과제이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이를 손쉽게 폐기해버리고서는 야당 핑계로 일관하고 있다. 참으로 무책임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정권 초기에 조직개편을 하지 못하면, 사실상 이번 정부에서도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물건너 갔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러니 지금 이 상황을 이렇게 방치해도 좋다는 것인지 정부·여당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백지화가 아니라, 금융정책과 산업진흥 논리에서 독립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담할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소비자정책을 심의·의결할 독립적 금융소비자위원회를 설치해 현 금융위원회로부터 관련 기능을 분리하고, 예산·인사·업무에서 실질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하며, 그 정책을 실제 집행할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별도로 두어 검사·감독·제재 권한을 부여하고 기존 금융정책 조직과 위계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정쟁의 도구가 될 수 없다. 반복된 금융소비자 피해와 감독 부실이 남긴 교훈은 이미 충분히 뼈아프다. 정부·여당은 이번 철회를 끝으로 개혁을 멈춰서는 안 되고, 시민에게 한 약속을 되살려 금융정책과 감독 권력의 집중을 해소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중심에 둔 독립적 금융감독체계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저 개혁 폐기로 이번 사안이 종결된다면, 정부·여당이 호언장담한 여러 개혁도 결국 후퇴를 면치 못할 것임을 명심하라.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